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八枝ひいろ 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하는 마기아 레코드 단편 소설.
역자로서의 주의사항을 미리 언급.
이 글은 전에 번역한「유고」를 먼저 읽고 보는 걸 권장.
아래 줄은 작가 님의 주의사항.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현실.

※ 시리즈에 속한「A RECORD OF GRIEF」및「유고」를 전제로 작성된 작품입니다.
특히「유고」에 관련된 중대한 네타바레를 포함하기에, 먼저「유고」를 읽으시는 걸 "강력히"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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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왜 이러는 걸까.
그 날 이후로 계속, 가슴 가운데가 뻥하고 구멍난 듯,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매일 아침, 쿵쿵 하고 울리는 심한 두통과 함께 눈을 뜨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른 채 거실로 내려가.
아니, 분명 지금도 악몽을 꾸고 있는 거야. 자고 있어도 눈을 떠도, 난 계속 같은 걸 생각하며, 끙끙 앓고 있으니까.

우이, 내 소중한, 단 하나 뿐인 여동생.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을 거야. 믿지 않았을 지도 몰라. 분명 병이 나아서, 건강하게 살수 있는 날이 찾아온다고. 하지만, 각오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던 모양이야.
난 아마도, 진작 망가져 있을 테지.
조금이라도, 토해낼 수단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여, 이걸 쓰고 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걱정하고 있을 거라는 건 알지만, 반대로, 쓸데없이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 상담 못 하고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면,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일까.
아빠랑 엄마도, 너무 슬퍼서 어찌할 도리가 없을 거다.

아무 것도 못 하고,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만 앞서고, 침대주변을 뒹굴뒹굴거리는 생활만 계속되고 있다.
학교에도 안 가게 되고, 뿐만 아니라 먹은 밥도 토하게 되고, 그런 자기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울고 만다.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온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상상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강제로 대면했다는 기억이 살아난다. 지금도, 내 침대 반대편에는 우이의 침대가 있지만,  그 곳에서 우이가 잘 일은 이제 없다. 살며시 먼지가 쌓이기 시작한 침대는, 떨게 될 정도로 차갑다.

갑자기, 모든 일이 전부 거짓이라는 걸 알게 되며, 언니 라고, 아주 조금이지만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 때마다,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고, 번개에 맞은 듯한 감각에 지배당하고, 가슴을 죄여온다.
왜지, 어째서지. 그렇게나 상냥하고, 착한 아이였는데. 계속 병원에서만 살고, 나쁜 짓 하나 하지 않았는데.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매일같이, 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째서.

우이, 어째서야, 우이.
잘 가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
한 번 더 만나고 싶어, 우이.
다시, 언니라고, 불러 줘.
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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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쓰고, 울면서 자고, 조금은 기분 정리가 된 것일까.
오늘은 남기지 않고 밥을 먹고, 조금이지만 앞을 보게 되었다고 생각해.
그걸 눈치챈 걸까, 엄마가, 병문안 갔다오는 게 어떻냐고 말해주었다.
나란 정말, 자기와 관련된 일만 신경 쓰고, 토우카 쨩이나 네무 쨩도 슬퍼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이,
완전히 머리에서 떨어져 나가 있었기에, 부끄러워졌다. 외로워하고 있을까.
그리 생각하고 나니, 지금 당장이라도 둘을 만나고 싶었다.

정말로 이상하지만, 둘을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나 무거웠던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어떻게 하면 기뻐해줄까, 격려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영원과도 같이 길게 느껴져 어쩔 도리가 없던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계속,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건, 상당히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용기를 받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어서, 조금이지만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진짜 어른에게는 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과자를 만들어서 가져가고 싶다고 말하니,
엄마는 영양사에게 받아둔 메모를 건네주었다. 재료도, 한두번으로는 전혀 바닥나지 않을 정도로 냉장고에 준비되어 있고,
내가 분명 이럴 것이라고, 전부 알고 있었던 모양이야. 아빠도, 출근하기 전에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했어.
이럴 때 혼자가는 건 걱정되지 않겠냐고. 그래. 나도, 지금 상태로 병원에 가는 건 불안한걸.
물론, 길은 기억하고 있을 테지만. .....아마도, 지만.

