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아니
사실 두명을 죽였다

나와 사장밖에 없는 ㅈ소 중의 ㅈ소
연말이라고 술 한잔 하자는 사장
비싸고 맛난걸 사줄게 분명하니 좋다고 따라 나섰다

회식 장소에 나가니 사장의 술친구인 거래처 대표가 있다
직원까지 끌고 나왔다

시작된 회식 자리
입사한지 얼마 안 된 거래처 신입이 울상이 되어 핸드폰만 만지작 거린다
분명 친구나 연인과의 약속을 잡고 싶었겠지

측은함을 느끼며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고기를 집어먹고 순식간에 식사를 끝장 내었다

시간은 7시

계산후 잠시 찬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태우는 사이
대표 두명이 2차를 가자며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선수를 쳤다

"젊은이들은 슬슬 집에 가시죠."

그게 무슨소리냐
2차까지는 국룰 아니냐
사장이 말하지만

"MZ세대는 1차까지만 하고 집에 일찍가는게 유행이랍니다."

사장 나이대에 마법과 같은 단어 MZ를 꺼내니 수긍한다
씨발이게 왜 통하는데씨발

나 또한 따지자면 MZ지만
여기서는 조금이라도 더 늙은 내가 희생하는게 맞았다

거래처 직원들이 눈으로 감사를 전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도 데려가라고씹년들아

2차로 간 호프집
들어가자마자 얼그레이 하이볼을 시켰다
사장과 거래처 대표는 뭐 그런걸 마시냐며 소주를 마신다

사장과 대표
꼴초 두명이 자리를 비운다
존나빠르게 쓰레기통에 하이볼을 버리고 콜라를 시켜 잔을 채웠다

알바의 눈총이 따가웠지만
한번만 도와달라고 사정을 하니까 한심하게 쳐다보고 넘어가 줬다

담배를 피고온 사장과 거래처 대표
내 잔을 보고 뭔 술이 씨꺼먼색이냐고 한마디 한다
하지만 1차에서 각 소주 2병씩을 해치운 인간들이라서 별 의심 없이 넘어갔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목소리를 크게 키우고 천박한 농담을 던지며 건배를 한다
난 콜라 한모금이지만 저 사람들은 소주 한잔

근데씨발저게50대가맞냐
둘이서 소주 4병을 더 처먹었다

결국 사장과 거래처 대표가 쓰러진다

시간은 아직 9시
내 승리였다

택시를 불러 둘을 보내버리고
나도 택시에 몸을 싣는다
택시비는 당연히 법카로 긁을 것이다

그렇게 오늘
술로 사람을 죽였다
그것도 두명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