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양반?"

"<...어? 아..왜?>"

"요즘 묘하게 멍때리는데, 괜찮아?"

"<아...괜찮아, 그냥, 그냥...생각이 좀 많아져서...>"

"음...그래? 알았어."


요즘들어, 단테의 상테가 이상했다.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던가,

무언가를 중얼거린다거나,

심지어는, 공격을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맞아서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요즘..시계대가리가 왜저러는거지?"

"몰.디.브."

"몰라 어디 브금이라도 떠올리는거 아니냐뇨?"

"이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만약 관리자님에게 또다시 그런일이 벌어지는 순간, 우리 모두 끝장이니, 처신 잘하도록."

"음...카페인이 부족한 걸까요?"

"카페인이 뭔지는 알까요?"

"그러고보니...최근, 관리자 나으리가 주무시는거 보신 적 있소?"

"음? 그건 당연...."


그 순간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지더니, 수감자들은, 최근, 단테가 자는 것을 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깐만...마지막으로 관리자님이 주무신게 언제였죠?"

"정확히 열흘 전이다."

"뭐!? 열흘!?"

"그 정도면 쓰러지는 거 아니에요? 왜 아직도 안주무시는 거지..."

"음...우리가 잘못 생각한 걸 수도 있으니까... 몰래 보는 건 어때?"


그렇게 그날 밤, 수감자들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단테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봐.>"


수감자들은 누군가 단테와 접선이라도 하려했는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보는 거 아니까 나와.>"


 그 순간 단테는 정확하게 카메라 쪽을 바라보았고, 수감자들은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감각을 느끼며, 조용히 방밖으로 나왔다.


"...관리자님."

"<...왜?>"

"이제는 주무셔야죠. 왜..."


단테는 허공을 다시금 바라보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티스, 잠이 들면, 뭐가 보여?>"


그 질문에 잠시 놀란 오티스였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옛 전우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난 말이야, 지옥이 보여.>"


그 순간 단테에 분위기가 한층 더 침울해졌고, 단테는 말을 이어나갔다.


"<캄캄한 하늘에, 불타오르는 바닥, 살려달라 비는 사람들의 소리, 그걸 보고 웃는 악마들, 마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지옥의 모습을 담아둔 것 같았지, 그곳에, 너희들이 불타고 있었어, 유리도, 에피와 소드도, 모두, 그리고, 난, 끔직하게 전신이 꿰뚫리면서, 타올랐어, 온몸이 날붙이에 베이고, 뚫리고, 찢기고, 파먹히는 그 감각이, 아직도 생생해, 그래, 그나마 그건 견딜만 했어, 매번 겪어오던 거니까, 근데, 너희들하고 유리와 에피 그리고 소드가 불타면서 비명을 지르는 그 모습은...너희들이 내 곁에 없는 그 모습만큼은...익숙해질 수가 없더라...>"


점점 단테의 목소리가 울것같은 목소리로 변해갔고, 그것을 바라보던 오티스가, 단테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걱정마십쇼... 관리자님, 저희는 관리자님의 곁에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


"걱정말라고 시계대가리, 우리가 떨어지면, 죽을 힘을 다해서 너한테 가줄테니까."


그렇게 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절대로 꺽이지 않을 터이니!"


그렇게 셋, 그렇게 넷,


"그런걸로 걱정한거야? 걱정마 단테~ 우리 어디 안가~"

"설령 떨어져도...언제나 돌아올게요."


그렇게 다섯,그렇게 여섯,


"관리자 양반, 너무 무서워하지마, 우리가 도와줄게."

"규정 업무에는 없지만, 수면을 위해서 위로해드리죠."


그렇게 일곱,그렇게 여덟,


"그.나.자.정.고" (그냥 잠이나 잘자라고, 걱정하지 말고,)

"그러니까 푹 주무시는게 좋아요 단테님."


그렇게 아홉, 그렇게 열,


"불면증이 오면 큰일이오, 그리고, 악몽도 이겨내야, 현실도 잘 이겨낼수 있지 않겠소."

"그러니, 부디, 안녕히 주무세요, 단테."


그렇게 열하나, 그렇게 열둘,


모든 수감자들이 단테를 살포시 껴안았고, 단테는 존재할리 없는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잘자, 얘들아.>"


조용히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에필로그 - 그 이후의 이야기-


여기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이들은,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길 바란다.


"<...얘들아..>"


고철이 된 메피스토펠레스, 십자가에 묶인 채로 타오르는 수감자들의 시체, 사람의 기름이 타는 냄새가, 단테의 감각회로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곁에 있어준다면서...절대로...안 꺽인다면서...어디 안간다고..했으면서...다시...돌아온다고...했으면서...>"


단테의 머리였던 시계에 금이 가면서, 그 틈새에서 끊임없이,붉은 눈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으아아아아아....!>"


무엇을 할 수 있으랴, 그저, 무력하기 짝이 없는 자는, 그저, 피눈물밖에는 만들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