그런 이유가 있어, 오늘은 하루종일 과자를 만들기로 했다. 오랜만이라서 허둥대기도 했고,
중간에 이유도 없이 손을 떨기도 하고,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밀가루가 몇번이고 못 쓰게 되었지만,
마지막에는 제대로 갖춰진 채로 만들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사실은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우이 몫도 포함해서 4인분 만들었어.
특히 토우카 쨩은 식사제한이 있으니까, 네무 쨩도 과식은 금물이고,
병원에 가지고 갈 수는 없어. 난 먹어도 되지만, 토우카 쨩이 토라질 테니까.
하지만, 아마도, 괜찮다고 생각해. 1인분씩 포장하는 걸, 엄마가 보고 있었으니까.
분명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우이 몫을 골라내두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몰래 먹어버릴 건가. 아니, 우이의 묘비에 두는 게 최선일지도 몰라.
난 아직 힘들어서, 우이를 만나러 갈 수 없으니까.
과자 재료를 준비해줄 정도니까, 분명, 그 정도로 신경을 써 주고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엄마도 아빠도, 정말로 자상하다고, 가슴이 천천히 따뜻해진다.

아마도, 부모로서는, 병원보다는 학교에 가기를 원할 거라 생각해.
에스컬레이터라고는 해도, 내년부터는 고등학생이고, 공부 진도를 따라갈 수 있는가,
반에 적응한다던가, 너무 걱정되기만 하겠지. 솔직히 말하면, 어느 쪽도 안 되는 중이고.
하지만, 엄마도, 아빠도, 그런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힘내라던가, 기운내라는 말도 안 한다.
그저, 있을 때에 곁에 있어주고, 도와주었으면 하는 때에, 살며시 손을 내밀어 준다.
가족으로서, 그야말로 해주길 바라는 부분을 해준다.
정말로 복받으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
그건 분명, 우이가 있었기에 그랬겠지.
가족이 함께, 우이를 위해 힘내고, 지탱해 왔으니까, 그런 부분의 배려가 자연스럽게 가능하다.
슬플 때, 힘들 때, 어쩌면 되는지, 뭘 해줘야 할지를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나도 분명 가능해. 토우카 쨩도, 네무 쨩도, 날 언니라고 생각해주고 있으니까.
아직, 나도 언니이니까.
계속, 괴로워서 잘 수 없었지만, 오늘은 기대되서 잘 수가 없다.
잠에 잘 안 든다면, 이렇게 일어나서, 지금의 기분을 적어서 정리한다.
만나러 간다면, 둘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사과랑 시나몬 파운드 케이크를 건네주면, 기뻐해줄까. 역시 울어버리고 말까.
나도 울 거 같아. 하지만, 참아야겠지.
언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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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간호사 씨에게 부탁하여, 병원에서 자게 되었다.
토우카 쨩도 네무 쨩도 매우 기뻐하면서, 평소와 다르게 활기차게 이야기했어.
하지만, 결국 저지르고 말았지. 계속 참아왔는데, 밤늦게 병원에서, 우이가 있던 침대가 비어버린 걸 보고 나니, 울고 말았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네무 쨩을 깨워버린 모양이고. 꼬옥하고 날 껴안아서, 놀랐다.
등줄기가 차가워졌다. 자신이 울어버린 것도, 그걸 발각당한 것도, 너무 충격이었다.
언니 실격이었으니까.
하지만, 네무 쨩은 그런 부분을 진작 간파한 듯,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기분 탓일까, 평소의 네무 쨩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하지, 우이가 지금의 나를 용서하면서, 격려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언니, 참지 말라고. 그건 환상에 불과하고, 눈 앞에 있는 건 네무 쨩임을 알고 있지만,
너무나도 기뻐서, 호흡이 진정되었다. 그러고나니, 끈임없이 눈물이 나와서, 네무 쨩의, 가늘고 작은 팔 안에서 계속 울었어.
하지만, 네무 쨩은 고맙다고 말했다. 슬퍼해줘서, 우리랑 같은 마음을 갖고 있어서, 고맙다고.
그건, 당연한 일에 불과한데. 하지만, 난 구원받았어. 마음 속에서, 가슴 깊숙히 있던 게 깨끗하게 흘러나간듯 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틈에 잠들었는지, 둘보다 먼저 눈을 떴어. 한밤중의 일을 떠올려서, 부끄러워서 그대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제대로 둘이 일어나는 걸 기다리고, 아침 인사를 하고, 조금 잡담하고 돌아갔다.
모르는 사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어느 틈에 가버리는 게, 둘에게는 무엇보다도 무서울 테니까.
알고 있어, 나도. 그러니까, 제대로 있다고. 내일도 또 오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
혹시 어쩌면, 불안한 건 내 쪽일지도 몰라. 쓸쓸하다는 걸, 언니 쪽인 나이긴 했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네무 쨩도, 토우카 쨩도, 계속 자신의 병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나도, 계속 우이의 그 부분을 봐왔지만, 결코 자신이 짊어지는 게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걸, 완전히 적응했다고는 생각치 않지만, 하지만,
둘은 조금씩 각오하고 있을 지도 몰라. 그건, 곁에 있을 뿐인 나로선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해 못 하는 마음이라 생각해.
밤에, 위로해준 네무 쨩은, 그 말은, 나 따위보다도 훨씬 어른스러웠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이 불안은, 쓸쓸함을 소중히 간직하자고 생각한다.
그건, 둘을 너무 좋아하기에, 소중하다는 마음을 숨겨두기 위한 것이니까.
사라지는 게 너무나도 싫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나는, 부정적인 마음을 잊지 않는다. 되도록, 둘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힘든 마음을 덮어두고, 못 본 걸로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끝내 울게 될 때에는, 울자고 생각했다.
네무 쨩이 말했으니까.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그래. 우린 혼자가 아니야.
이렇게나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 아빠, 엄마, 네무 쨩, 토우카 쨩, 그리고, 우이.
응, 나는 혼자가 아니야.
조금 진정하게 되었으니까, 다음부턴 혼자서 병원에 가볼까, 배웅해주는 아빠는 걱정할 수도 있지만,
조금씩, 스스로 여러가지 해낼 수 있도록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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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지금까지 쓴 내용과 상당히 내용이 달라지겠지만, 적어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여, 적어두겠습니다.
오늘, 신기한 체험을 했어. 아니, 신기한 체험을 했을 지도 몰라, 라고 말하는 게 좋을까.
애초에 확실히 기억되지 않고, 꿈일지도 모른 채, 자신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게 있어. 젊은 여성과 만나서, 대화했다는 것.
날씬하고, 머리가 길고, 엄청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어쩐지 조금 더러워보이고,
마치 정상적으로 사는 걸로는 안 보였지만, 피부의 매끈함도, 반듯한 이목구비도,
어지간해서는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치,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듯한 느낌. 이런 걸 쓰고 나니 조금 무서워졌지만.
그 정도로, 놀랄 정도로 아름다웠어.
아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써야지.

