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다음 목적지로 가기전에.... 재래시장에 들려서 물건을 좀 산다."
"길잡이 양반. 재래시장은 가면 아니되오."
"쯧.... 당장 필요한 물자를 살 곳이 그곳 밖에 없는데.... 왜 반대를 하는거지?"
"재래시장은 영 께림칙 한 곳이기 때문이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고 날 때려 죽여도 아니되오."
"왜요? 재래식 시장은 인정 많은 곳이라고 들었는데...."
"시장 인심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지 않나요?"
"허어.... 시대에 워낙 뒤떨어져 있는 사람들이구려...."
"야드 파운드 법 쓸 때 부터 뒤쳐진 사람인걸 알아 봤어야 했거늘...."
"아니.... 거 좀 쓸 수도 있지...."
"내 나서기를 싫어하나, 어쩔 수 없구려. 내 마음이 승낙하진 않으나 머리는 따라 나서야 겠다는걸 느끼고 있소."
그렇게 그들은 재래시장에서 하차하였다.
"오오오!! 저건 코-리안 정통 과자 아니오!?"
"거 이 세계관에 한국이 어디있소...."
"아유, 청년들! 조금씩 맛보지 그래?"
"오오오오! 이게 정통 시장의 정이라는 것이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뭐야~ 이상 씨가 걱정한 거랑 다르게 되게 친절하잖아?"
"누가 봐도 제자의 부모를 찌른 것 같은 관상을 가진 이를 믿는지 나는 모르겠구려...."
".... 파우스트도 뭔가 감이 영 좋지가 않아요."
"카론 양이 좋아할 거 같으니 조금은 사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소!"
"아주머니! 이 과자...."
"야드 파운드 쓰지 마시오."
"쳇...."
"한 700 그램 정도만 사 가죠."
"아유, 700그램이면 7만 안만 내!"
"...?"
"....? 아니 왜 그렇게 비싸요?"
"아니 그럼 과자도 먹어놓고 그정도 가격도 못 내겠다는거야? 이거 완전 강ㄷ...."
(스윽)
"믓이여?"
'하아....'
"아~따 이모! 여짜서 고향 사람 만나기 애러븐데 쬐까 좀 깎아줘어~ 사람의 정이 이때 아니면 언제 쓰겄어? 나중에 들리면 이모네에서 과자 좀 팍팍 사 드릴게~"
"...?"
"...?"
"워매~ 타지에서 고향 사람 만나는거 맹큼 애러븐것도 읎긴 하지~ 아따 내 기분이다! 2만 안만 내고 가! 덤으로 내가 오까시 좀 더 줄테니께 좀만 지둘려 봐!"
'하 싯팔 2만 안도 비싼데.... 별 수 없나...."
"아이고매~ 이렇게 퍼다 주믄 이모는 뭐 먹고 살랑가 모르겄네! 내 고맙게 잘 받을게!"
네 사람은 과자 상인을 뒤로 하고 재래 시장을 빠져 나갔다.
"이것이 그대들이 본 시장 인심의 현실이오. 사람 등 쳐먹는건 기본에 고향 사람 같아 보이지 않으면 가격을 깎을 생각도, 덤도 없는 법이오."
"이래도 재래 시장을 가고 싶은 것이오?"
"하아.... 진절머리 나네요...."
"그나저나, 이상 씨? 꽤나 말빨이 좋으시던데 한번 더 해주실 수 있나요?"
"아가리 하시오 아가리...."
"버스가면 이상 씨의 말 솜씨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찬송할 것이오!"
"아흐아 아니되오...."
메피스토펠레스가 재래시장에 정차하는 일은 이후로 두 번 다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