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어김없이 출퇴근을 알리는 소리.

‘문이 열립니다.’

언제나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곳이지만 어떤 하루가 시작되고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한 치 앞을 가릴 수 없는 소리인것같다.

나는 매일 9시 이 앞에 서성이며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하루 아침을 애써 활기차게 시작하고 싶어 신나고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장르의 노래만 골라 틀곤 한다.

노래 하나만 있으면 내가 있는 곳은 무대가 될 수 있고 여러사람들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것을 보여주며 무대에 막을 내리고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그때 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열과 성을 다해 나에게 소리치고 응원하였다.

난 그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었지만 그리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사회적 약속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아침마다 가는 운동이 아닌 ‘그’ 것 에 서있다.

눈치를 봐야하고 모두가 똑같은 눈빛과 시간을 가지며 모두 고개숙여 묵념할 뿐이다.

‘그’것 이 모든 사람들을 집어 삼켜 넘겨버리기 전까진 모두 정숙을 지키고 조신해야한다.

주체 할 수 없는 이 흥을 억누르며… 아니다 어쩌면 그때부터 였을것같다.

집에 돌아와 내 옷들을 스타일러에 넣어 돌리며 내일 하루도 깔끔하게 출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되고 사회적인 억압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관리를 해야된다고 하면 진부한 변명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저 나를위해 관리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닭가슴살과 여러종류의 야채를 준비해 식탁에 앉아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있다.

“아니 베인아~ 아니 뽀뽀야~~”

(피식)

헛웃음이 나온다.

나: “얘는 말투가 왜이러냐 개웃기네 (웃음)”

허탈한 웃음을 뱉으며 꾸역꾸역 살기 위해 음식을 입으로 집어넣는 행위를 반복한다.

나: “내일도 출근이구나… 지겹다… (한숨)”

난 음식을 내려다보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 후 의자에 몸을 맡겨 뒤로 몸을 꺾으며 눈을 감았다.

몇분이 지났을까 등이 점점 저려오며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다시 눈을 뜨고 텅 빈 방을 훌터보며 사진 한장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만 푹푹 내려꺾으며 인사를 하였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며 억지로 잠에 들기 위에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아보았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오른쪽 탁상에 있는 전자담배를 가져와 한 모금, 두 모금 씩 하다 어김없이 나오는 한숨이 멈추지 않고 하염없이 나온다.

한숨이라는 것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것 같다 그저 나오게 되버리고 상황에 맞지 않지만 나오는것이 결국 모든 결정권을 내다주는 상황 아니한가.

그렇게 하루를 또 허송세월하게 내다 버린것이다.

한숨이라는 것에 내 주도권을 줘버린것이지 암…

‘문이 열립니다.’

한명 한명 자초해 잡아먹히기 위해 ‘그’것의 입에 몸을 우겨 넣는다.

나: (속마음으로)”오늘은 앉아서 갈 수 있겠다”

나는 곧바로 자리를 잡아 편하게 삼킬 수 있게 앉아 한숨을 내뱉었다.

고개를 아래로 꺾어 묵념하여 오늘도 어김없이 억지로 텐션을 올리기 위해 신나는 노래를 고르고 있었다.

이러다 노래 제목과 가수, 가사까지 다 외워버릴 것 같다.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는 상황에 내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다름 아닌 백발의 노인이였다.

이 노인은 내 앞에서 서성이며 눈치것 자리를 비켜 편히 가길 원하는 모습이였지만 나도 너무나도 아픈 하루였기에 비켜줄 마음이 없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리따운 여인이 자리를 비키며 말했다.

여자: “할아버지 여기 앉아서 편하게 가세요 (눈웃음)”

저년봐라? 영업용 눈웃음으로 서로간의 경계를 풀고 환심을 살 의도인 셈인가?

아니지 환심이 아니라 몸에 찌들어 베겨 나오는 안쓰러운 광경이지 아니한가!

그렇게 난 곁눈질로 그 여인을 바라보았지만 어찌나 아름다운가…

그녀의 눈웃음은 사회에 찌들어 성욕한번 제대로 못풀어본 나에게는 가슴뛰게 하는것이지 아니한가…

하지만 그저 지나치는 사람일 테고 나에게는 그거 잠시 기억에 남는 아리따운 여인일테니 마음먹고 꼬신다면 언제나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만……

다음을 기약하며 참아야 하느니라!

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난 어느새 고개를 세우며 묵념따윈 버린체 그녀를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을 쳐다봤을까 그녀는 불편함을 내색하기 시작하였다.

여자: “혹시… 저 아시나요?”

나: “네..? 네? 아니요 아니요 왜요?”

