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언제나 인간일 뿐이지. 


작가를 순애의 신으로 칭송하는 건 그 작가에게 "너는 순애의 신이니까 항상 순애만 그려야 해"라고 자기 혼자서 그렇게 기대하고 바라는 것일 뿐이거든.


근데 작가도 사람이야 사람. 자기가 원하는 걸 그리는 사람. 그리고 사람이니까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그 사람의 자유를 인정할 수 있게 되지. 신으로서 두면 자신이 투영했을 뿐인 신의 행보에서 벗어나는 순간 실망하고 분노하고, 배신 받았다며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데, 사실 애초에 배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그냥 자기가 그렇게 믿었을 뿐. 그래서 동경은 이해에서 제일 먼 감정이라고들 하잖아.


진정한 신앙과 헌신의 대상이라면 순애 그 자체에 대한 믿음이 되겠지. 아무리 세상의 모든 것들이 널 배신하더라도, 참된 사랑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과 그 믿음에 대한 헌신 말이지. 그걸 그리는 작가는 그저 그 가치를 보여줄 뿐인 대리자고. 


물론 토마토나 XX일 후 갸루나 그저 지나가는 것일 뿐이고 다시금 해피엔딩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그냥 이렇게 파도 한번에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줬다 뺐다 하는 건 별로 진중한 태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음. 항상 이 패턴이 반복되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