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보고 만족하는건 너무 아쉬운것같다고 매번 느끼다가


이번 봄에 봄바람맞고 봄비를 맞으면서 남들은 십년은 먼저 싹틔웠던 마음이 내 머릿속 꽃밭에 퐁 하고 싹텄더라


그리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살아오면서 끙끙앓는 짝사랑도 해본적 없고 게이마냥 여자가 눈에 안들어왔음 그렇다고 남자가 들어온것도 아니긴한데


그냥 연애는 하고싶은놈이나 바라는것이라고 치부하고 여자는 어쩌다가 성염색체가 XX로 태어난 남자로 생각하고 가족이나 얼마 안되는 친구 아니면 사람이란 사람은 죄다 미워하면서 살아왔음


남들 노력하는거 결국 안될텐데 왜 땀을 흘리는걸까 얼마 안가서 사그라질텐데 왜 열정을 붓는걸까 하면서 세상 온갖것들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면서 살아왔음


그렇게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군대도 졸업하고 대학교도 졸업하고 


혼자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가


아까 말한거처럼 올해 봄에 봄바람을 씨게 맞아버렸어


학창시절에 아이돌이라도 열광적으로 좋아해볼걸 짝사랑이라도 해볼걸 하면서


지금 누군가가 내 맘에 들어온것도 아닌데 누군지 모를 그 누구를 열렬히 좋아해보고 싶어지면서


누군가를 좋아해본적 없던 지난 시간이 미워지기도하고


남들은 수년동안 구애활동을 했을텐데 난 너무 늦어버린거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하면서


맨날 나 스스로를 몸만자란 애새끼라고 느꼈던게 정말 맘속은 사춘기도 맞이못한 어린이였구나 느끼기도 하면서


남들은 십수년 먼저 시작했을 레이스에 뒤늦게나마 탑승하려고


한참 늦었지만 자기관리를 시작했어


아무리 bmi가 존나 무의미한 척도라고 해도 근력운동해도 안자라는 근육보단 눈에 띄니까 신경쓰다보니 정상궤도까지 올렸어


결과가 눈에 띄진 않고 기구를 활용하는거보단 비효율적이겠지만 그래도 계속 근력운동들도 하고


여태까지 거들떠도 안본 피부과도 다녀보고


끈적여서 싫었던 스킨 로션도 바르다 보니까


간만에 보는사람마다 나보고 많이 바뀌었다고 칭찬해주더라




정말 재밌는 만화 보고나면 댓글에 콘들만 우수수 달려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난 안됨 나랑은 거리가 멈 하는 글들이 간간히 보이더라


내가 이런맘 들기전에 저렇게 무기력했을까 싶기도 하고


저사람들은 내가 아직맛보지못했을 비참함을 이미 맛봐서 저러고 나도 얼마안가 저렇게될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데가리속 꽃밭에 있는 새싹을 있는 힘껏 키워보고 싶다


결말에는 알고보니 새싹이 독초였다는걸 알아도 계속 물주고싶다


이미 존나 늦었긴 하지만 그래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늦으니까  늦깎이라고해도 달려보고싶다


그리고 나중에 나아중에 만에하나 잘된다면


저 친구들한테 일단 움직여보라고 말해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