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https://arca.live/b/lovelove/54208156

2부: https://arca.live/b/lovelove/55414246

드디어 그날이다.
보급품 도착 예정시간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급습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다들 분주히 방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1시간 후 수송대가 도착 예정이다.

현재 우리 소대는 경계임무에 투입되었고, 나는 버디의 레이더 성능을 이용해 감시중이다. 아직까지는 놈들이 레이더 내에 잡히진 않았다. 현재 1,3분대는 보급품 하역중이고 내가 속한 4분대를 포함한 나머지 분대는 경계임무 중이다.

"4-4, 상황 보고하라."

"4-4 현재 레이더 반경 내에 신호가 잡히진 않았음. 계속 감시하겠음. 이상."

"놈들이 광학 위장과 같은 생체신호 은폐수단을 동원했을 수도 있으니 주의 바람. 이상."

광학 위장이라.. 훈련소에서 각개전투 했을 때 잠깐 썼던 것 말고는 아직까진 본 적이 없다.
 전 세계의 선진국 군대에선 개량형인 스텔스 위장이나 옥토카모로 대체되었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국가에서 쓰이고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고.
열 감지 모드로 돌려서 잡아낼 순 있지만 저놈들이 구형을 입었는지 개량형을 입었는지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엘리, 열추적 모드로 감지 진행해."

레이더를 열감지로 돌리자 레이더 창에 신호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말해줘, 존. 현재 놈들이 얼마나 왔냐?"

"현재 사람 크기로 추정되는 대상이 10명 정도 수목 한계선에서 포착되었고, 그리고....중형 세단 크기의 차량이 포착되지 말입니다?"

"잠깐만, 차라고?"

"전 중대에 4소대가 알림. 현재 적 분대가 고기동 차량과 거점으로 접근중. 다시 알린다. 적 분대 접근중! 입감했는지?!"

"입감했다 4-2. 전 중대에 알린다. 현재 적 분대와 고기동 차량 하나가 광학위장으로 위장한 채 현 위치로 접근중이다. 고기동 차량으로 자살공격을 할 수 있으니 대전차화기 방열 요망. 이상."

그 순간 수목 한계선에서 날아온 성형작약탄이 수송대 트럭을 직격했다. 다행히 탄두는 슬랫아머에 걸렸지만, 이후 고기동차량이 우리 위치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전 소대에 알립니다. 현재 고기동 차량이 좌표 135670에서 60km/h로 접근 중입니다. 현재까지의 전술 데이터를 참조한 결과, 자살공격 목적으로 접근 중이라 판단됩니다."

"베타 분대, 소대장이다. 현재 135670 좌표에서 고기동 차량의 이동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차량의 이동 속도와 상태를 볼 때는 자살공격 목적으로 보이니 대전차화기로 직접 타격할 것. 이상."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베타 소대가 대전차 화기를 방열한 이후 락온을 걸었고, 발사한 지 몇 초만에 고기동차량을 저지했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어디에선가 날아온 전자기 펄스로 인해 착용중이던 장비 일부가 고장났고, 이후 수많은 반군들이 수목 한계선을 넘어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소대 전체의 화기와 보급품 하역을 마친 수송대의 포탑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이상한 건 분명히 전자기 펄스의 영향을 반군도 받았을 텐데 놈들이 쓴 광학위장막은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왜지?

"그런 생각할 시간에 반격하십시오! 전황이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M5를 사격하던 엘리가 나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정신 차려야지. 장비가 고장난 것 뿐이다.
사격 위치로 가서 지정사수소총으로 반군 하나하나에게 정성스럽게 타공을 하는 동안 수송대는 무사히 거점을 떠났다.

무사히 수송대가 거점을 떠났다고 안도한 순간, 엘리가 측두부에 피격을 당했고, 나도 그대로 쓰러졌다. 측두부에 피격을 당했는데도 기절 직전인 상태의 나를 감싸려고 기다가 작동을 중지했다.

"의무병!!!"

페르난도 상병이 의무병을 부르고 화기를 놔둔 채 나에게 달려오는 모습을 본 게 그날의 마지막 기억이었던 것 같다.

깨어나 보니 거점지가 아닌 대대 내 의무대였다.
익숙한 천장이다.

"깼냐?"

"네."

"페르난도 상병이 너를 들쳐메고 왔더라."

"그렇습니까?"

"살아서 다행이긴 하다만, 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보 처리량을 이미 넘어선 양을 그대로 계속 처리하다보면 뇌가 죽을 지도 모른다?"

"일라이자, 일라이자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13호기 말이지? 지금 포드에 들어간 채 수리 중이야. 아마 이틀 정도 걸릴 거 같다더라. 메인보드가 크게 타격을 받았대."

"그런데 한 가지만 묻자. 그때 기절했던 거 같던데, 통증의 강도를 1-10정도로 매겼을 때 얼마나 되었던 것 같니?"

"엘리가 받았던 타격 그대로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 흐음....알겠다. 당시 데이터하고 네가 말했던 것 일부를 기반으로 정비관에게 다음번 감도조정 때 참고자료로 넘길 거니까 그리 알고. 알겠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는데, 그것도 참고자료로 넘겨주실 수 있나요?"

"가능하지. 말해봐."

"엘리가 느끼는 감정도 역류가 되던데, 교범에는 그런 게 나와있지 않아서 말입니다."

(여담: 간만입니다. 한동안 개인적인 일-아르바이트 등등-로 인해 올리는 게 많이 늦은 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꾸준히 올려보려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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