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림버스 컴퍼니의 일상 시리즈


1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113659

2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146553

3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227043

4일차: https://arca.live/b/lobotomycoperation/98283628






지난 이야기.


돈키호테의 활약으로 료슈와 그레고르는 장초 여러 개비를 손에 넣게 된다.




(5일차)



으...


벌레 양반, 비켜봐. 지나가기 힘들잖아.


이제 완전히 장애물 취급이네요.


정말 애물단지 신세군. 고작 금단증세 따위에 휘둘리다니, 한때 군인이었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나?


좀 봐줘, 오티스...

군인정신은 전쟁 끝나고 엿 바꿔먹은지 오래야...


(커어어)


료슈 씨도 코를 골 수 있었군요...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장애의 일종이다. 

금연으로 인해 호흡기에 변화가 일어나 몸이 적응해가는 중으로 보인다.


<료슈가 코를 곤다니, 이미지랑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료슈라면 뭔들 못할까 싶기도 하네.>


그대에게 료슈 양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박혀있는지 궁금하구료, 단테.


<글쎄, 자유로운 영혼?>


이해했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료슈, 우린 지금 큰 문제에 봉착했지.


그래, 벌. 털.


장초를 구한 건 좋지만... 필 짬이 전혀 안 나네.

그동안은 그냥 버스에서 대놓고 피웠고, 싸울 때 아니면 특별히 밖에 나갈 일도 없으니까...

베르길리우스도, 다른 수감자들도 모르게 담배를 피는 게 쉽지 않네...


어이, 벌. 털.

내게 좋은 생각이 있다.


오, 뭔데? 료슈.


우선... 단테의 뒷자리를 확보한다.

그리고 거기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는 거지.


그게 왜 좋은 방법인데?


베.길 에게 걸릴 것 같으면, 담배를 단테 머리에 붙은 불에 던져 넣는다.

증거 인멸. 푸흡.


...내가 진짜 금단이 심하게 오긴 했나보다.

잠깐이나마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네.

차라리, 산책 다녀오겠다는 핑계라도 대보자. 어때?


(끄덕)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늘은 그래도 한가하네.>

<버스를 세워놓고 쉴 시간도 있고.>


음, 휴식할 시간이 있다는 건 분명 좋구료.


어, 어이쿠야...


응? 그렉, 어디 가려고?


...


아니, 그냥...


산책.


어라, 꼬맹이. 저거 뭐 줄인 말 아니야?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산책을 가시려나 봐요.


산책을 간다고? 여태 그런 거 간 적 없잖아, 료슈.


계속 앉아있었더니 좀. 쑤.


금단증세는 니코틴 패치와 같은 항정신성 물질이 아니라 산책과 같은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이 적합하다.


아아, 그래서 그렉도 같이 일어난 거야?


으응, 뭐 그렇지.


아아, 신기하네요~ 산책이 금단증세를 완화시켜주는군요?

산책은 참 좋죠. 저도 예전에 저택 주위를 한 번쯤 산책하고 싶었어요.


얼씨구, 도련님은 집이 산책으로 안 끝날 만큼 너무 크셨나?


음~


...뭐야, 왜 대답을 안 해. 진짜였냐?


저도 갈까요? 산책.




어, 홍루? 그냥 쉬고 있어. 피곤하지 않아?


저도 산책을 나가고 싶은 걸요? 잠깐의 여유동안 즐기는 산책이라...

분명 즐거울 거예요.

이 근처는 뒷골목이 아니니까, 위험하지도 않을 거고요.




료슈, 무슨 생각 하는지 아는데 참아...

그, 그래. 홍루. 산책 좋지. 지금 나갈까?


또 같이 가실 분 있나요?

...

없으면 다녀올게요~ 자, 출발할까요? 셋이서?


...


제발 참아줘, 료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 료슈. 이렇게 하자고.

담배 한 대 피우려면 오 분이면 되지? 적당히 태우면 오 분도 안 걸리잖아.


(끄덕)


내가 처음을 양보할게. 나랑 홍루는 앞서가서 걸을 테니까, 넌 우리한테서 떨어져서 뒤에서 걸어.

내가 5분 동안 홍루랑 토크하면서 시선을 끌 테니까, 넌 적당히 연기를 흩어 놓으면서 담배를 피면 되는 거야.

조금 번잡스럽긴 해도 이 방법밖에 없어.


호오.

5분을 확보할 수 있겠나?


5분 정도라면 뒤돌아보지 못하게 할 수 있겠지...

그럼 시작한다.


호, 홍루! 우리 좀 빨리 걸을까?


빨리 걷는 건 좋지만... 료슈 씨가 혼자 처지게 되는 걸요?


료슈는 신경 안 써도 돼. 알잖아? 마이웨이인 거.


그래도 같이 나왔는데... 혼자 걷게 두고 싶지는 않네요.




홍루... 이대로 계속 가다간 네 목숨이...


네? 목숨이요?


아니, 미안. 잘못 말했어.

어, 저게 뭐지? 홍루, 저 앞에 뭐가 있는데!


어라, 그런가요?


우리 저거 쫓아가볼까?


뛰려고 나온 건 아니라서요~






어라, 료슈 씨의 표정이 좋지 않네요?

저희만 앞서가서 그런가봐요. 나란히 걷는 게 어때요?


...홍루, 다음 전투에서 등에 칼 안 맞게 조심해...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고마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건... 안되겠어, 료슈.

오늘 업무 종료 시간이 되고 개인실에서나 펴야겠는데.


...


나도 알아. 아, 식후땡 하고 싶다...

나른한 오후에 졸기 전에 한대 딱 피고 싶다...

미치겠네. 다리는 또 왜 이렇게 떨리는 거야.


업, 종을 기다리지.


응, 기다려보자.

그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리 왔어... 어, 뭐야.


미, 미안하오 그대들...


...?


장초를 구했다는 걸 들키고 말았소...




어, 어쩌다가...


<말해두겠는데... 이건 돈키호테 탓이 아니었어.>

<어제부터 알고 있었대. 너희의 손에 장초를 줍던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과연... 특색 해결사 붉은시선을 속일 수는... 없나 보오...


그, 그래서? 길잡이 양반이 뭐라고 했어?


<버스 뒤편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가봐...>


면담을 받게 될 것이오... 부디 잘 버텨야 하오, 그대들...!


...후, 료슈.

나가자.


(끄덕)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레고르, 료슈...

조금 전의 산책에선 조금 놀랐다. 한 대 정도는 필 거라 생각하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둘 다 한 대도 피지 않을 줄이야.


현장을 잡지 못했으니,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확보한 장초는... 내줘야겠어.


...크흡.


...

(주섬주섬)


<...안됐다. 되게 기뻐 보였는데.>

<그런데 신기하네. 분명 산책하는 척 담배 피다가 딱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게요~


<그런데... 홍루.>


네, 단테님?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그레고르랑 료슈가 담배 피는 걸 들키지 않았으면 해서, 일부러 산책을 따라간 거였어?>


음~


<...>


(방긋방긋)


<대답 안 하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제 두편남았다...!

개념글 달면 6일차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