최근에, 혼자서 카미하마 병원까지 다녀오고 있는데, 그 돌아가는 길이었어.
해가 빨리 지는지, 날씨가 흐린지 모르겠지만, 조금 어둡고, 위험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나니, 아마도, 길을 잃어버려서, 모르는 장소에 와 버렸다.
현기증이 나고, 밤거리가 만화경처럼 화려하고, 휘청휘청거릴 정도로 보였다.
왜 이러는 걸까 지금도 전혀 모르겠지만, 피곤했던 걸까.
주정뱅이처럼 되어버려서, 앞뒤좌우도 모르게 되었다.
정신이 드니 역 앞의 큰 길에서 한 블록 들어간 곳에, 그 여성이 서 있었어.
분명, 날 살펴봐 주었겠지. 그리고, 아직 혼란에 빠진 나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어떤 사정이 있든, 넌 이 마을에 와서는 안 된다 라고.
물론, 새겨들을 리가 없었다.
토우카 쨩에게도, 네무 쨩에게도,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모두와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니까.
하지만, 그 사람의 목소리는, 어딘가 깊고 머나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 막무가내로 말해왔다.
뭐가 뭔지 모르는 채, 말하는 대로 고개를 끄덕였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노파심으로, 오지 말라고 말했다. 이 마을은 위험하며, 목숨이 달려있을 정도라고.
지금 와서 보면 질 나쁜 농담이라 생각도 들었지만, 그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진지했고,
마치 거짓을 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마지막에, 경고는 해두었으니까, 라며 신파극 분위기로 말하고, 그 사람은 사라졌다.
정말로, 무슨 일이었을까. 처음에도 적어두었지만,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해도 부정할 수 없다.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카미하마라는 마을에, 무슨 일이 있는걸까.
위험하면서, 목숨이 달려있다니,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그대로 따라서는 안 되겠지. 우리에게 있어, 병원에서 만난다는 건,
그야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우이가 사라져서 비어버린 틈새를, 조금씩 채워나가기 위해서.
그러니까, 난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병원에 갈 거라 생각해.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고, 조금 기분이 나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그런 지시를 들을 이유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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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무 짱도 죽고 말았어. 또 1명, 소중한 사람이 사라지고 말았다.
우이 때보다는 진정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걸 혐오하게 되었다.
익숙해진다는 부분도 있고, 네무 쨩이 우이보다 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물론, 그렇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가슴 속의 어둠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네무 쨩이 생각한 것들을 적어서 남기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타이틀은, 『유고』.
토우카 쨩이 발견한 그걸, 둘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읽었다. 중간부터, 떠는 게 전해졌다.
난 울어버렸지만, 토우카 쨩은 화를 내는 걸로 보였다. 왜 말해주지 않은 거냐고.
난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도 이걸 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네무 쨩이 고민하고 있던 수많은 내용을, 어째서 눈치채지 못 한 걸까, 너무나도 괴로웠다.
우리들의 만남에 대한 것, 병마에 대한 것, 우이가 죽은 날에 대한 것,
한계에 달해있던 나를, 위로해주었던 일에 대한 것.
그리고, 가족과의 엇갈림, 작품에 쏟아부은 마음.
왜 그랬던 걸까. 왜 죽어야만 했던 걸까. 어째서 조금이라도 대신해줄 수 없는 걸까.
선천적 병으로 인해 괴로워하며, 자유롭지 않은 생활을 해오며, 거기에 더 고민을 끼얹어야 한다니 어째서지.
평생 힘든 경험을 했는데도, 전혀 보답받지 못 한다니, 그런 건, 너무 슬프잖아.

