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CBgthHzckc



넌 잘 지내고 있을까?




네가 떠난 연심은 텅 비었어.


너와 나 사이의 찣겨진 세계처럼, 얇고 반짝이는 실금을 늘어놓을 뿐.


간혹 네가 사무치게 그리운 날엔


거울에 맺힌 너의 부재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려


붉은 꽃물로 손끝을 물들였어.





사람은 누구나 결핍의 치유를 갈망하지.


네 천재성에 눈이 먼 누군가는 자신의 박탈(剝奪)을 외면했고


불타버린 과거를 쫓던 누군가는 잔향(殘香)없이 시들었네.


나라고 다를 것 있을까.


날갯짓을 멈춘 나는 연심 너머 너를 동경했어.


나의 결핍을 채워주는 너와의 시간이 영원하기를 빌다


지나간 봄을 돌아보듯 깨달은 거야.


나는, 걸쇠였다는 것을.


네가 나를 걸어 잠그고 내가 나를 걸어 잠그며


색도 온기도 흙도 없는 차디찬 방에 너를 묶어 놓았구나.





... 넌 지금 날고 있을까?


모든 것에 음영이 있듯, 자유도 편치 만은 않아.


절벽 아래의 공포심에 다신 고개를 들지 못할 수도 있고


발끝에 느껴지는 흙이 퍽 포근하여 날갯짓을 포기할 일도 생길 거야.


바람 하나를 제칠 때마다 더 큰 폭풍이 너를 흔들 것이고


어느 날에 어린 이고는 반드시 절망하겠지.


그것이 만물유전(萬物流轉)의 법칙(法則)이라 해도


... 너 만은 불변(不變)이란 변칙(變則)이 되었으면 해.


추락이 필연이래도


네 이상(理想)을 향한 날갯짓이 멈추지 않길.




나를 닮았음에도 나와 반대(反對)되는


왼손잡이인 나의 상(像).


거울 밖으로 날아오른 너를 그리워하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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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에 글쓰는건 처음이라서, 예전 롭갤 4장대회할때 올렸던 글을 가져와봤어.


상이가 이상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형식으로 쓴 글인데, 나름 다들 좋게 잘 봐줘서 3등했던 거 같아.


글쓰는거 좋아하고, 작가가 꿈이긴 한데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다.


폐인처럼 일하다가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게임도 다 끊고 카페 일하면서 살고 있는데, 유일하게 하는 겜이 림버스임.


인생 힘들때마다 가끔 글쓰러 올테니 잘 봐줘


+) 여기 글꼴 어케바꾸냐? 복붙했더니 궁서체에서 벗어나질 못하겠네

++) 겜한분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