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ㅅㄲ가 먼저 솔로 탈출한게 꼴받기도 하고


커플이 탄생해서 기쁘기도 한데

 

사실 제일 큰 감정은 얼떨떨함임


연애 사실을 들은지 거진 반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안믿김


난 저ㅅㄲ가 연애란걸 할 줄 몰랐거든


얘가 키도 크고,인물도 좋고,공부도 잘하고,성격도 나쁘지 않았던 애인데도 그런 생각을 한 이유가 쟤가 약간 감성이란게 모자란 놈임


극장에서 엘리멘탈 보고 나오는 길에 


'내 꿈은 너였단다' 라는 엠버 아빠 대사에 겁나 감동받아 있는   내 귀에 '내꿈은 너야 연진아' 속삭이고 튀고


내가 업 보면서 질질 짜니까 옆에서 같이 보다가


'이게 그렇게 슬픈가?'


이래서 내가 째려보니까 막 웃으면서 도망치던 ㅅㄲ임


할 말이 이거 말고도 ㅈㄴ 많긴 한데 여튼 저렇게 몽글몽글한 분위기라고는 질색을 하던 놈이 연애를 할 줄은 몰랐어서 걔가 자기 여친생겼다고 말할 때 진짜 놀랐음 (참고로 이ㅅㄲ가 나한테 그 말을 한 이유가 데이트 비용 빌려가려고임 ㅅㅂ)


착하게 타고난 성격 아녔음 진짜 뭔 짓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았을 선택적 소시오패스가 연애를 한다니까 뭔 일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겁나 알콩달콩거리고 잘 살더라


한번은 내가 쟤들 학교에서는 어떤지 궁금해서 아는 후배 겸 동생 친구한테 연락해서 물어보니까 걔가 진짜 꼴뵈기 싫다고제발 집에서 동생 관리좀 하라고 함


축구랑 롤 말고는 관심있는게 없던 애가 이제는 점심시간만 되면 여친 반 앞에서 기다리다가 점심 같이 먹으러 가고, 여친 몰래 자리에 간식이랑 음료수 두고 가고,하굣길에도 손잡고 가고.....


듣고 내가 아는 동생이랑 학교에서의 동생이랑 동일인물인지 진지하게 고민함


하여간 배알이 좀 꼬이긴 해도 잘 지낸다니까 기분이 나쁘진 않았음


심지어 부모님도 얘가 연애하는걸 크게 터치 안하고 오히려 좋아함


그 이유가 그전까지는 상위권에 간당간당하게 발만 걸치고 살던 애가 여친이랑 대학 같이 갈 거라고 칼갈고 공부하더니 저번 모고에서 등급이 1점대가 나옴 ㅅㅂ


여튼 그래서 동생놈은 어떤 방해도 없이 연애 잘 하고 있음



세뱃돈 핑계로 돈 뜯기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저놈의 연애썰도 꽤 웃긴 거 같아서 챈에 한번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