토우카 쨩과 상담해서, 네무 쨩에게 전해진 수많은 추모 메세지를 인쇄하고, 같이 태웠다.
다시 보고 나니, 네무 쨩의 이야기는 매우 재미있었고,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다는 걸 알게 되어,
내가 이런 생각하는 건 좀 이상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분하다는 걸 느꼈다.
네무 쨩 자신이 적은 것처럼, 가족 측에서 네무 쨩이 소설을 쓰고 있었던 부분이, 상상도 못 한 모양이다.
이걸 같이 태워달라고 부탁하니, 이상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 때 만큼은, 토우카 쨩이 그 장소에 없었던 걸 다행으로 생각했다.
분명, 도저히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화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토우카 쨩이 장례식에 오지 못 했던 건 너무나도 아쉬웠다고 생각해.
정말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로,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친구였으니까.
토우카 쨩은, 물론 당분간 침울해진 상태였고, 앞서 쓴 바와 같이 화내고 있었기에, 상당히 곤란한 상태였다.
우울한 상태로, 침대에서 얼굴도 내밀지 않는 때도 있었지만, 갑자기 큰소리를 내며 베개를 던지고,
그 후에 울어버리고 했다. 보고 있을 수 없었지만, 하지만, 그럴 때는 조용히 손을 잡고,
울음을 그칠 때까지 곁에 있어주었다. 혼자가 아니라고. 나도 가슴이 찢어터질 정도로 괴로웠지만, 그걸로 된 거다.
그게 최선이었다. 같이 슬퍼하고, 같은 마음임을 알고,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래, 네무 쨩에게서 배운 것이니까.

