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짤보고 개꼴려서 삘받아갖고 생각난 건데





 대학교 1학년 마치고 바로 입대를 선택해서 군에 들어온 남주..


 자대배치 받은 부대에는 20대 중반의 예쁜 미모를 자랑하는 여주 최예빈 하사가 있었던 거임


 근데 이분이 진짜 완전 털털해서 같은 중대 사람들이랑 겁나 잘 어울리는 타입인데, 특히 병사들한테는 거의 병장 중에서도 최선임 같은 대우를 받을 정도로 친해서 병사들이 말도 잘 듣고 여주도 주말에 외출 나가는 병사들이랑 만나서 '야 사석에서는 누님이라고 불러!' 하면서 같이 어울려서 술 먹고 노래방 가고 할 정도로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이었지.


 남주는 처음 여주를 봤을 때는 너무 걸걸해서 오히려 낯설었어. 처음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시발 니가 안지현이구나? 와, 존나 여자애같이 생겼네, 야야 모자 벗어, 잘못들었슴다는 지랄, 딱딱하게 그러고 있을거야?' 인데 이거는 뭐 말년병장들이나 할법한 말투잖아.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이병 안지현이 일병 안지현이 되고 상병 안지현이 되면서 남주도 100% 적응이 됐지. 부대 안에서도 일 없는 날 다들 사무실에 앉아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있으면 남주가 나서서 얘기도 걸고 같이 놀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어.


 하지만 남주는 몰랐지. 여주가 이병 때부터 조금씩조금씩 자기한테 작업을 걸고 있었다는 건. 일 같은 게 있으면 으레 병사 한두 명이랑 같이 가는 게 원래 여주 스타일이지만 서로 마주치는 일이 많은 작업은 반드시 남주를 픽했고 둘만 있을 때는 부대 안이더라도 '누나'라고 부르게 시켰지만 그게 다른 애들한테도 그러는 줄 알았던 거야.


 출장이라도 가는 때면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거의 항상 남주를 같이 끼고 나가는데 남주는 몰랐지만 여주 입장에서는 남주한테 바깥 구경도 시켜 주고 휴게소에 가서 같이 맛있는 거 같이 먹고 하는 걸로 데이트를 삼았단 말이지.


 그러던 어느날 여주가 아예 남주가 사는 곳에 찾아가서 같이 놀고 또 분위기 좋으면 한번 밀어붙여보려고 남주가 휴가 가는 날에 맞춰서 한번 남주를 직접 찾아가기로 했어. 남주는 이상하게 휴가 일정이 꼬여버려서 토요일에 휴가를 나가는 게 싫었지만 주말 외출을 기회로 몰래 따라갈 수 있어서 여주는 다행이었지.


 그렇게 남주가 탄 열차를 뒤따라 타고 녀석이 내리는 역을 따라 내린 여주. 이거 전화를 걸어서 한번 놀래켜볼까 하고 뒤에서 킥킥거리며 따라가는데…

 남주 이놈이 웬 젊은 여자랑 만나고 있네?

 그리고 뭐가 좋다고 히히덕거리며 얘기를 나누는데 분위기가 심상찮은 거야.


 그러고 보니.. 남주가 자기 여친 있다고 얘기를 했었나?


 하고 당황하는 사이 남주는 마치 여주한테 하듯 친근하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내 쪽으로 사라지고..


 여주는 그자리에 못박혀 서고 말았어.



 그렇게 며칠 뒤..


 휴가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하루 뒤 남주는 당직이 잡혀 있었어. 미리 식사를 마치고 목당 개꿀~ 하며 사무실에 들어오니 여주랑 병사들 몇이 같이 연애 이야기를 하며 신이 나 있었지.


"아 그런 남자 만나면 여자들 존나 싫어해!"


"그렇슴까? 그게 그렇게 나쁜 건가."


"그건 니가 모쏠이라 모르는 거야. 안 그렇슴까 최 하사님?"


"아 왜 그러십니까 진짜~ 하하하"


 평소랑 똑같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노는 여주랑 병사들.. 사무실로 들어오는 남주를 보고서도 여주는 웃는 표정 그대로 함께 말을 섞었지.


"야 밥 시간 됐다! 느그들 밥먹으러 가 얼른."


 저녁시간이 되자 손을 휘휘 저으며 여주는 애들을 내보냈어.

 그러고 보니 여주도 오늘 당직이었구나 싶으면서 남주는 밥먹으러 나가는 후임들한테 오늘 밥 맛 괜찮다고 전해준 뒤에 자리에 앉았어.


"아유 참… 승우 쟤 나중에 여자 만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하하."


 근데 여주의 분위기가 좀 이상해.

 남주가 앉은 자리 반대쪽 벽에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안지현."


"왜 그러심까?"


"관등성명 안 대지. 안지현."


"예...?"


"예에?"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여주를 보는 남주.

 여주가 죽은 눈을 한 채 고개를 천천히 기울이고 있어.


"......사...상병 안지현.."


"...이리와."


 하고 오른손을 들어 손짓하는 여주.

 뭔가 천천히 손가락을 까딱이는 게 관능적이기까지 한데..


 그 유혹하는 듯한 눈빛과 손짓을 따라 남주가 여주의 앞까지 왔어.

 근데 죽은 눈으로 자기를 노려보고 있으니까 좀 부담스럽단 말야..


"눈 피하지 마. 똑바로 여기 보라고."


"......."


 억지로 조금씩 시선을 올려 다시 여주를 바라봤어.

 여주는 그 모습을 보며 정말 귀엽다는 생각을 했지.


"흐잇..!"


 순간 남주의 가랑이 쪽에 손이 놓여 남주가 화들짝 놀랐어.

