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복지관에는 다양한 사람이 온다

특히 접근성 좋은 위치에 종합복지면 더더욱 그렇고


나는 처음에는 그저 일로만 여기고 사람을 제대로 보질 않았는데, 그래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았다


그래서인지 자존감도 떨어지고 나랑 안 맞는 곳인지 고민도 많이 했는데


순애챈을 눈팅하면서 순애라는 개념을 알다보니 점차 내가 매일 응대하던 사람들을 보게 되더라



일찍 치매가 온 아내를 위해 매일 아내의 손을 잡고 산책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던 아저씨도 순애였고


서로 대화하고 싶어서 서로의 언어를 공부한 끝에 

영어가 유창하지만 한국어가 어눌해진 할아버지와

한국어가 유창하지만 영어가 어눌해진 외국인 할머니도 순애였고


힘이 약해 휘청이던 할머니를 항상 뒤에서 받쳐주며 걷던 할아버지도 순애였고


처음엔 초대면인 급식소 어르신들이었지만 어느새 친해져 서로 짖궂은 농담과 애교섞인 주먹을 날리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순애였다



돌이켜보니 내가 일하던 곳이 순애의 끝자락이 모이는 곳이었더라


그걸 깨닫고 난 이후부터는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두렵지 않아졌다



물론 화가 많이 나신 분은 여전히 빡세다

어흑흑 이런건 순애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