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가 깨어났을 떄는 그저, 공허한 세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수많은 거울들의 파편들 속, 단 하나의 조각, 그것이 지금 여기 대자로 누워있는 단테였다.


누구보다 앞서가고 누구보다 좋은 결과를 도출해냈던 단테였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잃고 만 패배자에 불과한 그였다.


"<....이렇게 끝날거였으면... 그놈들에게 더 잘해줄걸...>"하고, 단테는 중얼거렸다.


그러나 째깍거리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퍼질뿐,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것도 없었다.


점점 자신의 의식이 흐려지는것을 느끼던 단테에게, 어느 하얀가운을 입은 자가 다가왔다.


"너에게 기회를 한번 주겠다, 성공한다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하고 흑발의 사내는 말했다.


그를 의심하던 단테였지만, 지금은 그것말고는 방법이 없었기에, 자신에게 뻗어져 있는 사내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단테의 몸이 점점 흩어지며, 사내는 "한번 너의 동료들을 꺽고, 내 과오가 만들어낸 장소를 어디 한번 꺽어봐"라고 말했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단테의 몸이 완전히 흩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금 단테가 눈을 뜬 곳은, 하늘 높이 우뚝 서있는 나무와 같은 형상의 건물이었다.


본능이었을까, 직감이었을까, 한손에는 장검을, 한손에는 리볼버를 꽉쥔 단테는, 있는 힘껏 도서관의 문을 열었다.


안에서 펼쳐진 공간은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었고, 감탄할 새도 없이, 누군가가 단테를 맞이했다.


"환영합니다, 손님."이라며 누군가가 단테를 반겼지만, 단테는 그를 본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얼굴에 나있는 커다란 흉터, 살짝 창백하다 싶은 피부색에, 소름끼치는 붉은 눈까지, 단테를 맞이한 자는, 붉은 시선이라 불렸던 특색해결사, 베르길리우스였다.


그제서야 그 사내가 말했던 말을 이해한 그였지만, 지체할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이제는 도서관장이 된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고, 도서관의 내부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그곳은, 수많은 유리관과 함께, 그 안에 여러가지 책이 담겨있는 거대한 박물관과 같은 곳이었고, "안녕하신가?" 라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것은, 이제는 벌레팔이 아닌 성냥으로 이루어진 팔을 달고 있는 그레고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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