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oa챈에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출처는

https://arca.live/b/cyoa/43423574?category=%EC%97%B0%EC%9E%AC&target=all&keyword=wod&p=1

입니다!

세계관 관련 정보는 이쪽에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참고로 제가 만든 작품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창작물입니다.

남주

여주

재목)  성자는 죽음과도 같아서 어떻게 하더라도 피할수가 없다. 


내가 흡혈귀로 재탄생 당하고 새로운 삶을 위하여 떨어진 곳은,


마탑의 마법사들이 국가 하나를 결계로 에워싸고 흡혈귀들을 마법 연구의 소재로 쓰기위해 사냥중인 사냥터였다.


도주 중이던 다른 흡혈귀를 마주쳐서 상황을 듣고, 빠른 발을 가지고 있었고, 태양에 면역이 있었기에 아직까지 도망칠수 있었지만,


만약 그 세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였다면 난 지금 마법사에게 붙잡혀 포르말린 절임이 되어있었겠지.


하지만 이 며칠엘 걸쳐 이어나간 도피도 이걸로 끝인가 보다.


국경에 걸려진 결계는 미약한 내 힘으로는 깨부술수 없었고, 이 결계를 깨부술만한 고위의 흡혈귀는 최우선적으로 사냥당했겠지,


나에게 남은 희망은 어둠 속에서 벌벌 떨며 마법사들이 충분한 소재를 얻었다고 판단하고 철수하는것 뿐이지만,


마법사들의 마법 연구에 대한 탐욕은 용이 재화를 탐하는 탐욕보다도 심하면 심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결계 내부를 샅샅이 뒤져서 흡혈귀 비스무리한 존재라면 먼지 하나 놓치지 않고 수확해 갈 것이며,


그 중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겠지.. 내가 아무리 잘 숨고 운좋게 도망다닌다 한들,


그들은 그냥 결계를 좁히는것 만으로 나를 궁지로 몰아 넣을수 있을 것이다.


정말 끝났구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내 앞에 그 절망이 구체적인 형상을 갖추고 나타나였다.


키는 나의 가슴께 정도 밖에 오지않고 얼굴은 로브의 후드로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아마 저 체형이면 여자가 아닐까 싶다.


키가 작고 가녀린 여자라고 한들 마법사의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대적할 만한 존재가 아니겠지.


그것도 고위 흡혈귀까지 갇혀있는 결계 내부에서 혼자 다닐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존재라면 더더욱 말이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악하듯이 도주를 시도하였고, 발이 땅을 박차는 것과 함께 양 다리가 잘려나가 그 자리에 쓰러졌고,


절망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하여 땅을 길려던 손과 팔에는 태양광이 응축된듯한 말뚝들이 박혔다.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나에게 다가온 여마법사는, 천천히 나의 상태를 분석하는것 부터 시작하였다.


"태양광에 면역, 다리가 빠른것은 격세의 유전으로 시조의 축복이라도 받은거일려나? 흡혈귀 특유의 오만함도 호전성도 찾아보기 힘들고.. 피의 갈증에서도 자유로운듯하네.. 그리고 그릇이 작기도 하지만 전혀 힘이 쌓여있지 않은게.."


그녀는 나의 귀에다 입을 가져다대고 한마디의 질문을 던졌고..


"당신, 피를 마신적이 없지요?"


무슨 소리를 하는가 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고 판단하였는지, 로브의 후드를 벗으면서 뒤늦은 자기소개를 해왔습니다.


"저의 이름은 에르나. 에르나 시리에드. 이 나라에 존재하는 흡혈귀들을 절멸시키는 임무를 맡고 찾아왔어요."


그녀의 미소를 이해할수도, 그녀가 어째서 얼굴을 드러내고 자기소개를 하는지도 이해할수 없었던 나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였고, 그런 나에게 그녀는 상냥한 목소리로 한가지 제안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딱히 연구 재료가 필요해서도, 금전이나 지위가 필요해서 이 임무를 맡은게 아니랍니다. 그저 무고한 이의 피를 빨고 생명을 해하는 악한 존재를 퇴치하기 위해서에요. 그렇기에 당신처럼 무고한 이의 피를 빤적이 없는 흡혈귀라고 한다면, 영혼과 피와 이름에 걸고 앞으로도 무고한 이를 해하지 않는다고 맹세한다면 여기에서 도망치게 해줄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실건가요?"


