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경외감을 느낄 정도로 찬란하게 떠오르던 날,

그날, 나는 그녀를 잃었다.




나와 그녀는 회사에서 처음 만났다. 내가 먼저 고백을 했고, 그녀도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다 우리는 부부의 인연을 맺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곧 있을 결혼식을 준비하려 이제 슬슬 출장간 지방에서 올라가려고 하는 참이었다.

그러다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얼마 전 회사에서 한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췌장암이 나왔다고.. 했다. 앞으로 일주일밖에 살 수 없단다..


나는 처음 그 소식을 듣고 겉으로는 괜찮은 척 했지만, 속으로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어여쁘고,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암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나와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며, 손을 잡던 사람이 시한부라니.


나는 그 날 집에 가서 울었다. 펑펑 울었다. 눈물샘이 마를 때 까지 울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자 내 인생의 목적이었던 그녀가 고통스러워 하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죄책감이 나를 옥죄어 왔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그녀에게 음료수를 사들고 새벽부터 병문안을 갔다. 한달 만에 그녀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평소와 같이 아름다웠지만, 매우 많이 야위어있었고, 얼굴에는 고생한 티가 역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던 그녀는, 오랜만에 나를 만난 반가움 때문이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잘.. 지냈어?"


나는 멋쩍게 대답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얼굴을 볼 체면조차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어색하게 군 탓인지, 우리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렇게 정적이 흐르다, 그녀가 먼저 힘들게 말을 꺼냈다.


"...나.. 마지막으로 남은 이 날에, 죽기 직전에.. 일출을 보고 싶어"


나는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소원이 될 것이라 짐작했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는 최대한 정성스럽게 들어주기로 했다.



우리는 병원 옥상으로 향했다. 환자는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었다.

밖을 보니 찬란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며, 말했다.


"..예쁘네"


그리고 그것이 나와 그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녀는 그 일출을 보며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이 진행되고, 나는 멍한 표정으로 영정사진만을 바라보았다. 어여쁜 그녀의 얼굴, 하지만 이제 그녀는 없다. 나는 그저 허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장례식장을 나오고 집으로 돌아 갈 때였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나는 근처 마트에 들려, 번개탄과 소주를 사갔다. 그리고 나는 소주 한 병을 다 마시고, 방 안에 번개탄을 피웠다. 점점 숨이 막혀욌다. 그렇게 나는, 점점 눈이 감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