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빨래판 기사단장 HMS뱅가드이다.

사실상 이미 벽람 빈유의 상징이 되어버린 뱅가드이지만, 다른 무딱들은 구축들을 제외하면 전함/항모들은 다 풍만하다못해 터져나가는 글래머한 몸매를 자랑하며 나왔는데, 애는 어쩌다가 빈유로 그려진 걸까? 혹시 일러레의 억까가 아닐까??


놀랍게도 뱅가드가 절벽인 것은 매우 정확한 역사적 고증이다. 어째서 그런지 알아보자.


우선 철갑선의 역사부터 한번 알아봐야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의 단면은 이렇게 생겼을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배의 단면도는 이렇게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전투용 철갑선의 경우는 역사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저런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구조는 민간용 선박이라면 모를까, 기술력이 부족한 초창기 군함들에게는 매우 힘든 구조였는데,

위로 갈수록 넓어지도록 설계하면 무게중심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평범한 선박이라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군함은 저기다가 무거운 장갑, 사격지휘탑, 각종 대포와 포탑까지 올려야 했기에, 무게중심이 미친듯이 올라갔고, 그랬다간 배가 뒤집어지는 수 가 있었다.


그래서 초창기 철갑군함들(러일전쟁~1차대전)은 아래로 갈수록 오히려 넓어지는 괴상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런 느낌이다. 감이 잘 안 오면 아래 러일전쟁 시기 러시아 전함 체자레비치의 모습을 보자.



아래로 갈 수록 넓어지는게 보이는가?



이건 비슷한 시기 프랑스 순양함의 모습이다. 역시나 비슷하게 아래로 갈 수록 넓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며 무게중심 문제가 개선되어, 저런 극단적인 형태는 갈수록 줄어든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 HMS드레드노트가 나올 쯤이면,


측면 장갑 각도가 거의 수직이 되나, 여전히 아래가 살짝 넓은 흔적이 남아있는 걸 볼 수 있다.




뱅가드의 직?계? 조상님이라 볼 수 있는 파이리급 퀸엘급 전함의 단면도에서도 여전히 아래로 갈수록 서서히 배가 더 두껍게 되는 설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즈음부터, 전함 측면장갑 설계에 큰 변화가 생긴다.

바로 전함 간의 교전거리가 점점 멀어지면서, 포탄이 전함을 향해 날아올때 더 가파른 각도로 착탄하는 일이 늘어난것.


그러니까 포탄이 배로 날아올때 근거리에서처럼 수평에 가깝게 날아오는게 아니라,

멀리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니, 위 사진같은 각도로 배 측면에 맞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소리다.

이게 왜 문제인가? 기존의 설계대로 전함이 위로 갈수록 얇아져서 측면장갑이 위로 갈수록 들어간 경사구조를 띄고 있으면,

저렇게 포탄이 비스듬하게 꽃힐때 착탄 각도가 줄어들어 뚫리기 쉬운 상황이 된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포탄이 장갑을 수직으로 때릴 때가 비스듬히 때릴 때 보다 훨씬 더 잘 뚫는단 정도는 다들 알 것이다. 그러면,


똑같은 각도로 포탄이 위로부터 비스듬히 내리꽃힐 때, 왼쪽보다 오른쪽이 훨씬 막기 쉽다는 뜻이다.

즉, 전함 측면장갑의 디자인 패러다임이 기존 방식에서 역경사를 주는 것으로 유행으로 변화했다.




그래서 이 유행을 충실히 따른 아이오와급 전함(그 뉴저지가 있는 함급 맞다)의 장갑구조를 보면,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역경사형 주장갑대가 아주 잘 드러난다.



비슷한 시기 야마토급 전함에서도 역경사형 주장갑대를 볼 수 있다.



우리 찌찌만 큰 바보병신 사디아 총기함님도 최신 유행을 따라 역경사형 주장갑대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 우리 뱅가드는 어떤 주장갑대를 지녔을까?

고전 방식대로 위로 갈수록 경사진 형태? 아니면 그래도 최신of 최신 전함인데 트랜드를 따라 역경사형?



둘 다 아니다. 절벽이다.


도대체 어째서일까?? 영국새끼들의 힙스터 기질이 발병한걸까? 

그 이유는 뱅가드를 설계할때 설계하던 기술자들이 

역경사형 장갑대에 도탄된 포탄이 벌지부분을 건드려 문제를 일으킬까봐 그랬다고 전해진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 걱정했다는 소리인데....

아이오와급 전함은 역경사형 주장갑대를 채택하고도 벌지가 튀어나와 있지 않았고,

저정도로 고각으로 떨어지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애초에 어뢰 맞고 대신 터지라고 있는  덜 중요한 부위인 방뢰벌지 파손을 걱정해

전함에서 제일 중요한 부위인 측면 주장갑대 방어력을 떨어뜨린 설계라는 점에서 나는 힙스터짓이 맞다고 생각한다. 뭐 그치만 실제로 뱅가드도 아이오와도 포격전에서 적 전함 포탄에 맞아본적이 없으니 모를 일이긴 하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년은 설계 도면 레벨로 기록이 남아있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절벽 그 자체니까 빨래판이라 놀려도 됨.









Q.뱅가드 가슴 때리면 무슨 소리 나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