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스코, No.10




  여전히 화사하지, 그 꽃은.


  '삼 년 전에 아내를 잃었다'라……. 그래, 벌써 삼 년이 지난 게다. 그 꽃이 진 지가 말이다. 너는 아직 기억하고 있느냐? 그 꽃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나는 그 아름다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으면 그 진홍색 꽃잎― 그 동백과 같은 빨강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꽃잎 위에는 이슬 한 방울이 맺혀 있을 게야. 그 이슬은 곧 꽃잎의 중앙선을, 마치 잘 정리된 도로를 달리듯 미끄러지며 저 축축한 땅으로 떨어지겠지. 그리고 떨어지면, 그 물방울은 툭 소리를 내며 터질 게야. 찬란한 빛을, 유리 같은 투명함을 이 세상에 내비치면서. 이 얼마나 아름답겠느냐.

  그런데 그 꽃이 삼 년 전에 져 버렸다. 죽어 버린 게야. 아주 축 늘어져 버렸어. 그래서 나는 도탄, 비탄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꽃과 함께했던 추억들…… 사십 년은 좋이 넘는 그 찬란했던 추억들의 반쪽을 잃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난…… 그래, 일 년은 족히 울었었지. 그 꽃이 죽은 일이 저 무자비한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릴수록 내 눈물은 더욱더 굵어졌어. 추억을 꺼내 보아도 그 꽃의 모습이 점점 더 생생하질 않아져서 말이다. 그래. 진정으로 죽어가는 게지. 그 말이 적당하겠어. 세상에 남긴 잔향마져 사라져 가는, 그런 진정한 죽음이 실현되고 있었던 게지. 나는 그걸 가장 잘 느낄 수 있던 위치의 사람이라, 그가 더 와닿을수록 점점 더 펑펑 울어댔던 거겠어. 하하. 급작스레 내 의문이 하나 풀려 버렸구먼.

  하여튼……. 아아, 왜 울음을 그쳤느냐고? 그야 뭐 당연하지. 넌 누군가 가까운 사람의 장례식장에 갔다 온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장례식장에서 펑펑 울고 난 후 어땠느냐? 나는 후련했다. 오히려 후련했다. 그 사람을 진정으로 떠나보낸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 진정으로…… 말이다. 이제 다신 그가 날 바라보지도, 내가 그를 바라보지도 못하리란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거지. 그래서 난 울음을 그친 게다. 그냥…… 받아들였으니까. 받아들이게 되었으니까…….

  …….

  실은,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한 걸지도 모르겠구먼. 하하.

  …….

  음, 그래, 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생각나는구먼. 그때 난 사람이 참 다양하다는 걸 알았지. 사람 자체도, 그 사람이 보이는 모습도 말이다. 그래…… 내 아버지는, 참 다면적인 사람이었다. 누구에게는 천하의 몹쓸 놈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한테는 뭐, 그냥 구세주셨지, 구세주. 왜 이렇게 극단적이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 아버지가 그렇게 다면적이었음을 내가 안 건 아버지의 장례식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 말이다. 하여튼 난, 굳이 따지자면 전자였다. 난 내 아버지를 천하의 몹쓸 놈이라고 여겼어. 그리고 난 지금도 내가 그리 여긴 걸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 천하의 몹쓸 놈이었지. 술에 젖어 날 때리고, 어머닐 못살게 굴고(아, 내 어머닐 말이다)……. 그래, 하하. 천하의 몹쓸 놈……. 표현 참 마음에 들구나. 흠흠. 하던 얘기를 계속 하자면, 어릴 때도 젊을 때도 나는 아버지를, 말은 달라도 똑같이 생각했어. 개놈의 자식(지금 생각해 보니, 이는 할아버지도 함께 욕하는 말이었구나), 개심 불가능한 악인, 악마, 선(善)이라곤, 또 미(美)라곤 없는 놈……. 내게 있어 아버지란 차라리 없음 좋을 놈이었어. 내심 아버지에게 죽으라는 저주를 건 것도 몇 번, 아니 몇십 번이나 있었다. 그럴 만큼 난 아버지의 죽음을 원하고 있었지. 그래서 난, 아버지가 죽어도 울지 않으리라 생각했었어. 그런데…… 알지? 마음이 참, 내 맘대로 움직이질 않는다는 걸. ……그냥, 감정이 울컥 하고 북받쳐 오르더구나. 그 쓰레기와 함께했던 추억들의 반쪽이 사라진다는 것에……. 그래, 좋은 추억이란 없었어,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 중에는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알 수 없는 느낌이었다. 내가 지금 왜 울고 있는지, 왜 이리 서글픈 감정이 드는지. 아마 너는 이핼 못 할지도 모르겠다.  그딴 쓰레기한데 뭣 하러 울음을 바치느냐고. 나도 이핼 못 하겠다. 내가 그때 왜 울었는질, 왜 지금도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할 때면 서글픈 기분이 드는질.

