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6화




“정말… 이걸로 정말 괜찮은 건가?”


어떻게 데이트 장소에 도착한 이후 

저승사자님은 내게 의문스러운 듯이 말했다.



“네. 여기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꽃도 피지 않았고…”


“네. 괜찮아요. 여기 올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좋아요.”



내 부탁으로 저승사자님과 나는 메밀꽃 밭에 가게 되었다.

가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고생을 많이 하긴 했지만..




“원래 메밀꽃은 9월쯤에 피는 걸로 전 알고 있어요.

 지금쯤이면 아마 메밀 파종을 할 시기정도 일거라..”


”근데 왜 오자고 한거지?“




”혹시 메밀꽃의 꽃말을 알고 계신가요?“



”음… 모르겠군.“



네. 다행이네요..

 일단 근처 카페라도 가죠. 오늘은 하고싶은 말이 많으니.“





근처 카페에서


“메뉴판 제일 위에 있는 메뉴로 2개 주세요.”


“네..? (뭐지 유튜브 컨텐츠 같은 건가?..) 

 그러면 네, 아메리카노 2개 맞으시죠?”


“네. 결제는 이걸로 할게요.”


나는 손에 들고 있었던 엄마 카드를 건네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아메리카노 2개를 시킨 뒤 근처 자리에 앉았다.


잠시후 커피가 나오고 

나는 빨대로 쏟아지지 않게 조심해서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일단 여기 왜 온 것인지에 대해 말해드릴게요.”


“그래.”


저승사자님은 커피가 마음에 드신 것인지 컵채로 들고 마시며 내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제 로망이라고 할까요?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런 곳에 한번 와보고 싶었거든요.”


“그런가? 하지만 시기가 안 좋아서… 안타깝군.”



“하지만 뭐.. 이렇게 와서 느낌이라도 내면 이것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어쩌피..나중에 또 오지 못할 것 같아서 말이죠..




저기… 저승사자님..“



”뭐지..? 뭐든 얘기해 보거라.“



내 분위기에 저승사자님은 무언가를 느껴 살짝 긴장한 느낌으로 내게 말했다.




”•••••• 후우… 너무 긴장되서 말이 잘 안 나오네요.


조금 길수도 있지만… 제 이야기를 좀 들어주셨으면 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저는 부모님이 보시던 드라마에서 저승사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때 제가 본 저승사자는 너무나도 무서우면서도 냉정하고, 그러면서도 뭔가 신비한 느낌이 느껴졌어요.


저는 그때 제가 본 저승사자를 주변 친구들에게 얘기했고


그날은 친구들과 저승사자는 어떻게 생겼을지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민수의 말이 맞았던 것 같네요.



아..아무튼  이건 넘어가고





제가 진짜로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계기는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하아.. 아 죄송해요. 

조금 그때 일을 상상하니까 말하기가 좀 힘들어서..“



”… 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힘들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인데요..


 중학교 2학년 때


친구가 죽었어요. 그것도 제 눈 앞에서…



“……………. 그 이유가 뭔가?”





“나중에 알고보니… 부모님과 문제가 좀 있었나 봐요..


 친구는 제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것인지

 학교 옥상에 저를 불렀어요.


 그동안 힘들었던 자신을 도와줘서 고맙다며…

 자신은 이제 조금 편해지고 싶다며.. 제 눈 앞에서 웃으며…


 친구는 그런 작별 인사를 하고 제 눈 앞에서 뛰어내렸어요.



그날의 기억을 저는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살아있는 자들의 기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런 작별 인사를 하다니..“



”•••••그날 이후 저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어째서 친구는 자기 자신이 죽는 순간을 ‘편안함’이라고 표현을 한 것인가.. 죽음이 인간의 삶에서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그후 제 중학교 3학년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있는 순간이었어요.”



”••••••••••••••••••••••••••••••••••••••••••••?!?!?!“


처음으로, 저승사자님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이 인간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날 이후 저는 끝없이 죽음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왔어요.

 실제로 몇번은, 실제 죽음을 시도한 적도 있었죠.“



나는 옷에 가려져 있던 손목의 흉터 자국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때마다 물론 금방 두려워져서 포기를 한 적도 많았어요.

 

 부모님도 이런 저를 많이 걱정하셨지만 

 고등학교에 가면서 저는 성격이 많이 나아졌어요..



진정한 죽음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거든요.


저승사자라는 존재를 다시 인식하게 되며 

저는 인간은 평생을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며 절대적 구원을 바라는 존재임을 깨달았어요.



그러하기에 친구의 죽음도, 현재의 힘듬도 

언젠가 절대적 구원이 존재하며 자신에게도 이러한 구원이 찾아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한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고등학교 1학년을 버티게 되었어요.“



“•••••••••••••••••••••• 미안하군.


 그런 것도 모르고 네게 7일의 괴로움을 주게 되어서..“



”아니에요. 오히려 감사하죠.


 그거 아시나요?


 고등학교 2학년에 

 학원차를 타고 가고 있던 그날 


 사실 그 자리에는

 저를 제외하고도 운전사 포함 3명이 더 있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에게 들어보니 다른 사람들은 중상을 입긴 했지만 금방 회복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들은 어떻게든 이 인생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뭐라도 한 것일지도 몰라요.


그때 조수석에 앉아있었던 저는 

드디어 구원의 순간이 찾아왔다는

내 인생의 마지막 괴로움이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었어요.“



”••••근데 왜… 7일을 더 살겠다고 한건가?

 그리고… 왜 그날 내게 그런 고백을 한거지?


 네 말을 지키기 위해 

 나는 이 7일을 네 최고의, 행복의 순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네가 그토록 바래온 것

 그 행복을 내가 방해한 것이라면.. 내게 화내도 되지 않았나?“



“•••당신을 보고 난 뒤에 저는 드디어 실감을 할 수 있었어요.

 제가 드뎌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당신은 어찌보면 제 인생의, 제가 살아 있는 것의 가치를 

증명을 해주는 존재에요.


 



•••시간이 좀 지난 것 같은데 좀 움직일까요 우리?“




나와 저승사자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피지 않은 메밀꽃 밭을 지나갔다.



“아.. 나중에 부탁하고 싶은데요..

 만약 제가 죽고 나면 시체가 묻힌 제 무덤에 나중에 

 메밀꽃을 놓아 주시면 좋겠어요.“




“•••••• 알겠다.”



“그리고… 내일은 진짜 재미있게 놀아요!”








메밀꽃의 꽃말은 연인, 인연, 사랑의 약속 



훗날 피어날 나와 그의 인연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며 

나는 남몰래 그와 약속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