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어느 판타지 세계관의 제국에 혈통을 중요시하는 공작이 있었음.

공작은 아들이 있었으나 아들이 전쟁에서 죽어버리는 바람에 딸한테 작위를 물려줘 딸을 여공작으로 만들고 싶어 했음.

근데 시발 병신같은 제국법 떄문에 딸은 작위를 이을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던 거임.


고민하던 공작은 고작 열여섯살이 된 딸에게 데릴사위를 붙여주고자 함.

딸은 상냥하던 오빠가 죽은 후로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미소녀였고

오빠의가 죽자 공작 자리를 노리는 승냥이 떼로부터 가문을 지키기 위해 각종 학문이나 무예도 

완벽하게 마스터한 빛이 나는듯한 은발에 피보다 붉은 눈을 가진 미소녀임.


데릴사위를 모집하자 각지에서 남자들이 몰려들었고

자신의 재력으로 공작가를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상인

자신의 사병이 있으면 공작가의 위용이 더 강해질거라는 무인

자신의 지혜로 공작가의 영지를 발전시키겠다는 학자

전부 귀족 출신에 재산이나 각종 실력이 빠방했음.


그런데 은발 미소녀는 그닥 흥미를 못느낄 뿐더러 속으로 불합격을 줌.

그때 말석에 있던 몰락귀족, 병약한 인상에 한쪽 다리를 저는 시인 청년이

자신은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으니 좋을대로 하시면 된다고 함.


미소녀는 그 대답에 흡족해 했음. 애초에 자기가 다스릴건데 야망이 있고 능력있는 애들은 곤란했음.

주변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열여섯살 은발 미소녀는 절름발이 시인하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림.

결혼식을 올린 날 밤, 공작은 작위를 양도하고 조금 쉬고싶다며 죽은 아내가 묻힌 곳으로 가서 여생을 보냄,

이때 은발 미소녀 16세 절름발인 시인 20세임. 절름발이는 시인은 형식상 공작이었으나 누가 봐도 은발 미소녀가 공작이었음.


결혼식을 올린 날 밤, 은발 미소녀는 절름발이 청년을 별실로 안내하며 어차피 당신도 우리가 정상적인 부부 아닌거

알고왔지 않냐며 다른방 쓰자고 함. 절름발이 시인은 오히려 마굿간이 아니라 좋은 방이라 안심했다고 웃음.

은발 미소녀는 자기를 무슨 마녀로 아냐고 하면서 필요한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고

어차피 정상적인 부부 아니니 외도를 해도 상관없고 돈을 줄테니 사치를 해도 된다고 함.


절름발이 시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그럼 종이하고 잉크하고 깃털 펜을 요구함.

미소녀는 놀라서 여자나 사치품 같은건 필요 없냐고 물어봄. 자기가 본 남자들은 대부분 그런 부류였으니.

절름발이 시인은 웃으면서 당신같은 아름다운 신부가 있는데 뭐하러 여자가 필요하고 종이와 펜이 자기한텐 사치품이라고 함.

미소녀는 어이없다는 듯이 무표정으로 나가면서 그런 식으로 흥미 끌려고해도 쓸데없다고 하고 나감.


근데 몇달이 지나도 절름발이 시인의 지출이 종이와 잉크를 빼면 거의 없는 수준이나 다름 없었고 식사조차 조촐하게먹음.

미소녀가 지출 목록 보고 절름발이 시인 찾아와서 자기한테 시위하는 거냐고 매도하면서 고급 창부를 불러들여도 신경 안쓴다고 말함.

절름발이 시인은 이런 매도에도 웃으면서 자기는 종이와 잉크를 마음껏 써서 행복하고 고향의 동생들한테도 돈을 보낼 수 있어서 만족한다

그리고 혼자 먹는 식사가 화려해봤자 무슨 소용이냐고 함.


은발 미소녀는 이 말에 식사는 항상 같이 하자고 하던 죽은 오빠가 떠올라서 항상 굳어있던 표정이 흔들림.

그리고는 당신이 식사를 그렇게 하면 주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거라고 하며 조금은 위신을 생각하라고 하고 떠남.

이때 이후로 조금씩 관심이 커져가고 때떄로 시간이 나면 같이 식사도 함.


그러던 어느날,  은발 미소녀는 절름발이 시인의 방을 치워주던 하녀들이 절름발이 욕하는걸 들었음.

대충 병신 주제에 아가씨하고 결혼하니 복받았네, 아가씨한테 관심받으려고 별 짓을 다한다 등등.