  ……뭐, 그런 게다. 사람이란 게, 나라는 게 꼭 이해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참 못쓸 것이야. 사실과 전혀 다르니 말이다. 음, 이야기가 잠시 너무 딴 길로 샜나? 그래 하던 얘기…… 아내 얘기로 되돌아오자꾸나.

  음, 아내는 정말 아름다웠어. 마치 눈으로 뒤덮인 평원에 핀 한 송이 홍화(紅花)와 같았지. 분명 차가운데, 보고 있기만 하면 왜인지 따듯해지는 느낌이었다는 말이다. 첫 만남은 대학생 때였어. 당시 나는, 당시의 대학생이니만큼 '사상'에 미쳐 있었지. 음, '사상'이라기보단, '정의'라고 하는 편이 났겠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땐 모두가 각자의 단심(丹心)을 품고 있었어. 무릎을 굽힘을 모르는 단심을 말이다. 그 단심은 여러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 단심의 소유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서. 어떤 이는 그 바가 숭고였고, 또 어떤 이는 그 바가 연애였고, 그 바가 돈이었던 이도 있었지. 나는 어떤 방향을 원했냐고? 글쎄, 사실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난 내 단심을 추상적인 무언가로 이끌었다는 것뿐이다. 그는 아름다움이었을 수도, 아니면 모두를 이끌 태양이었을 수도 있겠어. 물론 확실히는 모르지. 지금 내겐 단심도 홍심(紅心)도 이미 사라져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무언가 추상적인 것을 원했던 내게, 그녀가 나타났어. 지금의 아내 말이다. 그때는 대학원생이었지. 생물학을 공부하고 있었어. 그리고, 무언가 신비로움이 감돌고 있었지. 난 그 신비로움이 팍 꽃혔어. 그 신비로움은 아름다우면서도 밝았으니, 눈이 멀 만큼. 아마 나 말고도 그녀에게 꽃힌 사람이 있었을 게다. 정확힌 모르겠지만.

  그녀를 만난 후부턴 뭐, 뻔할 뻔 자였다. 나는 붉은 얼굴로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갔고, 데이트 신청을 했지. 나도 첫 만남에 고백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야. 물론 사실 첫 만남에 데이트도 소개팅이 아닌 이상 좀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그녀는 승락했어. 나중에 듣길, 그냥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 그랬다더군. 평생 사람과 사람 간을 가로막기만 하던 외모가 빛을 발한 몇 안 되는 순간이었던 게지. 하하.

  우리는 금방 잘 맞았어. 물론 초반엔 조금 삐걱거리긴 했지만, 그것도 얼마 안 갔지. 천생연분이었던 게다. 이것도 운이 참 좋았지. 천생연분이 아니었으면 난 지금쯤…….

  ……이 슬픔을 겪지 않았어도 됐을까…….

  큼큼. 어쨌든, 우린 좋았어. 큰 싸움도 딱히 없이 결혼까지 파죽지세였지. 매년 봄이 되면 같이 벚꽃길을 산책하고, 매년 겨울이 되면 함께 눈 덮인 길가를 산책하고……. 그래, 참 좋았어. 그대로 시간이 멈춰 버리길 항상 바랄 만큼…….