생각치도 못한 그녀의 제안에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수 밖에 없었다.


...


그녀가 캐리어의 자크를 열어주자마자, 나는 성급하다고 느껴질정도로 재빨리 좁고 답답한 캐리어에서 튀어나왔고,


주변을 확인하는것보다 이태까지 제대로 뻗지 못했던 팔다리와 등을 쭉 뻗으며 기지개를 펴며 신음을 내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나의 그런 얼빠진 모습이 재밌었는지 에르나는 작게 소리내서 웃은 후, 작별의 인사를 전해왔다.


"여기는 사냥터로 부터 국경을 네다섯번은 넘어야할 정도로 떨어진 나라의 외진 숲이에요. 여기에서라면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살수도 있겠지요. 그럼 흡혈귀씨. 약속하신대로 무고한이를 해치면 안되요."


그 말과 함께 돌아가려던 그녀를 붙잡고 정말로 괜찮냐고. 나를 놓쳐준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된다는 말을 전하자.


그녀는 타인을 걱정하는 내 모습이 여타 흡혈귀와 다르다면서 기쁜듯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자신은 괜찮다고, 마탑에서도 상당한 지위에 있는 몸이기에 그 정도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정말로 괜찮은걸까? 나는 마탑에 대해 잘 모르기에 함부로 그런 말을 꺼낼수도 없었고,


그저 에르나의 무사를 바라며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붙잡고 있었을 뿐이었다.


"혹시 무서운건가요? 확실히 마탑을 제외하더라도 당신을 노리는 세력은 많고, 당신이 그 위협들로부터 도망칠수 있을거라고는 장담할수 없겠지요. ...그렇군요. 한번 살리기로 한 목숨이라면 끝까지 책임져야겠지요."


그녀가 뭔가를 오해를 한거 같았지만, 듣고보니 무섭기도 하고 그녀가 도와준다고 한다면 그 이상 바랄만한 것도 없었기에,


내가 혼자 독립할수 있을때까지 돌보아주며, 마법을 가르켜주겠다는 그녀의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해는 나중에 풀도록 하자. 같이 살다보면 오해를 풀 날도 오긴하겠지.


...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는 변경 외지의 숲속에서 작은 오두막을 지어서, 단 둘 만의 생활을 보낸지 벌써 10여년이 다 되어간다.


함께하는 나날 동안. 에르나는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 주는 스승이었으며, 대화를 나눌 친구였으며, 피를 마실 먹이였다.


처음에는 피를 빠는 행위 자체에 거부감이 있었으나, 인간적인 부분에 매달리는 것은 좋지만 흡혈귀에게는 적이 많기에


빨리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는 현실을 들이대는 에르나의 설득에는 딱히 반박할 말도 없었기에,


에르나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보름에 한번 정도의 주기로 그녀의 피를 마시기 시작하였으며..


처음 그녀의 피를 맛본 이후. 나는 언제나 그 시간 만을 갈망하게 되었다.


에르나의 가녀리고 하얀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아넣는 감각도, 그 향기롭고도 달콜하게 느껴지는 피의 맛도 즐거웠지만..


그보다는 에르나를 품에 안고 있어도 문제 없는 시간이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상당히 부끄럼쟁이인 에르나도 피를 빠는 시간에 만큼은 얌전히 품속에 들어와서, 향기로운 살내음을 풍기는


가녀리고 새하얀 목을 내밀어 주었고, 나는 그녀의 목에 몇번째인지 모를 상처를 새기며 피를 마시고나서도


피를 마시고난 여운을 핑계로 그녀를 놓아주지않고, 품속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체온과 작은 심장의 고동을 느끼는 시간을 즐기었고,


그녀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나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는 나의 심장소리를 듣는..


서로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조용하게 실감하는 스킨십의 시간을 나누었다.


분명 그녀에게 영원힘 함께해달라고 청혼을 하게된다면, 그녀는 언제나와 같은 조용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받아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에르나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에서 청혼을 하는건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오늘도 에르나에게 사랑의 고백을 전하지 못하였고, 백번을 가볍게 넘겨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서로에게서 떨어져 나가면서, 내일의 날씨가 어떨려나, 오두막 근처에 돌아다니던


소동물이 귀여웠다. 같은 수십번은 가볍게 넘겼을만한 화제부터 꺼내면서, 그 어색한 분위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언젠가 그녀에게서 완전히 독립할 수준의 성과를 이룬다면, 오늘처럼 넘어가지 않고 그녀에게 청혼을 하기로 다짐하며,


피를 마시며 스킨십을 나누는 동안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분명 에르나에게 인정받을만한 경지에 오르는 것은 확실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에르나는 경지를 이룬 대마법사,


나는 인간의 피를 빠는 괴물인 흡혈귀. 어느 쪽도 끝이 보이지 않는 세월을 살아갈 것이기에 아무 문제 없을거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모르고..


