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다(2): 빛의 악마

 

 

 

현장에 도착해 주변 건물 옥상에 오른다.

 

“흣차”

 

“이야... 몇 번을 봐도 이 광경은 두근거린단 말이지.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동공이 새로 로 좁게 변한다.

 

“건너편 위에 있는게 넷, 지상은 열셋 쯤 되려나.”

 

학살 시간이 눈앞이다

 

셔츠 단추를 열고 시동을 걸려고 하자 전화기가 또 울린다.

 

에잇 귀찮게 또 그 인간이구만,

 

“뭔데?”

 

“아직이다. 조금 더 무리가 모이면 죽이도록.”

 

“예이 예이”

 

도시 풍경이나 감상하고 있어야겠구만.

 

건물 끄트머리에 걸터앉고는 저기 멀리에 보이는 공안부 건물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진다.

 

“스승.”

 

“작전 중에는 잡담 금지다.”

 

“며칠 전에 나한테 한 제안 진심이야?”

 

“네가 특이 4과의 장을 이어받는 것 말인가?”

 

“그래, 그거”

 

“진심이었다만.”

 

“...나 같은 놈이 진심으로 대장에 어올린다고 생각해?”

 

“내가 처음 만날 때도 말 했던 것 같다만, 너처럼 나사 빠진 녀석이 공안 일 하는 데는 적성이 최고라고.”

 

“그런가.”

 

키시베는 아무 말이 없다가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이다, 거절하고 싶으면 거절하도록.”

 

“고민 좀 해보자. 마침 주인공도 도착하셨네.”

 

그와 이야기하는 사이, 오늘의 타겟인 빛의 악마가 무리를 이끌고 나타났다.

 

“카아아아아아아악!”

 

“와 담배를 얼마나 피웠으면 목에 가래가 저렇게 끼냐.”

 

일단 저 건너편 옥상부터 갔다 오자.

 

‘위이잉!“

 

시동을 걸자 욱씬거리는 감각과 함께 팔과 머리에서 체인소가 튀어나온다.

 

“체인소의 악마 오늘부로 복직이다아아아!!”

 

“키이이이익!?!?!”

 

콰직! 

 

체인소가 살갖을 뚫고 들어가 헤집는 이 감각.

 

 

“더! 더 울어라!!!”

순식간에 옥상에 있는 놈들을 처리하고 도로 한복판에 있는 무리 속으로 뛰어든다.

 

“하하하하하하하!!!!!!!!!!!!!!!”

 

“죽어, 죽어, 죽어!!!!!!!!!"

 

뛰어든 곳은 순식간에 고기조각이 산처럼 쌓이고, 그 자리에는 미친 듯이 돌아가는 체인소만이 남았다.

 

“더 없는거냐 이 쫄보새끼들아 앙?!”

 

“넌..... 누구냐......”

 

“드디어 최종보스 나오셨구만?”

 

‘우위이이이잉!’

 

“체인소인가... 지배를 먹었다던.”

 

‘으득!’

 

“그 이름....”

 

그 이름 하나에, 분노가 치솟는다.

 

“더러운 입에 올리지 마라!!!!”

 

‘타다닥!“

 

몸이 거대한 놈들은 약점이 단순하다.

 

빠르게 움직이면 당황하면서 반응이 느려진다.

 

‘이놈도 똑같이 찢어발기면 되겠지.’

 

“지옥에서 사탄에게 인사나 전해주라.”

 

빛의 악마를 눈앞에 두고, 나는 체인소의 출력을 높이고 대가리를 향해 체인소를 휘둘렀다.

 

쉬익-

 

하지만 공기를 가르는 소리만 날 뿐 신체를 써는 느낌이 없다.

 

“뭐ㄴ...”

 

콰직!

 

세상이 어두워진다.

.

.

.

 

“우동!...이 아니구나.”

 

눈을 떴지만 여전히 주변 풍경은 어두웠다.

 

“결국 죽은건가, 뭐 마키마씨가 없으니 더 사는 건 미련이 없지만 넓은 저택은 한번 쯤 사보고 싶었단 말이야.”

 

왜 그런거 있잖은가, 자신이 직접 설계한 거대한 저택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귀여운 애 하나 낳고 행복하게 사는 삶.

 

이젠 죽어서 다 소용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유사 죽음을 납득하고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머릿속에서 어떤 존재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곳은 이몸의 공간이니라.”

 

“이몸이라고 하면 어떻게 알아, 이름을 말해 이름을.”

