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좀 흐른 이야기라 내 기억이 완전하지 못해 기억을 토대로 내가 어느정도 재구성한 부분은 있음, 다만 흐름이나 뉘앙스 자체는 내가 들은 이야기와 동일함을 밝힘



내 일본친구이자 5살 형인 그를 처음만난건 2~3년전 한 게임 디스코드에서였다.

우리는 서로 잘 맞았고, 대화도 굉장히 자주했다. 일상도 많이 공유했고

어느날, 그 형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 형은 어릴적, 소학교(한국의 초등학교) 시절 가정폭력속에 살았었다. 공부를 미치도록 시키고, 모르겠다고 하거나, 주어진 공부를 다 하지 못하면 팼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지옥같은 시절이였다고

하지만 고난속에도 빛은 있다던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고, 썸도 탔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고백도 했고 성공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귀기 시작한 다음날, 그 여자애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연하게도, 장례식에도 가지 못했다.


이후 형의 삶은 더 피폐해져만갔다. 초등학생이 견디기 힘들, 아니 성인도 견디기 힘들 여자친구의 죽음에 대한 충격, 더 악랄해져만가는 가정폭력

그리고 결국 폭력의 손길이 형의 여동생에게까지 뻗혀지지, 중학생인 형은 결심했다. 동생을 데리고 가출하기로


형은 부모님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거액을 인출하고 도망쳤다고 한다. 그때 도와준 형의 친구기 있었는데, 그 친구는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이 친구는 여자고, 나와도 꽤 친하게 지냈다. 형과 나의 인연이 이어져지게해준 사람이기도 하고 형과는 동갑이다. 이 밑으로부턴 그냥 누나라고 칭하겠다.


그 누나의 집안은 꽤 부유했다. 집도 몇채 보유중이여서 그중 하나를 형에게 잠시 임대해줬다고 한다. 형은 누나네 부모님을 진짜 감사한 은인이자 또다른 부모님으로 여긴다고 한다.


각설하고, 형은 그렇게 어느정도 정착된 삶을 시작했다. 진짜 죽을정도로 일하고, 공부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인생의 전환점과 조우하게 된다.

형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첫날, 실수로 어떤 여자선배를 쳤다고 한다. 알고보니 그 여자선배는 학교 일진이였고… 싸움도 굉장히 잘했다. 검도 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고  결국 형은 학기초부터 그 선배의 따까리로써 학교생활을 보내기 시작했다.


어느날 형이 그 선배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 선배가 계단에서 넘어졌다. 형은 그걸 받아냈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진료비까지 자기돈으로 냈다고 한다.

그 이후 선배가 형을 대하는 태도가 알게 모르게 좀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당시 일하고 돈버는거에만 집중하던 형은 멍청하게도 몰랐다고 한다.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줄때 형은, 그때 자신이 진짜 바보같았다고, 일하는거에 미쳐있어 사람의 마음과, 소통을 모르는 멍청이 였다고 그 당시의 자신을 회상하며 평가했다. 사실 당연한게, 형의 과거는 어두웠다보니 사람과 소통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형이 선배를 받아낸 사건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날, 형은 평소처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그 여자선배가 아르바이트 하는 편의점으로 와서 편의점 뒷골목으로 끌고가 말했다고 한다.


“너 왜 내가 대놓고 좋아하는척 하는데 왜 무시하냐, 너 지금 내 마음가지고 노는거냐? 나 너 좋아한다. 근데 왜 무시하냐, 내 마음은 진심인데” 라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