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파워 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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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발 방금 파오차이라고 하였소?


이상은 그대로 홍루의 대가리를 깼다.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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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파오차이 문학은 본래 중국이 한국의 문화를 자신들의 것인 양 행세하는 모습을 비꼴 의도로 만들어진 템플릿이오.


중국 계열 캐릭터가 파워차이-파오차이처럼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이용해 한국인 출신 유저를 은근히 모욕하려 한다는 약간의 음해 요소도 담겨있었지.


뭐, 그건 그거고.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숨은 의도를 암시하는 것은 홍루의 모티브가 된 《홍루몽》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야.


바로 해음(諧音)이라 부르는 것인데요.

중국에서 8(八)이 "나아가다"는 뜻의 발(發,发)과 발음이 비슷해서 행운의 숫자로 여긴다는 건 들어보셨죠?

이게 해음의 주된 방식이에요.

작중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발음이 같은 다른 문자로 치환하면 숨겨진 뜻이 드러나는 식이죠.



가령 책의 첫 회에서 작가는 "통령의 이야기를 빌려 책 한 권을 지었다. 그래서 진사은(甄士隱)이라는 이름을 썼다."라고 말해요.

이는 "진짜 일을 감추었다(眞事隱)"와 음이 같아요.

요즘 말로 풀어쓰면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단순히 픽션이라는 것 외에도 도가(道家)적 분위기가 짙은 작품 특성상 세상 부귀영화는 전부 헛된 거짓에 불과하다는 암시이기도 하지.

정작 주인공은 그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신선과 돌멩이라는 게 웃기지만.


그러니 파오차이 문학은 중국의 전통적인 해음 현상이 한국 커뮤니티발 밈으로 재창조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신기한 우연이에요.


그럼 이제 슬슬 마치도록 하지.



아.



홍루는 싹 튼 감자를 베어물고 죽었다.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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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홍루몽 읽다가 대충 끄적인 문학.

여름이 한층 다가온 계절이니 다들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