여자: “자꾸 쳐다보시길래… 혹시 저를 아시는가 싶어서 물어봤어요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릴게요(눈웃음)”

아 어찌 이리 심성도 아름다운가…

누가봐도 불편하게 느꼈을텐데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저 심성에 감동했다.

나: “아하하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죄송하죠 갑자기 불쑥 뚫어져라 쳐다본건 전데 아유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여자: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가 말을 너무 기분나쁘게 한 것 같아 사과드린거에요 그쪽 잘못 없으세요 진짜 괜찮아요 제가 죄송하죠!”

나: “하하 말씀중에 정말 죄송한데 혹시 여기 근처에서 일하시나요?”

여자: “네? 아니에요 몇 정거장 더 지나야되요 근데… 그건 왜 물어보시는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나: “아아 여기 근처에 엔터테인먼트랑 아는 소속사가 몇 곳 있는데 그쪽에서 일 하시나 싶었어요 너무 예쁘시길래”

여자: (얼굴을 붉히며)”네? 아니에요 말씀 감사합니다”

좋았어! 내 훌륭한 멘트에 벌써 어느정도 긴장감을 없애고 대화만 이어가면 된다 이거야!

나: “하하하 제가 괜한 말을 했네요 어 얼굴 붉어지셨네요”

여자: “아! 죄송해요”

그녀는 뒤돌아 손을 부채 삼아 얼굴에 바람을 이르키고 있었다.

어찌 이리 귀여울수가 있을까 나는 그 모습에 한번 더 반해버렸다.

여자: “죄송해요 제가 경우없이 했네요.”

나: “전혀 아닙니다 경우는 제가 없었네요 소개가 늦었네요 김XX이라고 합니다 편하게 김대리- 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여기 제 명합입니다.” (명함을 내밀며)

박사원: “아! 반가워요 김XX씨 전 박XX이라고 합니다 편하게 박사원 이라고 불러주세요 (웃음) 여기 명함이요!” (명함을 내밀며)

서로 명함을 교환하고 난 눈치것 그녀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팔을 걷으며 기대어 대화를 이어갔다.

나: “박사원님은 어쩌다 여기로 오게 되셨나요? 뭐 회사 때문이겠네요”

박사원: “네 맞아요 원래는 다른지역에 살고 있었는데 꿈에 그리는 회사? 라고 해야될까 (웃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왔다가 그 목표를 이룬 샘이죠”

나: “이야 대단하시네요 저도 여기 두번 떨어지고 지금 여기서 일하고 있지만요… 뭐 그래도 화이팅 하자 이거에요 (웃음)”

박사원: (웃으며)”그래도 김대리님도 되게 좋은 곳으로 가셨는데요? 전 운이 좋았던 케이스라..”

나: “아아 그럼 내가 운이 않좋다아 이건가? (웃음)”

박사원: (다시금 얼굴을 붉히며)”아아 아니에요! (웃음)”

당황을 금치 못하고 다 들어내는 그녀를 바라보며 난 그저 미소가 번졌다.

아니 어쩌면 그녀를 본 순간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역은 XX, XX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나: “저 이번역에서 내립니다 또 다음에 만나요”

박사원: “아 저는 다음역에서 내려서 (웃음) 내일 또 볼텐데 여기서 또 만나요 오늘 대화 너무 즐거웠어요”

‘문이 닫힙니다.’

나는 계단을 올라가며 잠시 생각을하였다.

왜 다음역에서 내린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였을까 또 다시 만나자고 했던것일까 그저 재미? 아님 단순 호감? 내가 너무 빨리 다가가는것인가? 김칫국 제대로 마셨나? 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섰다.

‘아니 불멸의 이순신! 이게 왜 이제 돌아…’

나: “불멸의 이순신이래 (웃음)”

오늘도 어김없이 살기위해 음식을 입에 집어넣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째서인가 오늘은 다른 음식이 먹고 싶었다.

나: “라면이나 먹을까? 아니다 그래도 내일 혹시 몰라”

나는 그녀를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더욱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참기로 하였다.

한숨을 내쉬며 어김없이 고개를 아래로 꺾고 의자에 몸을 맡기고 등과 목을 꺾었다.

한참이 지났지만 아무생각도 안들던 내 머리속에는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향기. 그녀의 입술, 그녀의 눈, 그녀의 귀. 그녀의 목에 있는 점까지 전부 생생했다.

무언가 내 마음속에 꿈틀거리며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결코 순간의 호감이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아마 부모님들이 가장 어렵다고 하였던 숙제.

‘사랑’

나는 오늘 하루 많은 일과 힘들었지만 어째서인가 억지로 잠들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끄는게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잠에 들 수 있을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몸은 가벼웠지만 더욱 잠에 들지 못하였다.

