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종료다."


"홍루군!!! 다음 체스 상대는 이몸일세!"


"우헤헤... 헤헤..."


"오잉? 홍루군의 지능이 갑자기 떨어진 것 같소!"


홍루는 말판을 뒤엎어 체크메이트의 거신병을 소환하려 하고 있었다.


"뭐야 이새끼. 아예 말판을 뒤엎고 놀고 있잖아?"


"유아퇴행의 증상 중 하나로 보이오."


"야, 돈키호테. 아까 저녁에 이새끼 뭐 잘못 먹었냐?"


"그런걸 왜 생각하는지 모르겠군."


"21구는 짬뽕이 유명하다고 하여 짬뽕집에 다같이 들렀지 않았소?"


"확실히.. 영수증을 살펴보면 차돌짬뽕을 시킨 자가 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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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차돌짬뽕은 내가 시켰어. 이새끼가 시킨건 파Δ5..."


"우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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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두 알이 떨어졌소. 앞으로 파오차이의 자만 들려도 각오하시오."


파우스트와 히스클리프는 나란히 대가리가 터졌다.

그때, 옆방에서 료슈와 화투를 치던 이스마엘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히... 히스클리프씨! 괜찮은 거죠?"


"호오? 이스마엘 양은 히스클리프군을 싫어하지 않았소? 어째서 정실 무우-브먼트를..."


이스마엘은 달달 떨고 있는 손가락을 허리춤 뒤로 숨기며 미묘하게 이상의 시선을 피했다. 마치, 숨기고 있는 심정을 갑작스레 찔린 것 처럼.


"...아, 아니예요. 사실... 전 히스클리프 씨를..."


"목소리가 심히 떨리고 있소."


"그건 그렇고, 홍루 씨 물건 던지는 것좀 말려 봐요. 여섯 살 먹은 애새끼마냥 액션빔 거리면서 놀잖아요."

"아까전 얘기는 히스클리프 씨한테 비밀이예요.ㅜ.ㅜ"


"우와~ 크툴루가 나타났다!!"


"잡지에 적혀있던 그 짬뽕집에 다시 찾아가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이다."


"아니, 잡지는 정확하지 않구료."


"그렇다면 무엇이 정확하지?"


이상은 보란듯이 돈키호테의 바지를 벗겨 생식기를 확인한다.


"..."


"알아두시오, 뫼르소군."


"환락은 망상 위에 세울 수 있으나, 행복은 진리 위에만 세워지오."


"결국, 잡지보다는 잠지가 더 진리에 맞닿아 있다는 것이오."


"그리고 홍루군의 지능은... 아마 그건 내 탓일 거요."


"그동안 너무 많은 대가리를 깨 왔소."


그날부터, 이상은 대가리를 깨는 대신 아달린을 먹이는 것으로 전술을 바꾸었다.


여름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