은발 미소녀가 걔내한테 다가가서 따귀를 후려치며 천한 것이 함부로 입을 놀린다며 해고함.

이떄 절름발이 시인이 와서 쉴드쳐주며 자기는 괜찮다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함.

이 모습에 은발 미소녀의 얼음장 같던 마음이 서서히 녹아감.


이후 사교파티 같은 곳에 몇번 당당히 부부동반으로 참석하나 미소녀가 정계의 귀족들과 인사를 나눌때

절름발이 시인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와인이나 마시면서 시간을 보냄. 어느정도 정치 이야기를 끝마친

은발 미소녀가 절름발이가 있는 곳을 돌아보니 어떤 여자애가 절름발이한테 꼬리를 치는거임.

아무리 형식상이라도 실제 공작은 절름발이였고 첩으로라도 들어가서 아들을 낳으면 출세는 따놓은 당상인 것이라서 그런것.


절름발이가 곤란해하고 있었고 확실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묘하게 화가 났지만 그게 집착인건 자각 못한

미소녀가 다가가서 팔짱끼고 절름발이한테 파티가 시시하니까 얼른 돌아가자고 함.


집에 온 미소녀는 집무실에서 부하한테 그동안 같이 참석한 파티에서도 이런일이 있었는지 조사해보라고 함.

이후 부하가 그 발병신 데릴사위라고 꽤 무시당했고 그렇게 접근한 여자도 몇명 있었다고 함.

개중에는 구애 거절하니까 와인 뿌리면서 발병신 주제에 건방지다고 말한 여자도 있었다고 함.

이때 남자애가 그런거 당했을 상상하니 화나서 얀데레기질에 눈뜬 여자애가 그새끼들 명단 뽑아오고

면전에서 발병신이라고 한 년은 납치해서 저택 지하실에 가두고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라고 지시함.


부하가 이건 보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사안이 있다면서 두분이 동침 안하신다고 

사실 절름발이가 씨없는 수박이거나 동성애자인거 아니냐는 소문도 돈다고 함.

여자애는 소문 따윈 별 신경쓰지 않지만 그런건 가문의 위신에 크나큰 누가 된다면서 어쩔 수 없다며

밤에 잠옷 입고 절름발이를 찾아감. 둘이 야스 까지는 안갔지만 같은 침대에서 자기 시작함.


이후 공작 타이틀 때문에 절름발이는 공식 행사나 의례에 불려나갔고

미소녀는 각종 정무를 보고 영지사업 관련된 인물들 만나는 식으로 일이 나뉨.

그리고 매일 밤 같이 자기 전에 힘들었던 일 털어놓으면 절름발이는 다 들어줌.

이 모습에 점점 더 사랑에 빠진 미소녀는 잠든 절름발이 보면서 집착도 심해짐.


어느날 왕실 행사에 공작으로서 참석했던 절름발이가 한 백작한테 발이 걸려 넘어지고

주변인들한테 비웃음을 삼. 절름발이는 웃어넘겼으나 절름발이 옆에 부하를 붙여 24시간 절름발이 소식을

마법수정구를 통해 감시하던 은발 미소녀는 그 얘기 듣자마자 눈에서 빛이 사라지고 발 건 새끼가 누군지 이를 갈기 시작함.


어느날 그 발을 건 백작새끼가 자다일어나서 눈을 떠보니 어느 지하 감옥이었고 주위를 둘러보니 처참한 몰골로

신음소리를 내며 죽여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음. 자세히 보니 그동안 실종된 귀족들이었는데 

하나같이 절름발이한테 꼽주거나 유혹하려 했던 귀족들이었음.


지하감옥 문이 열리고 은발 미소녀가 들어옴. 백작새끼는 자기가 누군지 아냐고 화내는데

은발 미소녀가 검으로 백작 발목 잘라버리면서 너야말로 니가 발 건 분이 누군지 아냐고함.

발목이 잘린 백작은 비명을 질렀고 이때 미소녀의 부하가 와서 치유마법으로 잘린 발목을 회복함.

다시 이 발목이 그 발목이냐며 검으로 발목을 절단하고 부하가 붙이고를 계속 반복함.

더 하고 싶지만 슬슬 잘 시간이라며 고문기술자 부하한테 살아있는걸 후회하게 하라며 맡기고 떠남.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아무렇지 않은 척 같은 침실에 눕더니

절름발이한테 다들 당신이 그저 구색 맞추기 용 인형으로 아니 위신이 떨어진다고 말함.

절름발이가 웃으면서 자기는 구색 맞추기 용 인형 맞지 않냐고 하며 읽고있던 책을 덮음.

