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를 모으다보면, 문뜩 드는 생각이 있다.

황금가지를 다 모으면 자신은 어떻게 되는지,

버려질지, 폐기될지, 그대로일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저 황금가지와 공명할 때마다 느껴지는, 억겹의 세월속의 감정,

수없이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은 감정이 내게 흘러들어오면, 

내게 표정이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 가지를 모아 언젠가 나무가 된다면,

나조차 나무가 되어 사라지는 걸까,

아니면 그저 비료로 썩어갈 뿐일까,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못한다.

그저, 내 눈앞에 일렁이는 누구인지 모르는 그대들에게,

언젠가는 만날지도 모르는 이 감정의 주인인 그대에게,

그 애틋한 감정의 대상일지도 모르는 그대에게,

나의 원본일지도 모르는 그대에게,

그리고,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 사라져버릴 그대들에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언젠가, 사라져버릴 나에 대한 추모를 들을 수 있다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