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도 오히려 역정을 내네... 앞으론 절대 안 도와줄거다.


씨, 니가 안 왔어도 괜찮았거든? 내가 알아서 나올 수 있었다고.


그래, 그래. 적국 영토에서 헬기 잔해에 낑겨있다 총 맞는게 괜찮은거구나.


뭐? 넌 나를 뭐로 보는거야?


적국 경헬기 훔쳐놓고 조종하는법 몰라서 국경지대 숲 한가운데 추락시키고, 내 덕에 간신히 잔해에서 빠져나온 주제에 한껏 가오 부리는 소꿉친구로 보고 있지.


...꺼져 그냥. 존나 기네.


아니, 이 방탄조끼는 도대체 어디거냐? 왜 이렇게 구부러져 있는....


아까 총 맞았을때 뭐 꼬였나 보지. 몰라.


....총도 맞았냐? 맞았네?


저 경헬기 탈취하다 소총 한방 맞았지. 대가로 그놈 머리에 구멍을 내줬고.


참, 잘했다.


...근데, 조끼는 왜 벗겨?


뚫렸는지 보려고.


뚫렸으면 니랑 대화 못 하고 있었겠-


뚫렸는데? 니 어깨에 피난다.


....이게 뚫리네?


잠깐만.


어? 꺄,꺄악?! 이젠 옷까지 벗기네? 막 나간다 너?!! 변태야?!


아잇, 시끄러워. 좀 조용히 해봐.


넌 조용히 하개 생겼냐?!


가슴에 맞은건 아닌거 같고...이거 어깨 쪽으로 살짝 비껴맞았네. 조금 기스났다.


...씨, 어쩐지 아까부터 어깨쪽이 축축하더라니....나 이제 옷 입어도 되냐?


잠깐만...지혈은 해야지.


아니, 내 몸에 손까지 대게? 진짜 변태야?


미쳤냐. 헛소리 하지말고 가만히 있어라.


...윽, 살살 눌러.


살살 누르면 피 안 멈춰.


그래도 아프잖아.


그건 내 알 바가 아니고.


...................................


닌 참 이상하다.


내가 뭐?


예전부터 항상....내가 다치면 귀신같이 달려와서 도와줬잖아.


그랬지.


왜 그러는거야? 가만보면 넌 임무보다 내가 우선순위에 있는거 같단 말이지....막이래.


......


아니, 말을 해봐. 닌 항상 불리할때만 입 싹 닫더라.


네가 우선순위에 있는건 아니고. 그냥...그냥 하는거야.


하, 뭐. 너 나 좋아하기라도 하냐? 응? 괜히 얼버무리지 말고-


......


...어? 뭐야, 그 반응? 설마...진짜?


난 아무말도 안 했다.


그...언제부터?


그런건 나중에 물어보고. 걸을수 있냐?


아니, 아니. 대답 해 주기 전까진 절대 안 움직일거야! 안돼! 못 걸어! 도대체 언제부턴데, 응?


...그럼 어쩔수 없지.


으윽...아니, 업는건 반칙이지!


못 걷겠다매?


맞긴 해.


가자. 여기서 딱 북서쪽으로 2km만 더 가면 퇴출지점이 나올거다.


....너, 복귀해서 아까 그거 꼭 대답해라. 알겠지?


그건...생각해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