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눈을 떴다

그윽한 유무(幽霧)에서.

 

노래한 종다리

도망쳐 날아가고,

 

지난날 봄타령하던

금잔디밭은 아니다.

 

탑은 무너졌다,

붉은 마음의 탑이-

 

손톱으로 새긴 대리석 탑이-

하루 저녁 폭풍에 여지없이도,

 

오오 황폐의 쑥밭,

눈물과 목메임이여!

 

꿈은 깨어졌다

탑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