진정하고 난 뒤에는, 네무 쨩의 원고를 올리고, 그 뒤를 이어서 쓰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은 내가 작성했으면 했겠지만, 나, PC 같은 거 전부 젬병이니까.
하지만,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같이 올릴 수 있는걸까? 응.... 보일 목적으로 쓰는 게 아니니까, 역시 부끄럽다.
하지만, 토우카 쨩에게는 언젠가 보이고 싶다고 생각해.
그게 아니라도,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제대로 말로 전해야겠지.
이것도, 네무 쨩에게서 배운 부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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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천천히 이야기할 내용이 있다고 토우카 쨩이 말해서, 조금 긴장한 채 병원으로 갔다.
토우카 쨩은 아마도, 나이에 걸맞는 막무가내 적인 부분이 있지만, 정말로 중요한 부탁을 할 때는 조심스러워지니까.
어쩌면, 나에게만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야기라는 건, 토우카 쨩이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한 내용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살고 싶다고, 우주의 모든 것을, 전부 전부 알고 싶다고.
그걸 위해서, 토우카 쨩은 진지하게 몰두하겠다고 결심했대.
상세한 건 너무 어려워서,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돈이 되는 연구를 성공시켜서, 위험한 수술을 받기로 한 모양이야.
이미, 다소의 목표를 정해두었다니, 굉장해.
난 아직, 내일에 대한 것조차 진정한 채로 생각할 수가 없어.
아니, 하지만, 토우카 쨩도, 진정한 상태는 아닌 모양이다. 자기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분명 그건 만에 하나조차도 아닌,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머나먼 여정이다.
자신만만한 토우카 쨩이, 눈을 감고, 불안하다고 말했어.
항상 미소를 지으며, 즐거운 듯, 생각하는 미래를 말해준 뒤에.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멋대로 몸이 움직였다.
토우카 쨩을 껴안고, 난 자신이 갖고 있는 불안을 고백했다.
글자로 하자니, 뭐라 적을지 자신도 전혀 모르겠다. 사실은, 어떻게든 위로해주려고 했을 터지만, 난 그랬어.
학교에 안 가고 있다고, 점차 거리가 벌어지고, 남겨지고, 자신의 장소가 사라지는 걸로 느껴져서, 무섭다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알아버리고 말았기에 라고 생각해.
자신의 재능을 전혀 의심치 않는 토우카 쨩 조차도, 약한 소리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건, 맞서 싸우기 위해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그럼 나도, 묵혀두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무론, 그리 깊게 생각한 건 아니고, 마침내 참을 수 없어서 일 뿐이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걸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토우카 쨩이 불안하다고 말해주었을 때, 괴로웠지만, 조금은 기뻤어.
자기자신조차도 외면하게 되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나에게 드러내주었다는 거니까.
처음으로, 진짜 언니가 된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토우카 쨩의, 당황하는 듯한 호흡을 느끼며, 난 울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토우카 쨩은, 나에게서 기운을 받아가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말이라는 걸 확실히 알았으니까, 너무 기뻤다.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토우카 쨩에게 있어 언니(お姉さま)로서 있을 수 있다고.
그러니까, 나도 똑같이 말했다. 토우카 쨩도, 기뻐해주는 모양이다.
그리고, 안심해주는 모양이다.

사랑해, 토우카 쨩. 물론 여기에 없는, 우이도, 네무 쨩도.
내일, 병원에서 돌아갈 때, 두 사람의 묘비로 가볼까.
그 뒤로 계속 못 가고 있었지만, 토우카 쨩에게서 용기를 받은 지금이라면, 마주칠 수 있다고 생각해.
토우카 쨩은 미래를 쟁취하려 하고 있어.
그럼, 난 그걸 버린다는 행위를 할 수 없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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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신기한 체험을 했다고 작성했지만, 오늘 있었던 일도, 그와 관계있다고 생각해.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 엄청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가, 이 쪽을 보고 있는 듯 했어.
그리고, 해가 중천에 떠 있고 더위가 심한 계절인데, 심한 한기가 들었다.
이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빠른 걸음으로 역으로 향했다.
통근통학 시간은 지나긴 했어도, 그걸 생각해도 사람이 없고, 정적만이 찾아왔다.
식은땀이 멈추지 않아서, 정신 차리고보니 달리고 있었다. 영문도 모른채,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이 타는 듯이 아파와서, 오히려 서두르게 된다. 뭐가 뭔지 모른 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채.
하지만 그 때, 피부가 마비되는 듯한 기척이 사라지고, 눈 앞이 확하고 밝아졌다.
그 때 처음으로, 난 거리 안을 걷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눈치챘다.
못본 척 하고 있었지만, 난 어딘가, 이 세상의 장소가 아닌 곳에 있었다.
한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꿈이 아니라고 본다면,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마도, 꿈이 아니었다. 그 사람이 있으니까.

