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롭붕이들아


발푸밤이 하루앞이고 나는 다른 가챠겜을 하다가 천장을 쳐서 액땜을 끝냈다. ㅅㅂ ㅅㅂ ㅅㅂ ㅅㅂ ㅅㅂ ㅅㅂ ㅅㅂ






(우울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88459299

(분노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88867480

(탐식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89113423

(나태편)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89437131



슬슬 링크도 많아지네 우울 분노 탐식 나태를 거쳐 이번에 다룰 죄악은 오만이다. 이 글도 어쩌다 보니 오만 질투 두 개 남았다. 이 두개가 제일 쓰기 어렵지만.



암튼 들어가보자







오만 자원을 가진 인격들은 보다시피 집단의 장이거나, 오만한 성향을 가진 애들도 있긴 하다.









반면에 충실한 신도나 사원으로 근무하거나 아예 별 생각이 없는 애들도 있다. 집단의 우두머리라 해도 자기 부하도 자기보다 나은 점이 있을 거라며 존중하는 섕돈도 있다. 오만도 나머지 감정들처럼 우리가 아는 오만이랑은 다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칠죄종에서 오만, 즉 교만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자.






죄악에 서열 나누는 것도 그림 이상하지만 교만은 칠죄종 중에서도 제일 나쁜 죄악으로, 나머지 6개의 칠죄종 및 그 외 여러 죄의 기원이 되는 죄악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모습에 걸맞게






워낙 범위가 넓으니 우선 죄종 스토리를 보며 이 중 뭐가 맞을지 최대한 줄여보자





오만 죄종 스토리에서 언급되는 첫 번째 문단에서는 발명을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행위, 즉 창조에 빗대며 이를 통해 인간이 오만해졌다고 언급한다.


두 번째로는 자기는 구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나머지는 구를 수 있든 없든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첫 번째는 구약 성경에서 특히 문제시삼던 신에게 대들 정도로 교만한 것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예를들면 선악과 먹지말라했는데도 씹고 먹은 그놈이라든가 하나님한테 대들었다가 그대로 쳐맞고 악마된 천사라든가. 기독교에서 창조는 신의 권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위로 드러났으니만큼 인간이 창조를 손에 넣은 걸 신에 대든다고 할 수 있다



덤으로 이 개념은 원래 그리스 철학에서 “휴브리스”라 불리던 것에서 영향받은 걸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의미는 큰 차이가 없다. 근데 그리스 신화는 다신교고 신 각각이 자연의 모습이나 상식 등을 대표했음을 감안하면 “기존 상식이나 자연법칙 등의 절대적인 지식에 대한 반항”도 마찬가지로 의미로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



두 번째는 예수가 활동하던 시절에 바리사이파라고 해서 마찬가지로 교만의 대표로 묘사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모티브로 따온 것 같다. 이들은 원래 헬레니즘 문화로부터 유대교 전통을 지켜오던 율법 교사이자 해석가였으나, 주변 사람들이 자꾸 칭찬해주니까 자기들이 뭐라도 된 줄 알고 자기를 돌아보지 않아 교만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기독교에서 신앙생활을 통해 관심이나 칭찬을 얻으려 하는 것도 교만이라 가르친다고 하더라. 누구 생각나도 말하지 않기



요약하면 자신, 혹은 자신이 믿는 무언가가 옳다고 여기는 마음이 과해 설령 신이나 세상의 상식이 너는 틀렸다고 한다 해도 오히려 신이나 기존 상식에게 대들 정도이며, 또 그런 자신이 잘못되었다 여기지 않는 것이 교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찬가지로 누구 생각나도 말하지 않기



아무래도 오만은 범위가 넓어서 끼워맞추기같은 그림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골자를 만들었으니 다음은 환상체 스토리를 보자







오만 환상체로는 더 께임 오브 데쓰가 있다. 너맞매 말고 본체 이름이 아마 당신은 강해졌나요 였을 것임. 개그스러운 모습의 환상체지만 이놈도 의외로 죄종이랑 키워드가 같다





너맞매를 비롯한 하위 개체들은 무기물이 인간을 닮은 형상을 했다는 점에서 골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골렘을 만드는 기술은 본래 유대교에서 신의 창조를 모방한 신비로운 주술이라고 한다.



이후 기독교에 이 골렘의 이미지가 전파되면서 신의 창조를 흉내내는 건 악마의 마법이라며 금기로 여겼다. 인간을 닮은 하위 개체를 만드는 공장을 골렘을 만드는 것에 빗대 이를 오만으로 칭한 것 같다.



또 공장 정지 선택지도 수감자가 뭐라 대답하든 간에 결국 자기를 바꿀 생각 없이 멈춰버린다는 점도 있다. 둘 다 위에서 살핀 오만의 키워드와 같다. 이리 보면 2장도 개그 분위기에 묻힌 게 참 많다.



