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빌어먹을 라제니스"


눈이 풀린 채로 걷던 은발머리의 남자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이러는지 조차 생각 할 수 없었다. 그저 공허함을, 허무함을 달래기 위해서 계속 움직이고 있었을 뿐


'대체 여기는 어디지?'


그가 되뇌어 보지만 답은 없었다.


그제서야 발끝만 보이던 시야를 위로 들었다.

시야를 올린 그에게 보이는 것은 자그마한 마을이었다.

한적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지금까지 그의 삶과는 대조되어 보이는 듯한 마을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 곳에 터를 잡아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는다.


"어이! 못 보던 사람인데 누구야!"


마을 청년으로 보이는 사내가 손에 몽둥이를 든 채로 처음 보는 사람을 보고 경계하듯 소리친다.


"실례하겠습니다. 용병이었는데 내상을 입어 요양할 곳을 찾던 중이었습니다."


카단은 압도적인 나이차, 무력차에도 불구하고 마을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듯한 느낌을 팍팍 내며 저자세로 들어갔다.


"촌장님? 어떻게 할까요?"


그에게 위축되어 있던 청년이지만 자신에게 저자세로 나오자 안심했다.

하지만 경계는 풀지 않은 채로 물었다.


"우리 마을은 당신 같은 자를 막을 능력이 안된다네, 부디 원하는 것을 찾고, 우리 마을이 조용하기를 바랄 뿐이라네."


촌장이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고맙소, 섬 끝에 숲에 머물러도 되겠나?"


"안될 것 없지"


그는 곧 바로 숲 쪽으로 걸어갔다.


'터벅 터벅'


그가 숲으로 가는 동안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고 숲으로 계속 들어간다.


그가 자리를 잡고 짐을 내려놓은 뒤 잠시 주저앉자 수풀 속의 나무 뒤의 그림자는 잠시 갸웃거리더니 앞으로 나온다.


"아저씨"


"..."


불러보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저씨?"


"..."


못들었나하고 다시 불러보지만 같은 반응이다.


"아저씨!!!"


그래서 소리치듯 크게 불렀다.


그제서야 바닥을 보던 그의 시선이 위를 향한다.

소녀였다.

그에게 상처를 준, 그에게 처음으로 배신감을 느끼게한, 그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한 종족과는 다른 종족

인간. 인간의 소녀다. 인간은 타 종족처럼 오래 살지 못한다. 그래서 보통은 보이는 모습이 실제 나이와 큰 차이가 없다. 그년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렇다면 안심해도 되겠지.


"왜 그러지?"


카단이 무감정한 목소리로 묻는다.


"아저씨는 뭐하다가 오셨어요?"


소녀가 몹시 궁금하다는 투로 갸우뚱거리며 묻는다.


"용병"


"우와아, 용병이면 여기저기 많이 보셨겠네요??? 바깥엔 뭐가 있나요?? 저는 아직 한번도 이 섬을 나가본 적이 없어서 바깥이 궁금해요."


소녀는 신기함 반, 놀람 반으로 그에게 묻는다.


"바깥이라... 세상에는 말하는 큐브, 너보다 작은 인간, 엄청나게 큰 성, 눈이 멈추지 않는 대륙 그리고 거짓말쟁이 천사 같은 것 들이 있다."


"정말요? 저도 나중에는 꼭 나가보고 싶어요!"


피식


남자의 웃음 소리가 들리며 소녀에게도 어느정도 친밀감이 붙은 듯 그가 후드를 벗으며 말했다.


"그딴 것들 보다는 이곳의 평화로운 전경이 더 낫다."


"힝! 아저씨는 다 봤으니까 그런 말을 하는거죠! 저도 제가 보고 나서 생각 할래요!"


소녀는 삐진듯 발을 돌려 숲을 빠져나간다.


소녀가 사라진 숲에는 다시 적막만이 맴돈다.


'매력적인 여성이였어.'


'아저씨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몰랐는데, 엄청 잘생겼잖아! 아이, 부끄러!'


사실 그는 오랫동안 남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사실이 있는데 그는 어린 아이가 아니면 대화에 있어 혐오감을 느끼는 중이다. 긴 시간 마주하여, 신뢰가 생긴다면 모를까 그 전에는 꼭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대화하지 않는다.


"일단 집부터 지어보지"


그가 혼잣말을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슥-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나무들이 잘려나간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집을 지어내곤 문에 자그마한 균열을 내두었다.


다음날 소녀가 다시 그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자그마한 오두막이 지어져있었다.


"아저씨!"


"..."


소녀가 크게 불렀지만 대답은 없다.


"아저씨? 하루만에 집을 이렇게 지어놓고 나가신건가?"


소녀는 괜히 문 앞에서 서성였다.


"주인 허락도 없이 집에 들어가면 엄마가 안된다고 했는데..."


소녀는 고민되는지 한참을 문 앞에서 혼잣말을 하며 문고리에 손을 얹었다, 뗏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던 찰나, 소녀의 눈에 문에 난 균열이 보였다.

소녀가 균열에 눈을 가져다대자 간신히 집 안 내부가 보였다. 

집 안을 들여다보자 소녀의 시야에는 침대에 누워있는 카단이 보였다. 

옷을 걸치지 않은 채로, 잠을 자고 있는 카단의 모습을.

소녀는 무엇에 홀린듯 한참을 그를 바라보았다.


"흐읏..."


소녀의 볼이 빨개진다.

그러던 중 그의 X지에 힘이 들어가며, 커지기 시작한다.


소녀의 눈이 커지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허벅지를 비비다가 얼굴이 빨개진 채로 도망간다.

그는 소녀가 사라지자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더니 무릎을 꿇는다.

그리곤 바닥에 젖어있는 흙을 향해 코를 가져다댄다.


"흐으으음~"


이번엔 확실하다.


"후욱, 후욱"


아침에 일어난 그는 집 앞으로 나와 단련을 시작했다. 어느덧 상의는 벗어던진 채 땀으로 범벅이 되어서도 그는 자신을 단련했다.

그러던 점심 때가 넘어 소녀가 그를 찾아왔다.


"아저씨!"


"이 먼곳까지 무슨 일이냐"


그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아저씨랑 놀러 왔죠!"


그녀가 당당하게 말했다.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제 이름은 신X에요"


"나히X르"


"이름 되게 신기하네요."


"아저씨는 몇살이에요? 전 XX살인데"


"먹을 만큼"


.

.

.


이후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X디는 나X니르를 만나러왔다


"신X, 아저씨랑 비밀 친구 할래..?"


이후 메챠쿠챠 숨바꼭질 했다.

.

.

.

.

.


"모험가, 그 빗치년 때문에 내 보금자리를 망치다니... 

빗치년에게 전해라. 적절한 때가 되면 찾아가겠다고."








메챠쿠챠 열심히 쓰려다가 양심의 삼각형이 쿡쿡 찔러서 못쓰겠음;

아무튼 신디랑 나히니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