 

그러자, 어두운 공간 저 멀리서 자그마한 빛덩이 한 개가 내 손으로 다가왔다.

 

“다시 소개하지, 이몸은 이 세상의 ‘빛’이며 모든 정보의 근원이니라.”

 

다짜고짜 나랑 싸울 예정이었던 놈이 날 기절시키고 이런말을 하니 어이가 없을 수 없었지만, 말은 계속 들어주기로 했다.

 

“그래서, 나한테 뭘 바라는 건데?”

 

“이몸과 계약해라 체인소.”

 

“하?”

 

노인들이 말하길, 오래 살다보면 산전수전 다 겪는다는데 아마도 신은 나에게 ‘노인 체험판’을 선물해준 모양이다. 

 

“다짜고자 날 기절시키고 하는 제안이 고작 그거냐, 보통 악마들은 이런 상황에서 고문하고 죽인 후에 나이프로 잘 썰어서 먹지 않아?”

 

“난 네놈이 마음에 든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악마님.”

 

내가 빈정거리자 빛의 악마는 짜증나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이몸은 참을성이 그리 길지 않다.”

 

“알았어, 알겠다고. 그깟 계약 하나 쯤 더 하면 어때.”

 

“좋아 그럼 네 눈을 가져가지.”

 

그리고 나서 빛 덩어리는 내 눈 앞으로 다가와 잠깐 멈칫했다가, 눈을 파고들었다.

 

 

“끄아아아악!

 

각막이 타들어가고 수정체가 말라비틀어지는 듯 한 고통이 찾아온다.

 

“젠.....장!”

 

웬만하면 참으려 했건만 역시 급소라 그런지 입에서 반사적으로 신음이 나온다.

 

조금 뒤, 눈이 편안해지고 난 뒤에야 나는 당연히 물어야 할 것을 물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랑 계약한 이유는?”

 

“이몸의 빛으로 너의 바람을 비추어 보았기 때문이지.”

 

“호오, 거 참 신기한 능력일세. 그래서 내 마음이 어떤데?”

 

“여러 감정이 섞여 있군. 절망,흥분, 분노, 후회. 이런 것들이 말이야.”

 

“시궁창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감정들 아냐?”

 

“물론, 하지만 나는 네놈의 마지막 감정에 흥미를 느꼈다.”

 

“뭔데.”

 

“희망.

 

그 단어가 나오는 순간 나는 내 몸이 또 한번 떨리는 것을 느꼈다.

 

“지배를 다시 데려올 수 있다는 그 티끌같고 아주 터무니 없는 멈청한 희망 말이다.”

 

“아 그러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

 

“이몸은 아까 말했듯이 이 세상의 모든 정보의 근원이다.”

 

“그래서, 뭐 마키마를 다시 불러오기라도 할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이봐, 병신.”

 

“뭐라고?”

 

“너 말이야 너 병신.”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숨소리가 약간 거칠어진 것이 화가 난 듯 했다. 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이봐, 너는 내 능력을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이몸이 모르는 정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정보 뿐이다.”

 

“그럼 내가 먹은 악마들이 세상에서 영원히 지워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나?”

 

“당연한 것을.”

 

“그런데 어떻게 마키마를 불러온다는 거지? 내가 먹은 순간 그녀의 존재는 다 지워졌을 텐데.”

 

내가 반박하니 ‘빛‘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 예를 들면 편하겠군. 한마디로 말해서 이몸의 능력은 이 세상의 ‘백업’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백업? 뜬금없이?

 

내가 멍하니 있자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말 그대로지 이몸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에 대한 정보를 ‘복사’하여 ‘저장’ 해 두고 있다. 설령 그것이 지옥에서조차 사라진 정보라도 말이야.

 

순간 세 번째로 몸이 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포 때문이 아닌 점점 커져가는 희망과 기쁨이 그렇게 만든 것이리라.

 

“그래서 그 능력을 통해 그녀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충분한 대가만 치른다면 말이야.”

 

“좋아, 협상 테이블을 열어보자고.”

 

===================================================== 

생전 처음써보는 전투씬이라 발퀄이어도 이해좀 해줘.

그리고 빛의 악마는 내가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임의로 창작한 악마임.


그리고 연제 주기나 시간은 아마 목,토 오후 8시 30분 정도에 올릴 것 같음.

근데 사실 글 쓰는 게 본업이 아니라서 연재 요일은 못지킬수도 있는데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해볼게 


오타 비문 지적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