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데이트를 하고 여자친구와 같이 지하철 플랫폼에 들어섰을 때, 우연히 그녀의 친구와 만났다. 그녀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4명 중 한 명이라는 그녀의 소개와 함께 나는 그 친구와 어색하게 인사했다. 이윽고 지하철이 들어왔고, 그녀는 내 손을 잡아 끌어 친구와는 조금은 떨어진 플랫폼에서 지하철에 탑승했다. 그녀의 말로는, 내가 먼저 내린 후에 친구랑 같이 앉아서 갈 것 같다고.


"그리고 같이 앉아서 가기엔 걔도 오빠도 어색해 할 것 같아서~"


멋쩍게 웃으며 말하는 그녀. 세심하게 배려해준 것이었다. 그녀에게 고마워, 평소에 잘 하지 않는 공감 대화법을 해보기로 했다.


"하긴 나도 친구를 걔 여자친구랑 같이 만나면 괜히 어색해지긴 하더라. 너도 친구들 남자친구 만나면 그런 느낌 자주 들었지?"


이 정도면 잘 공감해준 것 같다. 그렇게 자기 만족에 빠져있는 틈에 들려온 그녀의 말에, 나는 식은땀을 쏟았다. "우리 넷 중에서 내가 처음 연애 하는 거라 잘 몰라."


쏟은 말을 주워 담을 순 없다. 따라서 내가 이후에 뱉은 말은 '주워 담기'보다는, '수습'에 가까웠으리라.


아무래도, 제대로 인사하기 전부터 굉장히 큰 실례를 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