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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교사하다가 현재 직장에 4년차에 접어든 솦붕이이다.


최근에 업무 짬처리를 당해서 야근하고 있는데, 사직서를 쓰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계약직을 전전하다가 처음으로 정규직이 되었을 때는 마냥 좋았다. 직장을 옮기고 나서도 얼마전까지는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업무를 짬처리 당하고나서부터 회사 대표와 대면해야 하는 일이 늘게 되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하고 지시한 일을 상시 체크당하는건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

대표의 지시에 실무자가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결과물을 내면 수정할 사항을 명확히 이야기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반려시키는 것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오전부터 같은 일에 대해 3번퇴짜를 맞으면서 자기가 시킨일이라도 잘 하라는 말을 들었다.

언제는 실무자가 생각을 가지고 계획을 세우라고 하고선 그렇게 일을 진행하면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못했다고 한다.

그래 그것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본업을 소홀히 하는 나 자신을 느꼈다.

가르치는 일이 본업인 사람이 출근해서 교재를 한번 펴볼 수가 없다.

언제 전화가 올지 몰라서 전화기만 붙잡고 있다. 

매년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그것이 유일한 보람이자 자긍심이었는데 그것들 모두가 사라질것 같은 기분이 들은 날이다. 

그래서 사직서를 쓰고 있지도 모르겠다.


이미 휴대폰 달력에는 사표제출 날짜를 입력해두었다.

아직은 맡은 일이 있기에 내일 당장 사표를 낼수 없지만, 그날이 오면 주저없이 사표를 내리라.


사표를 내고 나면 나는 다시 계약직 인생이 될 것이다. 마흔을 앞두었지만, 그래서 두렵기도 하지만 내 생각과 결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