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2년 월드컵때도 축구 좆까셈 야구 볼꺼임 하고 야구 보던 빠따충이라

솔직히 국내축구든 해외축구든 관심 없음



근데 우리 어머니는 해외축구 매우 좋아하심

첼시, 무리뉴, 호날두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해외축구를 상징하는 3가지임

여기에 몇개 더 추가하라면 람파드라거나 드록바 같은 선수들도 있겠지만.. 얘네들은 걍 첼시 주축 선수들이라 좋아했던거같기도?



엄마가 전화해서 갑자기 엉엉 우시길래 깜짝 놀라서 뭔 일이냐고 했더니

무리뉴가 첼시 감독 그만 둔대.... 하셨을 정도로 진짜 애처럼 좋아하심


가끔 새벽에 축구보다가 소리 질러서 자다가 깨기도 했지만... 아무튼 자식 다 길러놓고

이혼까지 한 판에 그렇게 좋아하는거에 열정을 가지시는거, 난 정말 좋았음


그래서 나는 해축은 관심도 없지만 엄마한테 첼스라이팅, 호스라이팅 오지게 당해서

관심 없는거랑 별개로 꽤 호감을 가지고 있었음


인터넷 같은데서 메호대전 일어나면 그래도 축구는 호지 ㅋㅋㅋ 라고 생각했었을 정도



그리고 그게 무너진건, 아마 대부분의 국내 팬들 민심이 돌아섰을 "그 사건" 때


엄마랑 동생이랑 나 우리 가족 다 같이 티켓팅 열심히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진짜 어머니 그렇게 실망하고 기죽어 계시는걸 내가 본적이 없었음


내가 군대 가기 전날보다 더 기죽어 계시더라

그래서 진짜 그때 월급 존나 털어서, 불법이긴 하지만 암표 구해서 어머니랑 동생 다녀오라고 표 선물해드림


진짜 그렇게 어린애처럼 좋아하시는 어머니 모습 본거 진짜 오랫만이였음

나 대학 붙었을때, 전역했을때, 첫 취업 성공했을때보다 더 좋아하시더라


소풍 가는 초등학생처럼 그렇게 설레고 기다리셨었는데, 결과는 ㅅㅂ..




그 와중에도 아직도 팬을 자처하시면서, 카톡 프사에 수시로 호날두 사진 올라오고

호날두 지금처럼 욕 먹고 있어도 그걸 선수로써 욕심이 많아서 그런거야.. 라면서 애써 실드치시면서

우리 아들이 제일 잘생겼어~ 하면서 애매하게 웃으실때랑 비슷한 미소를 짓는 엄마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묘하더라



그래서 이제 날두 개싫음 꺼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