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 맞이해주는게 물론 무시하는것보다 낫긴하지만

접점도 없는데 나같은 존못찐따도태한남한테 호감보이는게 꺼려짐


베르당같은 애들이야 원래 착하고 친절한 애라는거 알기도하고 대사가 동료애 느낌이라 괜찮았는데

그림자 누나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대사도 그런 느낌이 아니라 거부감듬


뭔가 목적을 가지고 나한테 접근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음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은근히 거리를 두기 시작하겠지? 그것도 모르고 평소처럼 대하면 속으로 저 찐따새끼 주제파악도 못하고 말건다고 생각하겠지? 눈치없는 병신이라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어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예 무시당하기 시작하고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요즘 몸이 좋지 않나? 아니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고민하다가 어느날 문득 내가 무슨 행동을 하던 상관 없이 나를 피하려고 한다는걸 깨닫게 되겠지?


그날 밤 방 안에서 혼자 소주 까면서 '그래 그렇게 행동하는게 목적 달성을 위한 제일 효율적인 방법이니까 그냥 그래서 그런 것 뿐이지 딱히 내가 뭔가 잘못한건 아니니까, 응', '누나가 원하는 정보가 나한테 있었고 일이 끝난 후에는 단순히 둘이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멀어진 것 뿐이지 누나도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랬던건 아닐 거야' 따위의 합리화를 하다가 '그래도 같이 있을때 그림자 누나가 즐거워한다고 느꼈는데 아니였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하고


술이 들어가 점점 취기가 오르는데 말할 상대는 없어 머리에는 예전의 기억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좋았던 추억들을 곱씹으며 혼자 미소짓다가 누나에게는 이 모든게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을것이라는걸 깨닫게 되겠지 상대방의 기분을 눈치채지 못하고 혼자서 바보같이 즐거워했던게 부끄럽고 나는 왜 이렇게 눈치가 없지? 한탄하다가 그래도 나는 진심으로 그 사람을 대했는데 그 사람에게는 없는게 더 나았을 정도의 인간관계였다는게 슬프고 그녀한테 쏟아부었던 감정이 아깝고 서러운데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는 내 자신이 불쌍해서 엉엉 울다가 잠들거 같음


하 너무 무섭다 그림자님 당신같은 사람이 저를 무시하지 않는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니까 그냥 제발 사무적으로만 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