의문의 여성은, 전에 나타났을 때도 더 심하게 옷이 너덜너덜한 상태로, 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걸로 보였다. 옛 이야기에 나온 듯한,
옷단이 긴 파란 드레스에, 삼엄한 은색 가슴갑옷을 두르고 있다.
그리고, 눈의 착각인가, 큰 창을 갖고 있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고,
대신에 험한 표정이 눈 앞에 있었다. 아니, 뭐라고 할까, 험하다기보다는, 무표정이었다.
모든 표정이 사라진, 유령으로 보였다.
그리고 입을 열자마자, 전혀 뭔지 모를 말을 했다. 하지만, 그게 농담이 아니라는 건,
지난 번 일도 있고 해서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너에게는 소질이 있다, 고 말했다. 그러니,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겠지 라고.
정말로 이 마을이 위험하다는 게, 목숨이 달려있다는 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대부분은 전에 만났을 때와 같은 충고였지만, 오늘은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왔다.
구해주신 건가요, 라고 물으니, 침묵했다.
감사인사를 하려다가 입막음을 당하고, 그를 대신하듯, 여성이 말했다.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면, 다시는 이 마을로 오지 말라고.
네가 자신의 목숨을 함부로 다룬다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전부 헛된 것이 되어버린다고.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유감스러운 듯 숨을 쉬고, 사라지려고 했다.
뭔가 개운하지 않아서, 난 그 사람을 멈춰세웠다.
자기자신도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민폐라고 생각은 하지만, 말해야만 했다.
헛되지 않다고. 저번과 오늘, 구해준 덕분에, 저는 토우카 쨩에게,
완치될 가망이 거의 없는 병마를 가진 여자애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다고.
여성은 멈춰서서, 천천히 돌아보았다.
그, 생기없는 무표정으로 이 쪽을 보며, 조용히 있었다.
무서웠지만, 어째서인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 번, 헛되지 않았어요, 라고 말했다. 들렸어, 라고 여성이 말했다.
그로부터, 그 여자애를 만나기 위해, 앞으로도 카미하마에 오는 거네, 라고 들었다.
내가 끄덕이니, 한숨을 쉬며, 작은 목소리로, 고집이 세다니까, 라고 중얼거린다.
거의 단념한 듯, 그 목소리는 울려퍼진다.
하지만, 그 순간 살짝 보인 표정을, 난 확실히 기억한다.
어딘가 지친 듯한, 포기한 듯한 미소. 그 때, 그 사람도 인간이구나 하고, 당연한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 자연스러운 표정은 부드럽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는 걸, 눈치채게 해주었으니까.

바로 고개를 돌리고, 여성은 말했다.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나에게 달려있었다.
일단, 오늘은, 이렇게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죽는 건 무서워. 토우카 쨩을 남겨버리고 마는 것은, 더더욱 무섭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카미하마라는 마을이 위험하면, 토우카 쨩을 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얼마 전의 나라면, 혼자서 결정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토우카 쨩과 상담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병원이, 나랑 토우카 쨩, 그리고, 우이와 네무 쨩이 있을 장소니까.
유령을 조금도 믿지 않는 토우카 쨩에게, 알아줄 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설명해서, 둘이서 정하는 거야.
위험하다면 더 이상 오지 말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어딘가 다른 마을로 병원을 옮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둘이서 납득할 수 있는 미래를 고르자.
내일도 병원으로 가자, 이야기하고, 결정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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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뒷골목은, 물과 녹,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진 쇳내나는 피의 냄새로 점칠되어 있다.
난 마녀를 수없이 물리친 지금에 와서도, 마법소녀의 복장 그대로, 그칠 기미를 모를 비에 젖고 있다.
원형을 유지하지 않은, 피범벅으로 변한 소녀의, 곁에서.
진작 인간으로서의 생활을 버리고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죄악감이라는 건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마음의 모든 걸 자아내는 수첩을 넘기며, 그런 생각을 했다.
난 이름도 모르는 소녀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을, 피범벅인 손으로 건드리는 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확인해야만 했다. 그런 변명을 하며, 결국 마지막까지 다 읽고 말았다.

