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수감자들이 모국어 가르쳐주는 콘문학 시리즈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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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
파우스트.
아까 독일어 이야기도 잠깐 했었지?>



그렇습니다.
돈키호테 씨의 강의를 듣다보니
스페인어와 독일어에 유사점을
다시 한번 상기되어
몇 마디 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된 거
독일어 강의를 짧게 해줄 수 있어?>



좋습니다.
파우스트는 언제 어디서든
설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소에 파우스트 씨는
설명을 좋아하긴 했죠.



대호수의 규칙에 대해 설명을
길게 했던 적 이후로
지금처럼 제대로 판이 깔려진 적이
별로 없기는 했지.



우선 독일어를 가르치기에 앞서
언어의 계통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스페인어, 독일어, 그리고 영어 모두
유럽어 계통
입니다.



<유럽?
왠지 들어본 거 같은 단어인데.>



때문에 같은 유럽어 계통의 언어이기에
크고 작은 유사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성별과 수량에 따른
굴절(屈折)이 많다
는 거죠.



어? 굴절?
마치 이상 씨가 발명했다는
거울의 굴절처럼?



일맥상통하다고 보오.
각도에 따라 굴절(refraction)이 달라지는 거울처럼
언어 역시 상황에 따라 굴절(inflection)을 하오.
쉽게 말해 변하다는 말이오.



그렇기에 독일어 역시
성별과 수량에 따라
다른 단어를 쓰기 마련
입니다.


대표적으로 성별을 설명하겠습니다.
독일어에는 남성, 여성, 그리고 중성이 있습니다.



중성이라하면
성별이 없는 것을 말하는 건가요?



그런 경우도 있고
성별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

성별을 나눌 필요가 없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주격 부정관사정관사를 설명하겠습니다.



주격 부정관사는
남성은 ein (아인)
여성은 eine (아이네)
중성은 ein
그리고 복수의 경우는
성별에 관계없이 eine 입니다.

주격 정관사는
남성은 der (데어)
여성은 die (디)
중성은 das (다스)
그리고 복수의 경우는
성별에 관계없이 die 입니다.



<오?
독일어는 변화가 별로 없네?>



그러게 말이오!
스페인어에는 다양한 관사가 있었는데
독일어는 간단한 것 같소!



하지만 이건 주격 관사 뿐입니다.



독일어에는
1격인 주격 (Nominativ, 노미나티브),
2격인 소유격 (Genitiv, 게니티브),
3격인 여격 (Dativ, 다티브),
4격인 목적격 (Akkusativ, 아쿠자티브),
총 4개의 격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관사의 변화도

자연히 생기게 되죠.



...어...

나 머리 아파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독일어 수업
진득하게 듣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파우스트는 저 4개의 격들을
모두 설명하고 싶지만
각 수감자들의
정보수용력을 감안해서
이정도에서 끊도록 하겠습니다.



만. 단. 지. 예.
(만물의 단축은 지고의 예술.)
짧게 끝내서 좋군.


그럼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젠장.



각 관사를 정확하게 쓰기 위해선
남성, 여성, 중성 단어를 알아둬야 합니다.
몇가지 예시를 보여주겠습니다.



남성 단수 명사
der Mann (데어 만) = 그 남자
der Tisch (데어 티스) = 그 탁자
der Auto (데어 아오토) = 그 자동차

여성 단수 명사
die Frau (디 프라오) = 그 여자
die Liebe (디 리브) = 그 사랑
die Person (디 페손) = 그 사람

중성 단수 명사
das Kind (다스 킨트) = 그 아이
das Rot (다스 호트) = 그 빨간색
das Geicht (다스 게디츠) = 그 시

복수 명사
die Männer (디 매나) = 그 남자들
die Frauen (디 프라은) = 그 여자들
die Kinder (디 킨더) = 그 아이들



<...으아...
또 다시 외워야할 것들
천지다...>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참 많군.
마치 그리스어 처럼.



프랑스어도 독일어처럼
변화가 많다.



아, 그러고보니 독일어는
명사들이 전부 대문자로 시작
하네?
영어 같은 경우는
진짜로 특별하거나 특정 명사들에게만
대문자를 붙이는데.
독일어는 다른건가?



그렇습니다, 히스클리프 씨.
영어와 달리 독일어는
일반 명사도 대문자로 시작
을 합니다.



그렇군요.
뭔가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여러번 말하지만
문화언어적인 고유의 특성인지라 속시원히
설명을 할 수가 없다고 밖에
답을 할 수가 없구료.



아무래도 이미
수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초과한 것 같군요.
파우스트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응. 고마워 파우스트.
안 그래도 머리 아파지기 시작했거든...>



단테 님.
저번에 용진빌딩에서처럼
정신을 잃는 건 아니죠?



<응, 그런 건 아니니깐
걱정하지마, 홍루.
자 그럼 다음 사람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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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허, 전혀 모르는 언어들을

보고 설명하는 거 너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