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밀실…, 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더운 방 안에서 그와 그녀는 옷을 펄럭이며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 한 줄기에 기대어 피부를 타고 내려오며 식어, 싸르르한 느낌을 내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더운 여름날 땀에 젖은 옷은 축 늘어지고, 몸에 들러 붙었으며 무거웠고, 머리카락은 땀으로 인해 뭉텅이져 있었다.


"아, 덥다…."

"나가라 너, 너까지 있으니까 방이 더 더워."

"싫어, 내 방이 더 덥단 말이야…."


원래라면 선풍기도 그리고 시원한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도 모두 정상 작동이 되어야 했지만, 하필이면 같은 날 동시에 고장이 나버린 탓에 그는 골치를 썩이고 있었다. 안 그래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미쳐갈 노릇인데, 한줄기 빛이나 소금 같은 것을 잃었다니, 절망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까."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람마다 몸에서 나는 냄새가 다르다고 하는데, 땀 냄새도 다르게 날까?"

"…,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 어떤 사람은 채취가 심하고 아니고 정도로?"

"흐음~."


그녀가 자신의 옷을 끌어와 코로 몇 번 킁킁거렸다.


"딱히 별 냄새 안 나는데…."

"그야 본인 냄새는 익숙하니까 안 느껴지지."


그가 그 말을 뱉으니, 그녀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그에게 무릎으로 바닥을 몇 번 쿵쿵거리고는 다가왔다.


천천히 그의 옷을 끌어 당기고, 그가 넘어지든 말든 개의치 않아하며 냄새를 맡은 그녀는 눈알을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뱅 돌리며, 꿈뻑하고 눈을 감았다 떴다.


"살짝 소금물 냄새가 난다."

"보, 보통은 무취에 노폐물이 섞여서 나는 냄새니까 그렇지. 나는 아침에 씻었었고."

"흠, 그러면 너도 한 번 맡아봐."

"뭐?"


그녀가 그에게 자신의 옷 끝자락을 가져다 대고, 그녀의 배꼽이 무방비하게 노출되었다.

다만 그녀가 그것을 개의치 않고 있었기에 잠시 당황한 그는 그녀를 이기지 못하곤 천천히 그녀의 옷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보았다.


"…………."

"어때?"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다시 맡아봐 다시!!"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그의 코에 옷을 쭉쭉 들이대고, 그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허둥대다 뒤로 쿵하고 넘어졌다.

동시에 그런 그에게 옷을 잡아 당기던 그녀도 넘어지던 그의 발에 다리가 걸려 그대로 함께 넘어지게 되었고, 그의 위로 몸을 포개게 되었다.


"윽."

"아야야…."


그 둘은 잠시의 고통 뒤에 오는 가까운 접촉에 잠시 당황했다.


"이, 일어나."

"……."


그녀가 아무 말 없이 먼저 일어나고, 그가 일어났다.


"아, 아무 냄새도 안 나지?"

"…………."


그는 그녀에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안 난다고 해!!"

"그래그래 안 난다 안 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빠르게 방을 벗어났고, 그가 방을 벗어나는 것을 보자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벌러덩 들어 누웠다.

잠시 천장을 바라보며, 팔다리를 휘두르는 그녀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쳇…, 기껏 향수까지 뿌리고 왔는데. 아~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