미소녀는 구색 맞추기 용이 아니게 보이게끔 아기 만들기 하자는 거였는데 이러니까 자존심 상해서 그냥 잤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은발 미소녀도 어엿한 18세, 법 기준으로 완벽한 성인이었고 남자하고 동침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됨.

전용 침실을 따로 꽃으로 꾸미고 유모한테 동침하는 방법 같은것도 얼굴 빨개지며 경청함.

그렇게 분위기를 잡고 와인을 마시는데 절름발이가 쓰러짐.

알고보니 주변 방계 가문이 후계자만 없으면 자기쪽이 공작위를 이을거라며 독살을 계획한것.


하지만 독이 충분하진 않아서 절름발이는 살아났지만 심장이 나빠짐.

1년 동안 미소녀가 지극정성으로 간호했고 절름발이는 웃으면서 당신이 이러면

영지에 있는 백성들이 고생한다며 일 보라고 하고 항상 펜으로 무언가를 끄적이고 그걸 금고에 넣음.

최고의 의사나 치유마법사들 불러서 돈을 쏟아부으며 치료를 시도했지만 차도가 없었음.


어느날 제국 황제나 각종 귀족이 모이는 행사가 있었는데 여기 불참하는건 크나큰 불명예였음.

남편 대신해서 참석할 수 있었는데 미소녀는 그딴게 중요하냐고 화내고 절름발이 방으로 들어가서 간호함.


그러다가 절름발이가 기침하다가 피를 뱉었고

미소녀는 처음으로 울면서 떠나지 말라고 떠나면 죽여버릴거라고 소리침.

절름발이는 무서워서 못죽겠다고 농담도 함.

데릴사위로 시작했지만 이젠 의존증 수준 까지 온거임.

옷자락 붙잡고 우는 미소녀 머리 쓰다듬어주는 절름발이가 자기가 죽으면 금고 열어봐달라고  함.

절대 안열거라고 자신을 과부로 만들고 떠나면 약속 같은거 들어줄거 같냐고 화냄.

절름발이는 그럼에도 웃으면서 당신은 상냥하니까 그럴거라고 함.


제발 다 가져가도 좋으니 절름발이 살려달라고 신한테 간절하게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세는 악화되었음.

절름발이는 피를 토해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도 은발 미소녀 볼 만지면서 자신이 없어도 당신을 사랑해줄 사람들이

있을거라면서 부디 자신이 죽어도 울지말고 씩씩하게 살아가달라고 함.

은발 미소녀는 울면서  손을 붙잡고 가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얼마나 울었을까 잡고 있던 손에는 더이상

자신을 만져줄 때의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음.


장례식이 끝나고 미소녀는 상복을 입고 자기방에서 무표정으로 앉아있음.

몇날며칠을 아무것도 먹지않고 마시지 않은 그녀는 문득 자기가문 문장이 달린 장식이보였음.

처음에는 가문이 제일 중요했던 그녀지만 절름발이를 죽게 한게 고작 귀족 작위와 가문 때문이란걸 실감함.

그리고 그 장식 깨부수면서 고작 이딴것 때문이냐고 분노함. 초반의 가문 우선시하던 그녀가 아니었음.


부하들 무장 시키고 절름발이 죽인 방계들 쳐죽이려고 검을 차는데 갑자기 절름발이가 금고 열어봐달라고 한게 떠오름.

결국 금고를 열었는데 그안에는 무언가가 빽뺵하게 정리되어있는 종이들이 가득했음.

그중 첫번쨰로 읽으라는듯한 편지봉투가 하나 있었고 이를 열자 당신이 이걸 열때 쯤이면 자신은 죽었을거고

당신은 분노해서 복수하려고 할 쯤이라며 당신을 위해 살아주고 복수 따위를 해서 당신이 지켜온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고 함.

복수를 하고 싶다면 큰 금고안에 빽빽히 있는 종이들은 선물이니 그걸 매일 매일 한장씩 다 읽고 나서 해달라고 함.

알고보니 그 종이들은 결혼한 날부터 절름발이가 본업인 시인으로서의 소질을 살려 매일 매일 적어도 한장 많게는 스무장은 넘게 적었던

연애시나 미소녀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시들이었음.


미소녀는 검을 떨어트리고 하염없이 그 종이 보면서 오열하면서

그냥 다 포기하고 둘이 도망치고 싶었다고 말함.


훗날 둘이 환생해서 한 학교에서  문예부 선배와  검도부 소속 후배로 만나면서 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