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턴 붙어서 올라갈 준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첫 직장이다보니 준비 자체가 많이 미숙함
그래도 부모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하나하나 해결하고 있음

제일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게 채용신검임
사실 몸 상태가 안 좋은 건 병역판정검사 때부터 밝혀진 점이었는데
심혈관 관련해서 건강검진 때마다 팩폭을 받아오고 있음
어제 아침에 건강검진 받을 때도 고혈압 때문에 혈압만 한 10번 잰 끝에 나름 봐줄만한 수치가 나와서 통과되었음
살다살다 채혈을 그렇게 아프게 하는 병원은 처음이라(주삿바늘이 꽂힌 채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였음) 재검은 죽어도 싫었음
병원에서 그날 오후에 연락을 받았는데 다음날 오전에 연락이 안 가고 오후쯤에 가면 합격이니까 통지서 받으러 오시면 되고 오전 중으로 연락 가는 거면 재검 통보일 거라고 하더라고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가 않았지
아침에 전화가 왔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높아서 재검이 필요하대
피 뺄 것 같으니까 어머니께서 미리 아침 먹지 말라고 하셨는데 정확히 들어맞았음
어머니는 콜레스테롤 가지고 사람 떨구지는 않는다며 배웅해주셨고
아버지께서 이틀 연속으로 병원까지 동행하셨고 공복에 합격 못 받아서 패닉 상태에 빠진 날 대변해주심
의사 선생님께서 정말 다행히 콜레스테롤 수치만 이상이라 재검해도 특정 항목에 이상이 발생하면 약 처방하고 소견서에 합격 통지 나갈 거라고 하심
다만 원래라면 월요일 오전 중으로 팀장님께 보내드려야 하는 게 오후로 늦춰져서 양해를 구하게 되었음
그리고 공복인 김에 채혈 한 번 더 함
어제 오른팔 팔오금(팔꿈치 반대편)에서 채혈해서 어제 뽑은 자리 바로 옆에서 뽑으려고 하는데 안 뽑히더라고
이미 거기서 내 얼굴이 썩어들어갔는데
왼쪽 손등에서 채혈하겠다고 하니 아예 눈을 질끈 감았음
쒸이이잇팔 쥰내게 아프더라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순간 현기증도 오고 한쪽 귀가 먹먹하기까지 했음

아무튼 그렇게 채혈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버지께서 조언을 해 주심
지금처럼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살면서, 일하면서 여러 번 올 텐데, 그때마다 침착해져야 한다고, 나중에 보면 생각보다 별 거 아닌 일이 된다고 하셨음
생각해보면 신체검사서가 나중에 나와도 팀장님한테 양해를 구하면 되는 거였는데 내가 너무 과민반응한 건 맞더라

아버지는 나랑 동행하시느라 업무 시간에 손해를 조금 보셔서 다시 일하러 사무실로 가셨고 난 어머니랑 점심 먹고 옷을 살펴보기 시작함
심혈관 문제에서 유추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지금 뱃살이 좀 심하게 나옴
그래서 예전에 입던 옷들이 안 맞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어머니께서는 살 좀 빼라며 한숨을 연거푸 쉬시면서도 옷들을 정성껏 봐주심
남방 같은 경우는 전날에 다림질을 다 해 놓으셨음
하나하나 살펴보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 덕분에 일주일 치 돌려입을 분량은 나옴
그래도 그게 끝이 아니라서 내일 아웃렛 좀 털어와야 됨

아버지께서는 퇴근하셔서 저녁 먹고 고용계약하고 기숙사 관련 서류들 봐주심
계약서에 오타(내 집 주소라던가) 있는데도 내가 걍 뽑아놨는데 그거 수정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아직도 할 일이 산더미인데 나 혼자 해야 했다면 멘붕 왔을거임
이번에 잘 익혀둬야겠다고 느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