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이 오는구려...."


"예정에 없던 날씨군요."


".... 이런 날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오."


"... 그치는걸 기다릴 수 밖에 없군요."


둘 사이엔 침묵이 나돌았다.


먼저 침묵을 깬건 이상이였다.


"그 날도 비가 오는 날이였지..."


"파우스트가 이상 씨를 영입하던 날이군요."


"의아했었소. 나를 찾아온 저의가 궁금했지."


"회사에 필요한 최우선 인재였습니다."


"그때의 파우스트 양은 나에게 그저 거울을 이용하러 온 수상쩍은 자에 불과했소."


"파우스트 양의 제안도... 믿을 수 없었고."


"..."


"하지만 난 눈을 떴고, 날개을 보았소."


"그리고 그것은... 단테와 모두들이 도와준 덕이오."


"그전에 파우스트 양이 손을 내밀어 준 덕분이고, 고맙소."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받아두시오."


"허나, 짚고 가야 할 건 짚고 가야겠소."



파우스트는 무덤덤히 이상을 바라봤다.


"처음부터 동등한 관계라곤 생각하지 않았지, 그러나 우리를 믿지 않는 그 언행은 짚고 넘어가야겠소."


이상은 파우스트의 두 손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내 기술을 쓰는 이상 알아야될 건 알아야겠소.


본디 그대의 차례를 존중하여 말하진 않았으나, 그대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오.


말해보시오, 나는 들을 자격이 충분히 있소."


"..."


" 저는 ---


빗줄기는 강해지나 싶더니 얼마 못가 그 기세를 잃고 이윽고 그쳤다.






--- 그 날까지 이상 씨와 함께 있고 싶군요."


"..."


"손목은 놓아주시길."


"아! 미, 미안하오..."


"... 생각보다 더 깊은 사연이였구려... 미안하오."


",,,"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침묵을 깨고 나선 이는 파우스트였다.


"... 파우스트는 제 이상을 이상 씨가 이어줄거라고 믿어요."


"... 내 약속하리다. 반드시."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하려 이상은 파우스트의 손을 잡았다.


".... 자, 비도 그쳤으니 이제 가야되지 않겠소."


"네, 그러죠."


비가 온 뒤 갠 거리는 제법 운치가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걸었다.


".... 파우스트 양."


"네."


"만에 하나 파우스트 양이 살아간다면. 약속해줄 수 있소?"


"... 무엇이든지."


"맞잡은 이 손이 오늘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소."


"평범하게 먹고, 입고, 즐기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소."


"바란다면, 파우스트 양과 같이."


"... 확답은 못드리곘으나, 만약 살아간다면."


"이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이상의 얼굴엔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앞으로의 미래가 어떠한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의 둘은 서로에게 등을 내주었다.


순간을 아끼는 저 둘을 그저 지켜보는 수 밖에.


지금은 파우스트의 왼손 약지에 묻은 물방울이 빛을 내며 떨어질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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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뫼르소 결말쓰고 싶었는데......

파우스트 눈감은 스프라이트는 없는거냐ㅑ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