내일 그녀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아님 어떻게 해야 그 눈웃음을 볼 수 있을지 너무나도 기대되고 욕심이 났다.

그렇게 눈을 감고 생각을 하다보니.

‘문이 열립니다’

어김없이 ‘그’것에 몸을 우겨넣고있었다.

나: (마음속으로) “여기가 맞나 기억이 잘 안나네”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그녀를 마주치기를 기대하고있었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 (마음속으로) “하아… 역시 허탕인가…”

그 순간 그녀가 날 불렀다.

박사원: “김대리님! 여기에요!”

내 아랫쪽에서 소리가 나 내려다 보니 그녀가 앉아 올려다 보며 눈웃음을 띄고 있었다.

어찌나 설레던지… 그자리에서 난 얼굴이 붉어졌다.

박사원: “어 이번에는 김대리님이 얼굴 붉어졌다 어디 아파요?”

나는 그녀의 첫번째 만남을 똑같이 따라하였다.

뒤돌아 손으로 부채질을 하였다.

나: “아니에요 아니에요!”

박사원: “그게 뭐야 (웃음)”

나: “언제 여기에 있으셨데요 깜짝 놀랬잖아요 (웃음)”

박사원: “그냥 오늘은 앉아서 갈 수 있으려나 하고 타니까 자리가 있더라구요”

나: “부럽네요 저도 앉아서 가는건 한두번 뿐이라…”

박사원: (자리에서 일어나며)“아 그래요? 그럼 여기 앉으실래요?”

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전 일어서서 가는것도 좋아해서 그리고 뭐 워낙 오래 서있는 일을 많이해서 괜찮습니다”

박사원: “네? 회사원이 뭐 일어서있는 일을 하나?”

순수한 질문을 내던지고 청아한 눈으로 아이컨텍을 하였다.

나: “아 사실 제가 전에는 가수를 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어서서 자주 노래부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말이 나왔네요 (웃음)”

박사원: “아 진짜요? 가수셨구나 어쩐지 되게 목소리가 좋으시다 했어요 노래 되게 잘부르시겠네요 (웃음)”

나: “그쵸? 가수였으니까? (웃음) 뭐 박사원씨도 목소리가 되게 맑으신데 한가닥 하시겠네요”

박사원: “에이 아니에요 세가닥 하죠 (웃음)”

유치한 말장난이지만 그것 마저 나에게는 피로를 녹여주는 말이였다.

나와 그녀는 지루한 출퇴근 길을 밝혀주는 호롱불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받곤 하였다.

그렇게 그녀와 함께 출퇴근을 하다보니 어느순간 부터 집에 돌와서도 전혀 힘들지 않았고 하루하루가 기대가 되었다.

그녀와 함께 눈을 마주보고 대화하는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안식처가 된것같다고 느꼈다.

어쩌면 그녀 덕분에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생겼던것 같다.

아니다 그녀 덕분에 내가 버틸 수 있게 되었다고 믿는다.

‘문이 열립니다.’

그녀와 나는 어느 순간부터 같이 붙어 이야기를 이어가고 휴일에는 약속을 잡아 서로 알고있는 맛집을 공유하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 아무 대화나 하고 정말 행복하고 불안없고 괴롭지 않는 삶을 서로에게 선물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그녀와 나는 어느순간부터 서로의 집이 아지트가 되었다.

서로의 요리를 공유하고

서로의 집에 칫솔이 두개가 되고

서로의 살결이 닿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듯

서로의 입술이 닿으며 하나가 되고

서로의 혀는 겁을 먹은듯 경직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맛을 보기 시작하고

서로의 몸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거쳐

서로 없어서는 안될 사이가 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을 하고

우리는

더이상

서로 가 아닌

하나가 되었다.

난 ‘그’것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만약 너가 없었다면 난 이 생활을 누리지 못하였고 그녀를 보지 못하였을 테니

난 ‘그’것에게 고개숙여 묵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그’것에 의지 하지 않게 되었다.

내 마지막 무대가 될 곳은

지하철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옆 지금 이 자리다.

사랑한다

고마웠다

잊지마라

영원히.



















뉴비가 글 한번 써봤습니다.


마지막 대사 '날 울게 하소서' 라는 대사를 넣고 싶었습니다 의미는 우리가 현생에 치이고 지쳐있지만 그저 무뎌지고 반복된 삶을 살아가면서 한번이라도 제대로 울어봤을까 아님 한번이라도 눈물겨운 상황을 느껴보았는가 에 대해 포커싱 해서 넣고 싶었지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이렇게 글로 남겨 봅니다.


이 글을 쓴 의도는 그저 독자분들이 읽으면서 눈살 찌푸리는 것이 아닌 피식 웃거나 미소가 번지길 고대하며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언젠간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