...


평온한 일상의 끝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에르나의 결계를 자연스럽게 돌파한 성 모스피토는 소리없이 다가와 나의 피를 빨고 성력을 주입하였고..


신에게 사도로서 직접 지정 받은 성 모스피토의 성력은 뱀파이어로서의 피도 옅고 악업도 쌓지 않았기에


성력에 상당한 내성을 가지고 있던 나의 뭄도 쉽사리 불태우기 시작하였다.


나는 몸속에 주입된 성력이 날뛰면서 몸을 붕괴시키고 불태우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졌고,


나의 비명을 달려온 에르나가 계속해서 성력을 주입하고 있던 성 모스피토를 때려잡고,


강대한 성력으로 불타버려 숯덩이와 같은 상태가 된 나에게, 치사량에 가까운 피를 흘려주어 간신히 소생시켜주었다.


어이없고 치명적인 이상 사태에 나와 에르나는 결계를 보수하고 강화한 다음. 등을 맡대고 이어질지도 모르는 습격에 대비하였고,


뜬눈으로 날을 지샌지 5일차에 우리는 교회가 배양하고 신이 축복을 내려 탄생한 성스러운 모기떼.


성 모스피토의 정보를 습득할수 있었다.


나를 습격한 그 모기가 성 모스피토의 일개 개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에 엄습하는것은 공포였다.


선악을 판단하지않고 그저 신의 적을 배제하는 알아차릴수 없는 암살자의 무리들. 그들의 살해 명부에는 나 역시 포함된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막아낼 이상적인 방법을 찾지 못했고, 결국 두껍고 튼튼한 금속제 관을 구입하여 그 안에 들어가,


성 모스피토가 사멸할 겨울이 찾아올때 까지 그저 기다리고 견디는 것을 선택하였다.


"하필 관이라니.. 이러면 죽은 사람 같잖아요. 나는 불길해서 싫은데.."


그렇게 미묘한 불만을 늘어놓는 에르나에게 나는 관에서 잠을 잔다니 좀 더 흡혈귀 다워진것 같아서 성장한거 같지않나요?


라는 농담을 던졌고, 재미없었는지 에르나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으면서 관에 들어갔다.


...


관에서 지내는 생활은 생각보다도 답답하고 심심하기는 해도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마탑의 사냥터에서 벗어날때 들어갔던 캐리어만큼 좁지도 않고, 내가 외로워 할까봐 걱정한 에르나가 관 밖에서 부터


마법의 이론을 가르쳐주고, 책을 읽어주고 오늘은 어떤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주었다.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겨울이되어 성 모스피토가 사멸하면 무엇을 해볼까? 였고,


이런 상태에서 데이트를 신청하는것도 한심할까봐 그냥 인간의 마을로 놀러가보고 싶다고 돌려말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에르나는 그것도 좋겠다면서, 놀러나가서 어떤것을 해볼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우리는 성 모스피토가 사멸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희망과 소원을 쌓아올려 나갔다.


에르나는 한달에 한번. 성자의 침입을 막아내기 위한 결계를 몇배나 강화하고,


혹시 이미 침입했을지도 모를 성자를 물리치기 위한 모기향을 기침이 나올정도로 독하게 풀어놓고는,


나의 힘이 약해지는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대면서 관을 열고 나에게 피를 나눠주었다. 


그 시간은 관에 들어오기 전보다 훨씬 간절한 시간이 되었다.


서로의 무사를 확인하고,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에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며


관의 뚜껑을 닫을때마다 이 저주받은 몸에 따라온 운명이 구슬프게 느껴졌다.


...


기다리고 기다리던 겨울이 찾아왔고, 우리가 기다리던 성자의 사멸을 찾아오지 않았다.


당혹스러운 사태에 에르나는 성 모스피토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였고, 절망적인 사실을 밝혀내었다.