다음은 인격 스토리들을 보자






오만을 가진 인격들도 상기한 두 면모를 갖고 있다. 쥐파우와 동상은 각자 도시에서 당연한 기술이자 상식인 의체, 그리고 특이점 기술을 상대로 적대적인 면모를 보이며 자신이 틀렸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N로쟈도 언뜻 보기에는 충실한 신도 그 자체같지만, 인격 스토리에서 이러한 오만의 면모가 드러나있다. 바로 자기 고향의 마을 사람들을 자기가 심판하겠다고 나선 건데, 기독교에서 심판은 언제나 신이 직접 명령해서 내려야만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쥐는 자 파우스트가 허락해줬으니 망정이지 원래대로라면 자기가 심판하겠다고 나서는 행위 자체가 불경죄가 되는 셈. 이단심문관식 논리로 따져도 쥐어져 있어야 할 망치가 멋대로 사람을 패고 다니는 꼴이니 교리상으로 좋을 리가 없다





섕돈의 경우 앞의 셋보다는 긍정적으로 묘사되지만, 이쪽도 마찬가지로 도시에 “정의의 해결사”따위 없다는 건 알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의의 해결사를 꿈꾸는 마음을 잃고 포기하지 않았다. 셋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긴 하지만 모두들 세상의 절대적 가치를 부정하고 있는 셈



딱히 앞의 애들이 아니라고 해도 오만 자원 가진 애들은 마찬가지로 오만의 면모가 조금씩 있다.







W료슈는 그나마 가치관이 보통 사람이랑 달라서 자기가 옳다고 여기는 타입이고 딱히 주변에 해를 끼치고 있진 않으니 마냥 나쁘다고는 하기 힘들지만, 장로쟈의 경우 자기가 잘 하는거 하겠답시고 사원들이 뭐라 하는데도 생까고 외근을 나가버린다. 둘 모두 업무라는 외부 압력을 부정하며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려 하는 셈.



K루는 바로 앞에 한 나태 편에서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생각하지 않는 면모가 나태로 표기된 거라고 했었는데, 마찬가지로 오만도 이 지경이 되어서도 자신, 그리고 할머니의 행동에 대해 생각을 굽히지 않은 모습을 오만으로 지칭한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오만이 갖는 이미지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마음이 과하여 절대적인 진리나 척도에 반항하려 함”, 범위를 넓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함에도 자신이 틀렸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의 사상을 강요함” 정도가 되겠다. 이번에도 한 단어로 줄이면 “독선”이 어울릴듯



이러한 면모가 가장 잘 들어맞는 수감자가 바로





뫼르소가 되겠다. 특히 원작 <이방인>의 뫼르소



뫼르소는 사람을 “햇볓이 눈부셔서” 죽였다고 증언하는 터무니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건 주로 잘 알려져 있고 롭붕이들도 다 알 것



그러나 그 뒤에, 나중에 교도소의 부속 신부가 뫼르소에게 찾아와 신께 죄를 고하고 구원받으라고 한 말에





이렇게 쏘아붙이며 분노한다. 뫼르소는 기존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보다 더 스스로의 가치관에 떳떳하며, 기존의 모든 가치관을 부정하고 자신은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실존만이 진짜라고 답한다. 이는 실존주의에 있어서는 꽤나 큰 가치를 가진 발언이지만,



상기한 죄악의 면모, “자신이 옳다고 믿는 마음이 과하여 절대적인 진리나 척도에 반항하려 함”, “자신이 틀렸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의 사상을 강요함”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신이 정해주신 절대적 가치를 부정하고 스스로의 가치가 그와 동등하게 옳다고 외치는 꼴이니.



자신의 이상성을 전혀 숨기지 않은 뫼르소의 행동은 분명 의미있는 행동이지만, 그것을 “옳다”라고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그것은 다른 관점에서 볼 때 죄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뇌피셜을 덧붙이자면 림버스에서 타인의 사슬이 오만 에고인데도 오만 자원을 하나도 안 먹는 것이 이거랑 연관이 있을 것 같다. 그 스스로는 오만할 생각이 없었으나 저도 모르게 오만의 죄를 저지른 것.




3줄요약


1. 칠죄종에서 교만은 다른 6가지 죄를 비롯한 여러 죄의 근원이며, 그에 맞게 뜻이 여럿 있다.

2. 림버스에서는 이것들 중 특히 “신, 즉 절대적 가치에 대한 도전”과 “자신이 옳다고 여겨 자신을 돌아보지 않음”을 주 요소로 삼았다.

3. 즉 림버스에서 오만의 의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마음이 과하여 절대적인 진리나 척도에 반항하려 함”, 범위를 넓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함에도 자신이 틀렸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의 사상을 강요함” 정도가 되겠다



야밤에 글 읽어줘서 감사

오만의 경우에는 찾기보다 추리기가 더 까다로웠던 거 같다. 질투는 반대로 죄종도 없어서 키워드도 없는데 공통점을 찾아야 하네 어쩐다



그리고 색욕은 따로 글 쓸지말지 투표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