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브: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데드풀...)

오늘도 또 들어올려졌다. 중 1 여름방학 이후로 내가 등교하려고 문을 나설 때마다 옆집에 사는 염동력자가 나를 데리러 온다. 계속 이러는 중이다.

"야, 염서현. 제발 부탁인데 나 내려주면 안 되겠냐? 땅 밟을 때 마다 다리에 힘이 다 빠진다 ㅋㅋㅋㅋ"

"야, 나 하나 들어올리기도 힘든데 너 데리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좀 감사히 여겨주면 안 되니? 너가 나 살려준 거에 대한 보답이잖아."

"네네네 알겠습니다...그런데 우리 늦지 않았냐? 곧 있으면 종 치지 않을까?"

또 던져졌다. 항상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나를 던지더라. 그냥 나를 들어올리면 될 일인듯 한데.
그렇게 우리 반 벽을 뚫고 등교했다. 아프다. 고등학교 첫날 등교치곤 매우 요란한 등교다.

"야, 또냐?"

"어.. 중1 여름방학 이후로 저래. 야 그런데 하반신에 감각이 없다.."

"하반신 안 움직이는 거 보니 등을 좀 심하게 다친 모양인데, 고쳐줄까?"

"아니...내가 방금 고쳤어."

"와씨 ㅋㅋㅋㅋ 척수를 이었다고? 개쩐닼ㅋㅋㅋㅋ"

"아 겁나 아파 ㅠㅠ"

"야, 넌 대체 염서현한테 뭔 짓을 했길래 쟤가 너 볼 때마다 항상 저러냐? 네 부인한테 좀 잘해라."

"아 시끄러."

"야, 그런데 앞으로는 좀 일찍 다니면 안되냐? 내가 벽 고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거 알잖아. 내가 미장이도 아니고. 그리고 고등학교 첫날부터 늦으면 좀 쪽팔리잖아."

"알겠어. 일찍 다닐게."

말 끝나기 무섭게 선생님이 들어와 조회를 시작했고, 조회 이후는 뭐...말 안해도 다들 알리라 본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여기는 초능력자들이 사는 세계관이다. 그래, 히X아X 세계관이나 X-MXN 세계관처럼 말이다. 다만, 초능력자 반, 일반인 반이지만.
뭐, 어찌 되었든 이곳은 초능력자와 일반인이 함께 어우러져 일상을 살아가는 세계다. 여기도 사회의 축소판 아니랄까봐 초능력자, 일반인 할 것 없이 다 같이 어우러져 배움을 받는ㅡ

"야, 최승재 너 어디다 대고 이야기하냐?"

"아니, 저 사람들 안 보여? 저기 봐, 지금 스마트폰으로 우리 하는 행동을 보잖아."

"또 시작이다. 하여간, 조회 끝나고 영웅과 OT 있으니까 강당으로 와. 알겠지?"

"네네."

조회 이후 영웅과 OT에 참석했다. OT 내용은 대강 앞으로의 교육 과정, 교육 과정 중 하게 될 활동, 국가고시에 관한 안내 등이었다. 중학교 1학년 첫날과 비슷했다.

OT 이후는 여느 학교들의 첫 날과 비슷했다. 그날 모든 과목이 첫 수업이다보니 OT를 하는 과목도 있었고, 지체없이 수업에 들어가는 과목도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 "첫사랑 이야기 해주세요!" 같은 질문을 했다가 선생님께 "메모: 중딩"이 적힌 포스트잇을 받은 친구도 있었다.
여러모로 바쁜 첫 날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나서려는데 어김없이 서현이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혼자 가려는 건 아니지?"

"오늘은 좀 힘들 거 같아. 정기 검진 있어."

"같이 가도 될까?"

같이 갔다.

"검사 결과를 보니까 생각보다 제어가 좀 되고 있는 거 같긴 하네. 그런데 오늘 약물 투여를 잠깐 중단한 이력이 있는데 혹시 무슨 일 있었니?"

"다른 건 아니고 여자친구가 저를 냅다 던지는 바람에 요추 3번이 부러져서.."

"어쩔 수 없었던 일이긴 하네. 그래도 약물 투여 중단은 네가 보호관찰기간이 끝나기 전까진 좀 자제하길 바란다. 그래도 능력 제어가 어느정도 되긴 하네. 한 번 약물투여 차단 시간을 10초 정도로 늘려볼 테니까 이상 있으면 다시 찾아오고. 알겠지?"

"네."

검진 끝나고 가는 길에 무진장 혼났다.
그래도 행복하다. 내가 구해준 한 목숨이 내 옆에서 행복하게 사는 걸 보니 행복하다.

내일이 기대된다.

"야! 내려놔! 나 걸을 수 있어!"

"누구 마음대로? 내가 나 구해준 사람한테 이 정도도 못해주나?"

오늘도 들어올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