  어긋난 건 결혼 일 년쯤 후부터였어. 물론 큰 뒤틀림 같은 건 아니었다. 아니, 객관적으로 보면 큰 뒤틀림이 맞겠군. 넌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 아내가 좀 다혈질이야. 우직했지, 아주. 그래서 자길 굽힐 줄 몰랐어. 좋게 말하면 강했고, 안 좋게 말하면 답답했던 게야. 고지식하다고도 할 수 있겠군. 난 그런 성격 때문에 연애 적부터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일이 많았다. 물론 아내 때문에 말이다. 난 그 끌려다님을 내심 좋아했고. 그래서 서로 천생연분이었던 게지. 난 아내 덕분에 즐겁고, 아낸 나 덕분에 보람차고, 그런 상생 관계였으니. 그래서 난 그 성격을 좋게밖에 생각 안 했어. 그런데, 난 잊었던 게야. 그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라는 걸.

  난 몰랐지만, 밖에서 아내의 평판은 꽤 안 좋았던 것 같아. 자기밖에 모른다느니, 남 의중은 생각도 않는다느니……. 그리고 나는 또 몰랐지만, 아내가 그에 꽤 힘들어했다는 듯하다. 그래서 아낸 자기 그 성격을 고치려고도 몇 번이나 했었다고 해.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기의 그 성격을 좋아하는 내가 떠나갈까 봐 빈번히 포기했다나. 하하. 난 내 아내를 사랑했던 거지, 아내의 굳센 성격을 사랑했던 건 아니었거늘……. 하여튼 아내는, 조금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됐어. 물론 아내도 그런 짓을 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겠지. 하지만 너무 지쳐 버린 게야. 알곘지만, 사람이 지쳐 버리면 사고가 마비돼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가 없어. 그저 눈앞의 것만을 좇게 되고, 보이는 것 이외를 볼 수 없게 되고…… 그런 거지. 나도 울다 지쳤을 때 그럤으니.

  아내의 그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어. 죽기 전에 내게 발각돼 버린 거야. 난 화들짝 놀랐지. 뭣보다도, 이해가 안 갔어. 뭔 불만이 그리 있어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래서 난 물었지. 지친 눈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중이던 아내에게. 그러나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저 내 탓이 아니라는 말만을 하는 거였지. 나는 아내의 그런 태도가 너무 답답했다. 답답해서, 몇 번 해선 안 될 생각, 협박이라든가 그런 걸 할 생각을 하기도 했지. 물론 하진 않았다. 그런 짓을 하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러나 난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단 걸 아내에게 말했어.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말이다. 그러면 아낸 내게, 그럴 만하다고, 당신이 아닌 내가 잘못한 거라고 하곤 했지. 나는 그게 못마땅했어. 부부 사이에 비밀이 생겨 버렸던 게 못마땅했던 거지. 그러나 나로선 방도가 없었다. 아내를 막 대하는 죄악을 범하느니 차라리 죽기를 원했기에. 그렇다고 온순한 방법을 쓰기엔 그녀가 너무나 완강했기에. 그래서, 난 그저 기다릴 뿐이었어. 모든 진상을 알고 난 지금에야 드는 생각인데, 아마 아낸 내가 자기에 관한 평판을 알게 되면 자기에게 실망해 버릴까 봐, 혹은 괜히 신경 쓰게 할까 봐 말을 하지 않았던 걸 게야. 사실 말을 안 하는 게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말이다. 그래 난 아내가 내게 비밀을 말하지 않아서 아내에게 약간 실망했었다. 그리고 괜히 신경을 썼었다. 완전 반대로 된 게야. 아마 아내가 지치지 않았었다면 그렇게 되리란 걸 알고 내게 비밀을 털어 놨겠지.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기엔…… 너무 지쳤던 게다.

  난 그때부터 아내와 약간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어. 서로 어색했던 게지. 나는 내게 비밀을 털어놓지 않는 아낼 보고 실망하고, 아낸 내게 비밀을 털어놓질 못해서 미안하고……. 거기다, 나는 아낼 의심까지 했어. 동시에 아내에게, 아내가 숨긴 비밀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전자는 비밀 때문이고, 후자는 그녀의 비밀을 굳이 캐내고 싶지 않아서였지. 만약 내가 비밀을 알게 되면, 또 그것이 너무나 중(重)한 비밀이면, 아내가 날 훌쩍 떠나 버릴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 서로 너무나 사랑해서, 서로 두려웠던 게야. 단 한 순간의 실수로 관계가 깨어져 버리는 게 말이다. 어쨌든, 문제는 그 후자였어. 내가 아내에게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던 게, 아내에겐 무관심으로 보였던 게야. 그래서, 아내에게도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어. 사랑이 식어버린 게 아니냐고.

