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같은 아침이다.
평소와 같이 밥을 먹고,
평소와 같이 제복을 입고,
평소와 같이 길가에 놓인 시체들을 보며,
평소와 같이 협회로 출근한다.
회사의 풍경도 평소와 똑같다.
오늘은 동료 몇이 결국 출근하지 못하고,
나와 함께할 동료들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간다.
평소와 같이 의뢰를 받고,
평소와 같이 싸우고,
평소와 같이 피를 뿜고,
평소와 같이 의뢰를 끝마친다.
그렇게 반복된다.
내가 크게 다치거나, 죽는게 아닌 이상 변하는 것은 없다.
그렇게 계속된다.
그렇게 옛 인연들이 희미해져간다.
그리고, 새 인연들이 기억에 세겨진다
그저, 돈을 위해서, 
더 높은 자리에 서기 위해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매일을 살아간다, 챗바퀴와 같은 삶을, 계속해서 굴려간다.
전화는 쉼없이 울린다.
대부분은 누군가의 부고 소식이다.
이젠 술잔을 기울일 친구도 얼마남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나아간다, 슬퍼하기엔, 도태되어 있기엔, 내게 주어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다시 집이다.
두르고 있던 제복을 벗어던지고,
대충 남아 있던 밥을 먹고,
자기전에 몸을 씻어내고,
그렇게, 꿈속으로 빠진다.
꿈은 썩 유쾌하지 못하다.
그저, 깊디깊은 심연 속에서, 옛 인연들이 애처롭게 손을 뻗는다.
그렇게 내 온몸이 쥐어 뜯기는 꿈이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꿈이다.
어느센가 눈이 떠진다.
다시금 평소와 같은 아침이다.
이제는 물리는 아침을 먹고,
이제는 낡디낡은 제복을 두르고,
이제는 썩어가는 시체들 사이를 지나가며,
이제는 과거와 달라진 협회로 출근하며,
이제는 볼 수 없는 이들 대신 새로운 이들을 맞이한다.
그렇게, 내 하루는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