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새로 전학온 쇼거스를 기분나쁜 마물련이라며 존나 괴롭힌 몬붕이

어릴 때부터 괴롭혀오긴 했는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중학교 3학년까지 올라가니까 이제는 더 막나가기 시작하는 거임.


막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고, 늦은 밤에 밖에서 덜덜 떨면서 있는게 멋진 거 같고 어른들 하는 거 같다고 따라했지.



그런데 어느 날, 몬붕이네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놀러가서 담배 피는 거 올린 거 보고 꿇리기 싫어서 지금 자기도 핀다고 하고 싶었던 몬붕이가 쇼거스를 불러오는 거임.


"야 쇼거스 담배 사와"


"하, 하지만 몬붕아, 담배는 몸에 나쁘잖아."


"아 뭐 어쩌라고 네가 내 여친이라도 돼?ㅋㅋㅋ 사오라니까?"


"그, 그으, 담배를 내가 어떻게 사와? 민증검사하잖아... 그러니까...."


"아이- 씻팔."



쇼거스가 우물쭈물 말을 돌리니까, 몬붕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쇼거스의 멱살을 잡았어.



"엘더사인 맛 좀 볼래?"



쇼거스는 결국 흑흑 울면서 담배를 사러갈 수 밖에 없었지.


담배를 안 사가면 몬붕이가 어디서 난 건지도 모를 엘더사인 석판으로 후려칠 거고, 담배를 사자니 양심에 걸리던 쇼거스는 편의점 앞에서 고심 끝에 성인같은 모습으로 외형을 변경했어.



"저, 담배 하나 주세요."


쇼거스가 편의점에 들어가자마자 한 말에, 지폐를 입 안으로 넣어 몸에 들어있는 내장형 지폐계수기를 돌리며 시제점검을 하던 오토마톤 점원이 의심스럽게 쇼거스를 쳐다봤지.



"주류-담배는 미성년자에게는 판매할 수 없습니다. 신원증명서류를 제시하여주십시오.{inclued:민증}."



역시나, 쇼거스는 점원의 물음에 가슴을 졸였어. 민증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위조도 못하고, 정말 떨렸지.



"지, 그게, 집에 두고왔는데요.... 다른 걸로는 안 될까요?"



쇼거스가 어른스러운척 목소리를 바꾸며 한 말에, 오토마톤은 쇼거스를 말없이 바라봤어. 마치 쇼거스의 영혼까지 꿰뚫어보는듯한 직시였지.


갑자기 오토마톤이 입에서 끈으로 묶어서 정리된 지폐뭉치가 튀어나오더니, 오토마톤은 그것을 집어서 현금출납기에 넣었어.



떨고있던 쇼거스를 향해, 오토마톤이 천천히 말했지.



"확인절차 우회루틴 작동, 연령확인을 위한 질문을 실시하겠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서 문항을 무작위로 산출합니다."


긴장한 쇼거스를 향해, 오토마톤은 편의점 계산기의 화면에까지 문자를 출력하며 문제를 던졌어.


"Q32. 남성의 생식기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는 무엇입니까?"



생식기? 쇼거스는 고개를 갸웃했지.



"그, 고추를 말하는 건가요?"


"긍정합니다."



아니, 성인인걸 확인하겠다더니 질문 수위까지 성인이라니, 쇼거스는 얼굴을 붉히며 고민했지.


민감한... 민감한... 그러고 보면 남자애들끼리 장난칠때 불알차기라면서 발로 차면 아파하던 것 같던데, 그러면 거기가 제일 아픈 걸까?



"알주머니……?"


쇼거스는 불알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기는 부끄러워서, 최대한 돌려서 답했어.


답변을 들은 오토마톤은 쇼거스를 바라봤지. 어떻게 오토마톤의 눈동자가 저렇게 깊지? 눈동자 너머에 심연이 있나?



"Final answer?"



오토마톤이 무기질적으로 물어보자, 쇼거스는 떨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어.



"오답입니다. 주류-담배 구매기능을 잠금합니다. 다음에 다시 이용─."


오토마톤의 등 뒤로 담배 진열장의 셔터가 갑자기 내려가려하자, 쇼거스는 당황했어.


"아, 아닌데요! 알주머니가 제일 민감했다구요! 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쇼거스는 당황한 나머지 오토마톤에게 소리를 팍 질렀지.


쇼거스의 이견과 함께 내려가던 셔터가 갑자기 멈추고, 오토마톤이 갑자기 자신의 턱을 짚었어.



"검토결과 CBT 문항에서 남성의 고환이 가장 통증에 예민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이견이 제시되었습니다."


"그, 그쵸? 거봐요!"


"하지만 나이 속여서 담배나 사려는 순진한 중학생이 CBT 플레이를 알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움찔, 쇼거스는 순간 이 오토마톤이 자신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나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오토마톤을 잘 하면 속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계속 밀고 나가기로 했어.



"아 아니거든요! 요즘 CBT 완전 유행이거든요! 몬스타에서도 다 CBT 하거든요? 요즘 CBT 안 하면 애들 사이에서도 왕따한대요. 제가 애인 건 아니고!"



