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채널

 다른 사람들을 살피는 21호의 눈에는 경계와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래...마치 갓 태어난 야수처럼...



흑야 연구원

아하브 씨, 상부에서 찾는뎁쇼.

아니...대체 뭐가 그리 바쁜 겁니까? 또 밤 샜어요?


책상에 고개를 파묻고 있던 남자는, 연구원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왼손을 들어 흔들어 보이기만 했다.


아하브

이건 정말이지 놀라워... 정말 감탄을 금할 수가 없군, 나도 나름 천재소리 들으며 자랐지만 

이건 그런 수준이...


연구원은 실험실 바닥에 널부러진 책자들을 훑어보며 혀를 찼다.


흑야 연구원

이번에 다이달로스 사에서 회수한 반쪽짜리 제품 말입니까?

 

아하브

아니... 이건 그런게 아니야.


아하브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책상 위에서 홀로그램 구조물이 나타났다.

아하브는 연구원에게 자신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었다.


아하브

의식의 바다에서 가져온 '그녀'의 물리적 전투능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용 봇이 새로운 개체로 트랜스 폼 되었어.


더 이상 의료용 봇이 아닌 '협력 유닛'이라고 칭해야겠군...


이 협력 유닛과 같이 전투 함으로서 의식의 바다의 불안전성과 말도 안되는 전투능력,

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거야.


문제는 이걸 실용화 할 수 없다는 점일까... 이렇게 싸울 수 있는건 오직 '그녀' 뿐이겠지.

이 영상을 한번 보게나.


아하브가 홀로그램에 띄운 영상에는 격렬한 전투가 치뤄지고 있었다.

화면 속의 21호는 협력 유닛과 함께 침식체를 박살내고 있었다.

마치 협력 유닛은 21호의 손발과도 같이 움직였다.


아하브

말도 안되는 화력과 환경 적응력, 이것이야말로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던...


흑야연구원

어쩐지, 두문불출 하시던 이유가 있었군요. 그래서 이건 완성 단계입니까?


아하브

아니, 아직 완벽하진 않아...격렬한 감정의 변화로 의식의 바다가 불안정화 되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어.

21호가 실전에 투입되기 전까진 아마 많은 디버깅이 필요하겠지.


흑야연구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여기 있어봐야 방해 밖에 안되니 나중에 다시 찾아뵐게요.

아, 그리고 윗분들이 찾고 있다고 전 말씀 드렸으니까 까먹지 마십쇼~


아하브

알겠다니까... 세수만 하고 바로 가지.

아니, 일단 뭐 좀 먹고...




아하브

실전이요? 그것도 지금 바로?


흑야 임원

그렇다네, 우리가 자네에게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거 같은데... 성과를 봐야하지 않겠나?



사무실 안에선 흑야의 임원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기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아하브

그건 그만한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21호는 '특별'하다구요!


흑야 임원

이봐 아하브, 흑야는 자네의 과학 연구 자선사업 단체가 아니야.

우리가 자네에게 흑야에 들어와달라고 한 이유를 잊었나?


아하브

......


흑야 임원

아하브, 자네는 흑야의 중요한 자원일세.

자네를 이 불확실한 연구에만 매달려 있게 할 수는 없어.

그 정도로 이 연구가 가치 있단 말인가?

허면... 결과를 보여줌으로서 자네에 대한 '흑야'의 신뢰에 보답해 줘야겠지, 안그래?


아하브

...알겠습니다, 대신! 실전의 전투 환경은 제가 통제하겠습니다.


흑야 임원

물론이지, 마침 연구원들이 21호의 새로운 기체를 가져왔군. 곧 시작하게나.


아하브

너희 대체 어느새... 아니야, 어쩔 수 없었겠지.

세팅이나 도와줘.



아하브는 훈련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훈련장 위쪽은 마치 오페라 극장처럼 방탄유리에 둘러 쌓인 전망 좋은 '관객석'이 있었다.


흑야 임원

그럼 아하브, 보여주게나... 자네가 자랑스레 여기는 '특별'한 구조체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