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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일기장씨에게

저는 코순이라고 해오, 쭈인님과 같이 살고있어오

쭈인님은 지금 출장중이셔서 지금은 저 혼자 생활하고 있어오

너무 심심해서 일기를 써 보려고 해오

이건 작년 크리스마스에 쭈인님이 선물해주신 노트인데

표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그려져 있어서 너무 이뻐오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래요 또 봐요 일기장씨



12월 16일


일기장씨에게

막상 펜을 쥐었지만 쓸 내용이 없어요

쭈인님과의 추억을 적어나가려 해도 좀처럼 손이 움직이지를 않아요

코순이는 쭈인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쭈인님 보고싶어




12월 17일


오늘은 집 청소를 했어오

쭈인님은 힘들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하셨는데 알면 화내실까요?

쭈인님 보고싶어오


12월 18일


문득 쭈인님의 모습이 머릿 속에 떠올랐어요

[코순아, 산책가자]

지금 바로 그렇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그럴 수 없는 걸 알지만요




12월 19일


쭈인님에게서 연락이 왔어오!

집 청소를 한것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대견하다면서 칭찬해주셨어오!

그래도 앞으론 쭈인님 말대로 해야겠어요

쭈인님 빨리 돌아오세오




12월 20일


집을 열심히 청소했는데

칭찬해줄 쭈인님이 없어요

...

쭈인님 보고싶어




12월 21일


쭈인님은 언제쯤 돌아올까오? 한달? 반년? 일년?

기다리다 지치면 코순이가 직접 찾으러 가 볼까 생각했어오




12월 22일


쭈인님 보고싶어

쭈인님 보고싶어

쭈인님 보고싶어

쭈인님 보고싶어

쭈인님 보고싶어




12월 23일


오늘도 쭈인님에게서 연락이 왔어오!

일이 길어져서 미안하다고 그랬어오

코순이는 괜찮다고 했어오, 코순이는 착한 아이에오



12월 24일


결정했어요!

쭈인님이 있는 곳으로 갈 거에오

코순이는 쭈인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오

그러니까 이게 마지막 일기가 될 거에오

그럼 안녕이에오! 일기장씨




12월 25일


일기장씨,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쭈인님이 연락을 해주셨어오

작년엔 쭈인님과 같이 파티를 했었는데 아쉬어오

근데 쭈인님이 일이 끝났다며 내일 돌아오겠다고 하시는거있죠?

하마터면 코순이가 찾으러 갈 뻔 했는데 다행이에오

쭈인님이 오시면 늦었지만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거에오



12월 27일


일기장씨에게..

이건 꿈일거에오

쭈인님이 돌아오시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셨다고 연락이 왔어오

쭈인님 주변에는 선물상자들이 여럿 흩어져있었다고 했어오

이틀에 한 번씩 써 오던 일기도 오늘로 마지막이에요

페이지는 아직 남아 있으니 언젠가 이 슬픔에서 회복될 날이 온다면 다시 일기를 써볼게오



예전에 봤던 괴담을 수정해서 만들어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