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고 했었어


나도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어


다 포기하고 싶다고, 이젠 안 된다고


라랄라, 내 손 잡고 걸으며 노래 부르던 모습도


마지막, 너 떠나는 날 놓은 네 모습도


바보처럼, 멍청이처럼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너를 위한다는 마음 하나로 나를 꾸몄어, 나를 속였어


아니야, 아니었어, 그건 널 위한 답이 아니었어


자신 있게 내칠 수가 없었어, 정답이란 확신 따윈 없었어


차라리, 끝까지 붙들고 늘어져 있어야만 했을까, 고민, 고민, 고민만


카메라 앨범 속, 너의 모습을 지워버려도 후회하지 않도록


타들어가겠지, 사라져가겠지, 언젠가 잊혀지겠지


파도에 휩쓸린 모래들 따라, 내 마음 모래 구멍조차 메워지겠지


하늘 한 점 구름 없이 다 게워내겠지, 다 비워내겠지


파란 하늘 아래 맞잡은 네 손도,


타자 소리 따라 꾸벅이던 너의 고개도,


카레이서마냥 운전대를 잡고 나만 믿으라던 너의 목소리도


차차 잊혀져가겠지, 이젠 만날 수 없겠지


자, 이제 네 차례야


아무거나 다 좋아, 나에게 이야기해줘


사랑하는 마음 하나 만으로, 여전히 아직도 난 여기에 있는 걸


바이 바이, 인사했던 아픈 어제는 잊고서


마지막으로 안녕, 뒤돌아가던 남에서


라디오 사연 따위 가뿐히 이겨 먹는 너와 나의 이야기


다시 만난 게 아니야, 잠깐 엇갈렸을 뿐


나는 0으로, 너는 1로, 그렇게 만들어낸 영원이


가지런히 하늘에 수놓은 저 별과 같이 우리 여기에 영원히, 이제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