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으로 쓰기에는 시간이 길어서 짧게 전술판 위주로 남겨봄. 택티컬리스타 처음 써보는데 확실히 손에 익으면 좋은 툴일거 같더라. 관심 있는 챈럼있으면 링크 남길테니 써보셈.


https://app.tacticalista.com/#/file/3iJKIspVsUmPAegqYPAV/edit


사우디전, 한국 대표팀은 이제껏 클린스만호에서 한 번도 쓰지 않았던 3백 시스템을 꺼내 들었음. 나를 포함한 챈럼들은 미친 게르만 재앙놈이 기어이 리베로 김민재를 꺼내는가 하고 근들갑을 떨었지만 실제 경기에 쓰인 3백은 평범한 좌우 스토퍼 시스템이었음.



나는 이 3백에 대해 수비적으로는 빠듯하게 합격 수준이었다고 봄. 왜 빠듯하게 합격이었냐면 결국 투미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너무 많았고 과부하가 걸리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임. 황인범과 이재성은 이날 경기에서 3백 앞에 위치해서 상대 공격수로의 패스길을 차단하고 상황에 따라 측면커버를 나가야 했으며 전방 압박시엔 둘 중 한명(주로 이재성)이 높게 올라가서 압박에 성실히 참여해야 했음. 거거에 후방 점유시엔 끊임 없이 움직이며 볼을 받아주고 방향전환 패스를 넣어줘야 했고 상황에 따라 박스 침투까지 감행해야 했음. 특히 이재성이 과부하 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전반전 후반부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음.


물론 이러한 투미들의 헌신 덕에 수비 밸런스는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여줌. 특히 사우디가 준비했던 공격패턴에 미리 잘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며 세트피스 상황을 제외하면 상당히 안정된 수비를 보여줌.


사우디는 우리가 442 시스템으로 나올 것을 상정하고 준비했던 공격패턴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음. 첫번째는 우리가 압박할 때 생기는 측면공간을 윙백으로 넓게 활용하며 큰 전환 후 빠른 템포의 공격임.



그림에서 보듯 우리가 442 포메이션으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높게 올라가면 뒷공간 뿐만 아니라 측면공간도 크게 노출됨. 이때 상대가 그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윙백으로 빠른 전환에 성공한다면



이렇게 4백의 횡간격도 벌어질 수 밖에 없음. 그리고 이 벌어진 횡간격으로 상대의 투톱이 침투하는 공격패턴을 준비했던 걸로 보임.



두번째는 상대가 지공 시 우리의 종간격이 벌어질 때를 상정한 공격패턴임. 위 그림에서 노란색으로 칠해진 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의 공간을 포켓이라 부르는데 사우디는 이 포켓에 투톱을 두고 우리 수비를 공략하려 했음. 지금껏 우리가 442시스템에서 이 포켓을 크게 노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만약 442시스템을 그대로 들고 왔다면 이 부분에서 치명적인 장면이 나왔을 가능성도 농후함.



그리고 위에 말한 두 가지 패턴은 우리가 3백을 쓰면서 대부분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음. 중앙수비수를 3명 뒀기 때문에 우리 윙백이 상대 윙백에 딸려나가도 횡간격이 벌어지지 않았고 투톱에게 볼이 공급되어도 좌우 스토퍼가 빠르고 강하게 붙어서 소유권을 찾아오는 모습을 자주 보여줌.


이렇게 수비적으로는 이전 경기들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이었던 3백 시스템이었지만 공격적으로는 여전히 문제가 많았음. 특히 손흥민 원톱을 활용하는 방식이 너무 단조로웠는데 이걸 포함한 공격적인 문제는 다음에 다루도록 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