  서로에게 싹튼 의심은 점점 더 커져 나가 우리는 싸우게 되었다. 처음엔 몇 달에 한 번꼴이었던 싸움은 점점 더 자주 일어나게 되었고, 결국 서로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미운털이 박혀 버린 게지. 난 아내의 올곧은 성격을, 아낸 나의 순한 성격을 나쁘게 생각하기 시작했어. 각각 고지식하고 우유부단하다고 말이다. 그녀의 꽃도 이제 추하게만 보였어. 그런 전환은 우리 사랑의 구성 요수를 점점 좀먹어 갔지. 그리고 결국엔 우릴 파국에 치닫게 했다. 그래, 이혼 말이다.

  사실 이 일련의 과정은 정말 느리게 진행됐었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을 땐, 우린 이미 꽤 늙은 상태였지. 물론 백발의 노인이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우리 둘 다 아저씨 아줌마 중에서도 약간 늙은 정도였던 건 확실해. 좀 늦을 때 이혼한 게지. 그래도 우린 각자 먹고살 걱정은 안 해도 됐었어. 재산을 반으로 나눴으니. 거기다 자식도 없었어. 이혼하기엔 최적이었던 게야. 하하.

  초기엔 꽤 좋았어. 조금 허전하긴 했지만, 별것 아닌 걸로 여겼지. 그런데, 그 허전함이 채워지질 않더구나. 아니 채워지기는 무슨, 점점 더 커져만 갔어. 이윽고는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난 굶주림에 몸부림쳤다. 원래라면 그리쯤 함 아내가 그 허전함을 채워 줬었어. 그러나 아낸 이제 없었지. 그럼에 난 고통받았다. 그리고 후회했다.

 그렇게 고통스러워한 지 일 년. 나는 야윈 손으로 전화길 들어, 정말 오랜만에 어느 한 전화번호를 눌러 나갔다. 아내는 곧 전화를 받았어. 전화기 저편에서 내가 목소리를 내자,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더군. 그렇게 몇 분이 지나서야, 그녀는 첫마디 말을 했어. "미안해"라고.

  우린 전화길 사이에 두고 몇 번이나 사과를 나눴어. 고즈넉한 밤에 사과의 말이 집안에 울려퍼졌어. 왜인지 가슴히 먹먹하더군. 분명 그렇게 대판 싸웠었는데, 그 싸움의 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게 참 기뻐서. 증오해야 마땅할 그녀와의 재회가, 너무나 좋아서…….

  그제서야 난 내가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었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다시 한번 고백했어. 나의 사랑을. 그러자 그 답으로 그녀는 내게 고백했지. 자신의 사랑을.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또 한 번 확인했던 게야. 이는 우리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뜻깊었어.

  이후로 우린 평안히 시간을 보냈어. 이제 그녀의 비밀 따윈 아무래도 상관 없었지. 실제로, 아내가 힘 없는 목소리로 내게 비밀을 털어놓았을 때도 난 별 감흥을 받지 못했어. 그저 너무 하찮은 일로 싸웠던 것이라는 생각만이 들었을 뿐이었지. 우린 서로 사랑했으니까. 그거면 된 거였어. 그걸 깨닫자, 그녀의 마음속에 핀 화사한 붉은 꽃이 보였고, 내 마음 속에도 다시 적홍빛으로 은은히 빛나는 꽃이 피었어.

  물론, 일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어. 하지만 딱히 큰 일은 아니었지. 기껏해야 하루 지나면 풀릴 화뿐이었어. 그러고 보니, 그녀의 성격이 꽤 바뀐 데엔 좀 놀라긴 했군. 그래도, 그럼에도 난 내 아낼 사랑했어. 그리고 사랑하고 있어. 줄곧, 지금까지도. 그녀가 없는 지금까지도. 그녀가 남긴 붉은 꽃은 여전히 아름다운 채이고, 그녀 무덤 위에 핀 적홍색 꽃, 사랑의 방향으로 핀 단화(丹花) 역시 여전히 화사한 채이니.

  ……이제 다른 곳엔 없는 그녀의 단화가 아직 내게 남아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