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저기... 파우스트?)


"네, 무슨 일이시죠?"


"째깍째깍...?"

(이게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설명 해줄 수 있어...?)


"현재 관리자님이 사용한 인격패가 손상되어 인격 자체의 혼란이 초래된 것 같습니다. 아마 PDA 자체의 오류라 시계를 돌리면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겠네요."


"째깍째깍?"

(그럼 언제쯤 돌아올 것 같아?)


"아마 현재로 부터 두 시진 정도로 추측 됩니다."


"째깍...째깍?"

(어.... 파우스트?)


"죄송합니다. 육체가 바뀌어서 약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참고로 파우스트양은 4시간 정도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 말하였소."


"째깍...째깍."

(고마워, 어... 이상.)


"음, 본인은 이상이오."


그렇게 약간의... 오류로, 약 4시간 동안의 커다란 혼돈이 찾아왔다.


한편 버스의 맞은 편에서는...


"저 똑똑한 양반들은 또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냐?"


"저기... 히스? 우리 꼬맹이 몸뚱아리 뒤집어 쓰고 그런 말투는 좀 참아줬으면 하는데...?"


"가뜩이나 이 땅딸막한 몸뚱아리에 갇혀있어서 화나는데 말투 가지고 시비야?"


"허어... 적어도 싱클레어씨가 듣는데 그런 말 정도는 삼가 주실 수 있는거 아닌가요?"


"그... 전... 괜찮아요..."


"에이씨... 우엇, 으아아!!"


"ㄱ..괜찮나요 히스클리프씨? 제 손 잡으세요!"


"다리가 짧아서 영 불편해... 꼬맹이 너는 이런 몸으로 어떻게 살아온거... 으아악!!"


"ㅇ...아앗!!! 죄송해요, 히스클리프씨... 힘조절이 익숙하질 않아서..."


"어머, 우리 히스가 이렇게 당하는거 굉장히 귀한 장면이지 않아?"


"그렇소! 항상 기분이 나쁘다고 시비를 걸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라 색다른 느낌이오!"


"와! 마치 제가 어렸을 때 보면 연극을 보는 것 같아요! 물론, 그때랑은 많이 다르지만요."


"으득... 너희들은 몸 돌아오면 보자..."


그렇게 싱클레어와 몸이 바뀐 히스클리프의 슬립스틱으로 웃음 꽃을 피워내는 와중, 갑자기 좋지 않은 예감이 떠올랐다.


"째깍째깍..."

(그런데 말이야, 이상... 아니, 파우스트?)


"불렀소? 파우스트양은 지금 길잡이와 면담중이오만..."


"째깍...째깍?"

(어... 혹시 료슈가 누구의 몸이랑 바뀌었는지 알아?)


"나야, 관리자 양반."


"째깍?"

(그레고르?)


"어 맞아. 지금 오랜만에 벌레 팔이 아닌 사람 손이 달린 느낌을 만끽하는 중이지."


"째깍....데에엥!!!!"

(잠깐 그러면.... 료슈는 지금!!!!)


"어이, 벌.양. 이 팔 너무 답답한데 떼어버려도 되나?"


"거 몸이 바뀌어도 벌레 양반이라고 부르는건 여전 하네..."


"것보다 그래봤자 소용 없어. 옛날에 베고, 뜯고, 찌르고, 다 해봤는데 10초 정도면 다시 자라던가?"


"젠장... 어이, 모.분. 해버리기 전에 당장 시계 돌려."


"째깍째깍..."

(미안하지만 파우스트가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돌리지 말라고 했었는데...)


"상관 없으니까 모.분. 하기 전에 시.돌. 하는게 좋을거다."


"데에에엥!!!"

(ㄱ..그레고르!!! 료슈를 막아줘!!!)


"아잇... 그... 료슈, 진정 좀 하고, 내 말좀 들어봐... 응?"


"벌.털.였던 주제에 내 몸뚱아리 가지고 신났군. 벌레가 사람이 되어서 주제파악을 못하는 건가? 너도 모.분.하기 전에 꺼져."


"...전부터 든 생각인데 말이 좀 심하네? 보기 싫으면 그 쓸모없어 보이는 눈깔이나 좀 파버리는게 어때? 나도 그딴걸 좋아서 달고 다니던건 아니니까."


한편 그렇게 싸움이 고조 되던 와중 바깥의 잡배를 처리하는 뫼르소와 오티스는...


"흐읍!"


"하앗!"


"이 몸은 움직이기 편하군. 혹시, 전에 어디 군인 출신이었던 적이 있었나?"


"그런 적은 없었다. 그저 일처리에 효율적이기에 약간의 단련을 한 것 뿐이다."


"호오..?"


"그것보다 이 몸은 생각보다 움직이기 불편하군. 특히 유방의 흔들림이 무게중심의 이동을 저하시키.."


*(뚜둑)*


"..."


"시계나 돌려달라고 해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