 남주가 뒷걸음질치며 손으로 아래쪽을 가리자 여주는 그 눈 그대로..


"차렷."


"하.. 하지만.."


"차렷."


 어느새 귀 옆까지 온 목소리…

 남주는 어쩔 수 없이 차렷 자세를 하고 주먹쥔 양손을 바지에 딱 붙였지.


 그리고 이어진 건 손짓이 아니라 키스였어.


"으읍?!"


 한손으로 남주의 목덜미를 꽉 쥐고, 다른 손으로는 가슴팍부터 아랫도리까지 쓰다듬으며 여주는 남주의 모든 감촉을 빼앗아갔어.


 한편 남주는 좋은 것보다도 너무 놀라서 아무것도 할 생각이 안 들었지. 그 장난스럽고 털털하던 여주가 갑자기 무섭게 돌변하더니 자기 입술을 탐하고 있잖아.


 아예 바지 안쪽에 손을 넣을 듯 하다가 남주가 숨이 찰 것 같으니 다시 키스를 풀어주는 여주.


"ㅊ..최 하사님.. 왜 이러십..니까.."


"너. 왜 여친있는 거 말 안 했어."


"여..여친..? 제가 무슨 여--"


 순간 짝 소리가 나며 남주의 왼뺨이 홱 돌아갔어.


"말 돌리지 마 개새끼야. 너 저번 휴가 때 여친이랑 노닥거린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아, 아니.. 그건--"


 짝 하며 한번 더 남주의 고개가 돌아갔고.


"변명하지 말고, 너 더 이상 그년이랑 만나지 마."


"네--아니, 잘못들었.. 갑자기 무슨 말이십니까..! 그 여자--"


"씨발새끼가, 말 안 들어?"


 하고 다시 손이 올라가자 남주가 확 몸을 움츠렸어.


"내가 처음부터 봐놨던 신랑감 놓칠 것 같아? 나랑 사귈 때까지 존나 조질꺼야 내가."



 그 뒤에 남주가 사실 여친이 아니라 아는 후배라고 말을 해도 여주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그날 당직업무도 내팽개친 채로 온갖 방법을 써서 남주를 벌주며 밤을 지샜지.


 그리고 다음날부터 그녀 말대로 여주의 '신랑감 조지기'가 시작이 되는데…



"아 씨, 보일러 또 고장이야.. 최 하사! 좀 나가서 봐 줘."


"네 알겠습니다~ 야 안지현! 통 들고 따라와!"


"아닙니다 최하사님, 아까 보니까 퓨즈만 갈면 되는 거라 그냥 제가 바꿔놨--"


"얼씨구, 짬 다 찼다 이거지? 하아, 얘 신병 딱지 하고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말 안 듣는 거 봐!"


"야 최 하사, 지현이 그만 괴롭혀~ 킥킥.."


"아 그냥 둘이 갔다와. 저번에도 혼자 가니까 못 고치더만."


 무슨 매주 고장나는 것 같은 보일러를 고치러 보일러실만 가면 여주는 남주를 같이 끌고 가서는,


"쯉..츄으읍.. 음.. 하아.. 개새끼가, 감히 피하려고.. 츄웁.. 수작을부려?"


"읍...으음..읍, 죄소..읍! 죄성합--하으윽!"


"프하아.. 씨발, 말만하지 말고 빨리 바지 내려."



 그 자리에서 남주를 쥐어짜고..



"대체왜오는거야 왜..씨발씨발씨발 진짜좆같-- 아 최 하사님! 오셨..습니까.."


"누나라고 부르라니까! 특히 네가 불러줘야 느낌이 난다구~"


"아, 네.. 누나.."


"꺄아~ 존나 귀여워! 야, 오늘 어디 갈래? 휴가는 역시 술? 아님 요번에 아카대 축제하는데 거기 갈까?"


"그.. 오늘은 저희 형이랑 약속 있어서.."


"응, 알아! 그래서 내가 미리 약속 없애놨어!"


"네..?"


"내가 미리 전화해서, 너 있는 부대 하사인데 지현이 휴가 하루 미뤄졌다고 미리 얘기해놔서 안 가도 돼! 어때? 잘했지? 크으.. 역시 실무에 강한 간부 아니냐? 네가 몰라서 그렇지 선임 간부들 다들 나한테 그래!"


"그렇..군요.."


"아 맞아맞아. 야, 근데 있잖아."


"네.."


"..............민소윤 대위가 그렇게 이쁘디?"


"아..!"


 겨우 부대 행사 때 정훈 장교가 말하는 거 계속 봤다는 이유로 갑자기 모텔에 데려다가,


"흐으극, 으윽! 제발, 제발 이거 빼 주세요오…!"


"안 돼. 너 절정할 때까지 안 놔줄거야."


"아흐윽!!"


"네가 벌 받는 이유 잊었어? 민 대위 그년 존나 걸레새끼야.. 지 진급하려고 그년이 씨발 무슨짓하고 다니는지 모르지? 너 또 그년 봤다간 죽여버릴거야."


"죄송해요죄송해요죄송해요… 다시는, 다시는 안 볼 테니까 제발..!"


"늦었어."


 웬 이상한 기구를 잔뜩 가져다가 고문을 하고..




 그래서 이렇게 끔찍한 군생활을 살다가 드디어 전역을 눈앞에 두는데 자기도 모르게 전문하사 신청이 되어 있어서 여주를 선임간부로 하는 지옥의 하사생활을 하다가 간부숙소에서 몰래 여주 숙소로 끌려나와 역강간당하고 임신해서 결국 굴복한 남주가 여주랑 같은 시기에 전역하면서 병사들이랑 간부들의 축복 속에 전역식 치르고 바로 결혼식까지 올리는 그런 이야기를 생각했는데 누가 써줄 수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