윤리과목의 백택 선생님이 들었다면 현대사회의 타락을 한탄하며 기절할 법한 소리였지만, 쇼거스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그 말을 크게 외쳤어.



"그렇다면 CBT 행위의 예시를 나열하십시오."


오토마톤은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하게 쇼거스를 향해서 대답을 요구했지.



쇼거스는 고민했어. CBT가 대체 뭐지? 그 게임 광고 같은데서 본 것도 같은데 그건 아닐테고, 야한 행위인 거 같은데 대체 뭘까?


쇼거스는 순진한 머릿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CBT가 무엇일지를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CBT가 뭐에요?"


결국 오토마톤에게 힘없이 물어봤어.



오토마톤은 분명 기계라서 내쉴 리가 없는 한숨을 내쉬더니, 계산대 앞 스크린에 뜬 화면을 치우고는 어떤 영상을 로딩했어.



"자료를 송출합니다."




그리고 난데없이 편의점 계산대에 틀어진 영상은....



판자 같은 것에 구멍을 뚫어놨는지 검은 판 위에 뿌리를 묶여서 튀어나온 고추를 장신의 이나리가 발로 즈려밟거나.


살이 푸릉푸릉한 오크 한 명이 남자의 얼굴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고, 양옆의 기구에 묶어두어 강조된 불알을 작은 나무망치로 통통 때릴 때마다 남자가 오크의 엉덩이에 대고 비명을 지르거나.


움직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얇고 긴 주삿바늘을 차례차례 불알에 꽂더니, 고슴도치처럼 변해버린 불알을 시작으로 고추를 핥는 요염한 흡혈귀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와와와....!!"



야한 것의 최대범위가 성교육 교재랑 속옷 마네킹 수준이던 쇼거스는 촉수까지 새빨개져서는 두 눈을 가리면서도, 틈새로 그것을 보았어.


쇼거스의 반응을 지켜보던 오토마톤은 또 다른 영상도 내보냈어.



"참고로 아까 질문의 정답은 귀두였습니다. 자료를 송출합니다."


"테켈리리리리리리...!!!"



이번에는 미끈거리는 점액 투성이의 스퀼라가 남자의 온몸에, 고추까지 칭칭 감은채 고추 끝에서 자신의 촉수 끝을 맹렬하게 칫솔질하듯이 닦아내거나


얼굴에 가면을 쓴 바포메트가 묶여있는 남자의 고추 끝에 미끌거리는 천을 스윽스윽 문지르거나


장갑을 낀 와이트가 침을 묻히고는 귀두에서 쮸국쮸국 하는 야한 진공소리가 울리게 손을 위아래로 짧게 움직이는


그리고 그런 행동에 아래 깔린 남자들이 쾌락에 떨며 몸을 비트는 모습이 나타났지.



"테켈리...! 테켈리....!!"



결국 쇼거스는 보라색 몸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는, 어른처럼 의태한 것조차 풀려버려 중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충격에 덜덜 떨었지.



"미성년자 확인. 주류-담배 구매기능을 잠금합니다. 다음에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담배 진열대의 셔터를 끝까지 내리며, 오토마톤은 쇼거스를 편의점 밖으로 내쫓았어.



쇼거스는 아까 본 비주얼의 충격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채 비틀거리며 걸어갔어. 세상에, 세상에, 미쳤어, 어떻게 다들 그런 짓을, 미쳤어....



"야 쇼거스 담배 사왔냐?"


그 순간, 쇼거스의 눈앞에 몬붕이가 껄렁거리며 나타났어.


쇼거스는 그 순간 몬붕이에 대한 두려움이 반, 그리고 자신도 모를 어떤 이유 반으로, 몬붕이에게 안 보이는 등 뒤에서 담배를 복제해서 만들었어.



"으, 응. 사왔어."


"ㅋㅋ 좋아 딱 내놔. 크 넌 이런 거 피우지 마라~."



쇼거스에게서 담배를 낚아챈 몬붕이는 담배를 물고는 몬스타에 사진을 한 장 올리고는, 신이 나서 다른 애들한테 그 게시글을 태그했어.



"야 이거 담배 맛이 되게 신기하다. 약간 포도맛 같은...데....? 어? 왜 이렇게 어지럽지....?"



그런데 갑자기 멀쩡히 담배를 피던 몬붕이의 눈앞이 핑 돌더니, 손에서 핸드폰이 슥 떨어졌어.


어느새 몬붕이의 뒤로 다가온 쇼거스가 그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었지.


쇼거스는 갑자기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몬붕이의 입에서 담배를 빼가더니, 자신의 입에 가져갔어.


그 순간, 담배가 마치 사탕처럼 녹으며 쇼거스의 몸 속으로 사라져버렸지.



"너, 너 이 담배 설마...."


"몬붕아...."



어딘가 섬뜩하면서도 요염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애절한 표정으로, 쇼거스가 몬붕이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지.



"CBT랑... 귀두 자극이라는 거 알아...?"




아아-


진정한 쇼거스로 돌아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