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대장이었던 후임 녀석.

오늘 실연을 겪었단 이야기를 조용히 꺼냈다.

비상용 열쇠 목걸이가 엉켜있는 걸 보니

뒷수습도 버거운가 보다.

눈에 비뚤리게 걸린 뿔테 안경.

그 너머로 무얼 비추는 지는

둔해빠진 어떤 누구라도 다 알아차릴터.

내 자신조차 사랑못하는 나란 자식

'사랑따위나 하니 저런 꼴을 겪지. 병신 같은 놈.'

착잡하게 중얼거리고는

노란 색 어깨 견장을 떼어

조용히 인수인계를 받는다. 

그 날 새벽 첫 눈이 내렸다.

무심하리라 할만치 쌓여갔다.

아픈 기억이 하얀 눈에 뒤덮혀

조용히 잊혀질거라고?

배알이 뒤틀렸던 건지 모르겠다.

넉가래를 잠시 집어던지고는

칼칼한 가래끓은 침을 거하니 뱉었다.

목이 유난히도 따가왔다.

연병장에 등쌀 시린 첫 눈이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