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게임 ost가 하나 나오는데 영상이 게임 스토리 전반에 대한 스포라 안해본 사람은 노래만 듣길 권함.


 

6화              마지막화





밤 10시 학교 옥상


“결국… 여기로 돌아왔네요.

 7일동안 저와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더 놀고 싶었는데.. 제가  늦잠을 자서..


 아.. 여기는 학교 옥상이에요. 

 자세히 말하면 중학교 학교 옥상이죠.


 그동안 귀찮으셨을 텐데 

 덕분에 가보지 못한 곳도 많이 가보고 재미있었어요.



”귀찮기는 무슨… 오히려 내가 미안하군.

 더 즐겁게 해주지 못해서..“

 



”당신 덕분에.. 다시 한번 죽음을 결심할 수 있었어요.


 저는 이제 언제 죽게 되나요..?”


“오늘 밤 12시다.“



”그러면… 잠시만 옆에 기대도 될까요?“


”••••••• 곧 죽을 사람에게 내가 뭘 못해 주겠는가?”


나는 조용히 저승사자님의 곁에 기댔다.







나는 자살을 결심했다 - rubia




“만약 제가 죽는다면

 부모님은 절 어떻게 기억하실까요?”



“걱정마라.

넌 그때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될 거야.


 그 누구도 이 7일을 기억할 수 없게 되겠지.“



”당신도요..?“


”난… 내 죄를 속죄하는 그 순간까지도 널 기억하겠다.“



”••••••네.”





11:30

 

“저…. 슬슬 졸린 것 같아요.

 곁에서 잠시 자도 될까요?“



”•••••••• 원한다면 ••••


잠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지.



네 인생은 미련이 없는 인생이었는가?




”•••••• 원래는 없었는데…. 하나가 생겼어요.

 

 혹시 이 미련을 잠시나마 잊어도 될까요?




11:40



나는 저승사자님의 얼굴을 잡고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첫키스는.. 조금 차갑네요.

 좋아해요. 당신을, 저의 구원자를 그 무엇보다도”



그후 

천천히 눈을 감는다.



11:50


희망의 바다에 빠져 

천천히 나를 익사시켜가는 물결을 느낀다.

의식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감각을 즐긴다.



11:54


방금의 행동이

고귀함에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니었을까 고민한다.


섯부른 판단이 아닌가

조금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눈을 감고 천천히 고민해본다.



11:57


그리고 다시한번 그를 향해 웃으며 말한다.



“저… 태어나길 잘 한 것 같아요.”




11:59



그리고 다시한번 

다가올 죽음을 결심한다.



밤 12:00



저승사자의 곁에 있던 소녀는 긴 잠에 빠지게 되었다


소녀의 숨소리는 사라졌고

그녀의 몸은 밤 공기에 점점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 사망 확인 완료.”



저승사자는 잠시 밤 하늘을 본다.



“참… 고독한 달이군.”


환한 보름달이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나약하고도 나약한 한 인간을 조롱하는 것처럼




”••••••• 결국 이렇게 된건가?

 그럼 뭐.. 약속을 지켜주지.“


다른 저승사자가 그의 곁에 다가와 말했다.



”벌써 150번째 구원을 하게 될 줄이야.. 생각도 못했군.“



”소녀에게는.. 그 사실을 거짓말로 하다니 놀랐어.

 그냥 100명정도 구원했다고 하고 넘어갈 줄이야.

 

그녀의 생존 여부를 건 내기는 결국 내가 승리한 건가?“



”그렇네 스승님.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선택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게 해주고 싶었어.”



“그래도 뭐.. 내기의 대가는 받아가마.”



스승은 그에게서 가방같은 무언가를 가져갔다.



”이거면 돼.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주는 가방.“


”…. 더 좋은 걸 가져갈 수도 있을텐데 왜 하필 가방을?

 뭐 그게 도움이 많이 되긴 했지만 필요는 없으니..“



“나 이거 잃어버렸거든.

 어차피 너도 필요 없어졌으니 이걸로 되겠지?


 그리고 약속한 전생의 기억도 돌려주지.“



스승이라는 남자는 제자의 이마에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저승사자의 머리에

지울 수 없는 전생의 기억이 돌아온다.







그후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그는 

옆에 죽어있는 소녀를 바라본다.





그리고

가냘픈 소녀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아……아아….. 내 내가….. 무슨 짓을….



“잘 있거라 제자여.”




스승은 그 말을 남긴 체 먼지처럼 사라졌다.



”미…미나야….“


소년은 죽어있는 소녀의 몸을 일으켜 안고

차가워진 체온을 실감하며 말했다.


하늘을 향해 원망한다.

그후 소년은 저주받은 소녀의 운명을 바라본다.



그 무엇보다도 구원이 필요했던 것은

저승사자 그 자신이었음을 그는 알지 못했다.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이들을



밤 하늘의 무심한 달은

마치 그들의 최후를 조롱하는 것처럼 

찬란한 달빛을 비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