성 모스피토는 냉기는 물론이고 열기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수명은 일반적인 모기와 다르지 않아서


일주일에서 길어봐야 한달 정도라는 것, 그리고 성자의 능력이 후대로 이어진다는 것.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성 모스피토들의 순혈 자손에 한하고, 성 모스피토의 자손이라도 성 모스피토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자손은 성자의 힘을 이어받지 못하고, 후에 성 모스피토가 죽어도 능력을 각성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절망적인 사실을 알아낸 이후 우리가 나누는 대화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졌고,


일상적인 회화도 점점 우울해져 가다가 끊어졌으며, 결국 나에게 들려주는것은 마법의 이론 수업만으로 한정되게 되었었으나...


내가 관에 갇히고 첫 겨울이 찾아오고나서 2년이 지났을 쯤에는 그것조차 끊어졌다.


관 너머로 느껴지는 기척으로, 그녀가 여전히 관의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다는 사실은 알수있었지만 입은 열지않았다.


한달에 한번 관을 열때마다 나날이 초췌해져가는 에르나의 모습에 슬픔과 세상에 대한 분노만이 쌓여져 갔고,


그런 어느날 에르나는 약속한 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을 여고 일방적인 작별인사를 고했다.


"미안해요. 전 이태까지 계속 성 모스피토가 세계에 가져올 안녕과 당신의 목숨을 저울질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목이 막히는지.. 잠시 뜸을 들이던 그녀는 작별의 인사를 이어나갔다.


"세계의 안녕보다 당신이 소중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렇기에 이대로 당신의 곁에 남아있을수는 없어요."


거기까지 말한 에르나는 나의 이마에 건조해진 입술로 입맞춤을 하고는 작별인사를 끝맺었다.


"제가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성자를 불태워죽이고, 당신이 다시 관에서 나올수 있는 세계를 가져왔을 때. 그때 다시 만나요."


그것은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에 다시 만나자는 작별인사. 나를 위하여 영원에 가까운 시련을 짊어지겠다는 에르나의 결의.


에르나는 그 말을 끝으로 관을 닫고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엄중하게 관을 봉인했고...


우리가 함께 살던 작은 오두막을 떠나, 모든 성자를 불태워죽여 다시 행복을 되찾기 위한 가시밭길을 걸어나갔다.


...


이 어둠이 끝나는 날을 기다리자. 기약없는 약속의 날을 기다리자.


...


여전히 어둡다. 이 어둠은.. 외로움은.. 언제까지 이어질것인가? 에르나는.. 오는건가?


...


에르나는 오지 않을것이다. 그녀는 성자의 퇴치를 실행하던 도중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


에르나의 얼굴도 목소리도 잊을수 없다.


나는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영혼이 찢겨져나가는듯한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


에르나.


에르나 시리에드.


이미 얼굴도 목소리도 잊어버린 사랑스러운 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


적어도 이 이름만은 잊어버리지 않도록.. 영원토록 되새기자.


...


에르나.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에르나 시리에드 사랑하는이여. 어디에 있는가.


...


봉인이 하나 둘 풀려져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고, 관이 열리며 눈부신 빛이 좁은 관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관을 연것은 한쪽 눈을 잃었으며, 여기저기에 박해를 받은 흔적 밖에 찾을수 없는,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


이미 오래전에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녀의 미소도, 그녀와 함께 지내었던 일상도. 그녀가 읽어주던 책의 내용도.. 모든것이 되살아났다.


나는 기억이 되살아나자마자 사랑하는 에르나를 품에 안고,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눈물을 흘렸고..


그녀를 사랑한다고.. 이제 나를 떠나지 말아달라고, 영원히 함께하자며 영혼에서 부터 흘러나오는 비명을 쏟아내었고,


그녀 역시 눈물을 흘리며 그러겠다고 이제 다시는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나의 비참한 고백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그녀를 흡혈귀로 만들기 위하여, 그녀의 흉터 투성이인 목덜미를 물었고..


그녀의 피를 빨아들이는 순간.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신이 불타오르는 나의 모습을 보며 당황한듯이 눈을 크게뜨며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입만 뻐끔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일부러 나를 죽이기 위해 꾸민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고...


그렇다면 괜찮다.


그녀가 배신한 것이 아니라면 이런 고통스러운 마지막도 받아들일수 있다.


그러니 다시 한번 에르나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자.


"사랑해. 에르나"


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재가 되어, 죽음을 맞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