「......역시, 누군가에게 보여지면 안 되겠지」

가방 가장 깊은 곳에 정중히 보관된 채, 덕분에 더러워지지 않고 남은 그것은,
그야말로, 소녀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의 심층이 틀림없었다.
본래라면 유품으로서, 가족이나 그 토우카라는 소녀에게 가질 권리가 있겠지.
하지만, 마법소녀와 마녀에 대한 것을, 일부라도 알려져서는 안 된다.
큐베에게 마저 방치당하는 마녀의 거리, 카미하마.
거기서 싸우는 마법소녀는, 이젠, 나 혼자로 충분해.

이 소녀는, 어제 나와 이야기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작성했겠지.
그리고, 그야말로 써놓은 대로, 토우카라는 소녀와 이야기하려고 병원으로 향해서, 마녀와 만나고,
변해버린 모습으로 화한 것이겠지. 슬픈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카미하마라는 거리를,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알고 있는 몸으로서는, 그야말로 흔한 내용이었다.
이제 와서, 눈물이 글썽이지 않는 정도로.
하지만, 난 이 소녀를 괜히 마음에 담고 있다는 건 확실한지, 그게 너무 신기했다.
지금까지 몇 명을 죽게 내버려두고, 아니면 마녀로 변해버린 절친을 이 손으로 지워버렸는데,
난 동정이라도 하고 있다는 걸까. 그런 자격, 있을 리가 없지.
이 소녀는, 날 마음 깊은 사람이라고 적어두었다.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잘못 본 것이다.
소녀 자신이 무참히 죽어버렸다는 게, 그게 명백한 증거겠지.

하지만 이제 와서, 그 얼굴을 바라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상당히 무서운 경험을 한 후, 그 뒤에 추가로 협박까지 가한 나를 향해서,
의지 강해보이는 눈동자를 빛내며, 헛되지 않았다고 확실히 말하는 그 표정.
생각해보면,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거 자체가 오랜만이었다.
나보다도 훨씬 고집이 센 사람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는 건, 아마도, 처음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비에 젖지 않도록, 난 수기를 집어넣는다. 체스트 플레이트 내부, 심장 가까이.
마음을 건들일 수 있도록, 이라고 생각하며, 너무나도 여자같은 생각을 하여 혐오감이 든다.
하지만, 다른 곳에 둘 장소가 없다. 난 포기한 채, 말하지 않는 소녀로 눈길을 돌린다.

시신은, 다른 장소로 옮겨두기로 하자. 수상한 점은 전부 감출 수 없지만,
분명 교통사고 등으로 처리되겠지. 비참한 시신을 고칠 수는 없지만, 어쩔수 없다.
마녀에게 당한 후의 시신을 발견하는 것 정도는, 아직 나은 편이다.
어디까지나, 내 감각 기준이지만.
그것만은 결코, 헛된 게 아니니까.
마녀를 쓰러트려 사명을 위해 죽는 것. 그러는 것이, 참회하고 생각하고 있다.
아니면 말하지 않는 기계와도 같이 변하여, 모든 걸 잊어버리고 싶었다.
모든 걸 잃어버린 지금, 아무리 싸우더라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틈에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에하나 진실이 그렇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건, 아름다운 것이었다. 가르침을 받았다.

비는 아직 내리고 있고, 내 손은 심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부서진 것을 만지듯, 난 소녀였던 것을 안고 일어섰다.
그 몸은 놀랄 정도로 가늘고 가벼웠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채, 내 팔을 향해 늘어져 있다.
그리고, 난 걸어간다. 절망의 거리를.
파란색 드레스를 길게 펄럭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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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작품에서 큐베가 안 나온 이유가 조금 나오네.
결론은 업무태만 맞다. 당장 데려와서 구속시키자.


アカルイミライヲ--! リソウダト?ザレゴト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