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타

다녀왔사와요, 마마


나유타

저는 마마가 정말 싫었사와요

엄격한 마마가 정말 싫었사와요


「피가 이어진 가족이니까

어머니를 나쁘게 말해선 안 된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아무리 어머니가 어머니라도

싫은 것은 싫은 것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어서 오렴, 나유타. 오늘 시험 점수 나오는 날이지?


나유타

아, 그렇사와요, 가져온 것이어요


여기, 95점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평균점은?


나유타

에, 아...75점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겨우 20점 밖에 차이가 없어...?


나유타

그, 그치만 반에서 5등이어요. 이래봬도 과거 최고 점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오르락 내리락 해도 1등은 못 하고 있잖니


나유타

이것보다 위의 등수 애들은 머리가 정말 좋은 것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걔들 부모님은 학자니?


나유타

...아니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그렇담 지면 안돼


파파가 학자인 나유타는 누구보다 공부를 잘 해야 당연한 거고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그렇게 보일 거야


그런데도 나유타가 1등이 아니라면


나유타의 노력이 부족하거나 마마가 몹쓸 사람으로 보이겠지


나유타

..........


나유타의 어머니

마마한테 창피를 주고 싶어? 전부 마마의 탓이라고 하고 싶니?


나유타

아, 아니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그럼 누구 잘못이지?


나유타

제 잘못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그래, 그러니까 더 노력하렴


자, 슬슬 그림 교실 시간이지. 서둘러 준비해야지


나유타

하, 하지만 주말엔 피아노 콩쿨 있으니까


오늘은 그림은 쉬고 싶은 것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그렇게 뭐든 이유를 붙여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절대 용서 받지 못 할 짓이야


나유타의 아버지의 목소리

다녀왔어...


나유타

파파! 다녀오셨나요!


나유타

저는 파파가 정말 좋았답니다


다정하고 온화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

그런 파파가 정말 좋았답니다

나유타

10일만 이어요! 어서 오세요!


나유타의 아버지

응, 다녀왔어. 이야, 이번에도 힘들었네


나유타의 어머니

잠깐, 나유타. 아직 얘기 도중인데...


하아...이제 됐어


나유타

응? 그 짐은 무엇인지요?


나유타의 아버지

아아, 기념품이야. 취재하러 간 곳에서 현지 분들이 줬어


향토요리의 육수를 바탕으로 만든 조미료 병이래


나유타

맛있어 보여요! 오늘 저녁밥에 곁들여 보는 것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하아!? 무슨 소리야


이쪽은 이것저것 생각해서 식단 정하고 있는데


애초에 이거, 무슨 요리에 맞는데?


나유타의 아버지

여관에선 전골에 넣었지만, 회에도 잘 맞고


어지간해선 뭐든 어울려


나유타의 어머니

어쩜 그렇게 적당한 소리 밖에 못 해


애초에 이거, 뭘 재료로 만든 조미료야?


향토 요리 육수라고 하던데, 술이 들어가진 않았겠지


나유타의 아버지

...술은...조금 들어있을지도. 영향은 없을 것 같지만...


나유타의 어머니

...유통기한도 안 써 있고. 한 번 개봉하면 얼마나 가는데?


나유타의 아버지

정해진 거가 없어서...현지 사람들도 향기로 판단한다더라


나유타의 어머니

그걸 내가 어떻게 판단하란 거야


정말 생각을 안 하고 산다니까...! 내가 나유타를 위해서 얼마나...!


나유타의 아버지

미, 미안...


나유타의 어머니

당신이 그 모양이니까 나유타도 공부를 안 하지


「학자인 아버지」로서 품격이 없으니까


나유타가 공부하는 사람을 존경할 수 없게 된 거야


그러니까 애가 언제까지고 공부를 안 하는 거고


나유타의 아버지

나유타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나유타의 어머니

또 그렇게 금방 감싸준다...!


나유타

파, 파파 잘못이 아니어요, 제가 더 열심히 하겠사와요


파파를 혼내는 건 잘못된 것이어요


나유타의 어머니

넌 가만히 있어. 이건 나랑 파파의 문제야


나유타

부모님은 항상 싸움만 하고 있었지요

싸움이라 해도 마마가 파파를 일방적으로 꾸짖고

파파는 그저 사과하기만 할 뿐이었사와요


그러니까 전 파파를 지키기 위해

마마에게 반론하기도 했사와요

하지만, 마마는 그것이 싫었던 모양이어요


그것이 이 집의 일상이었사와요


그런 나날을 반복하는 와중에

저는 이 가족을 부숴버리고 말았사와요

나유타

자, 오늘도 착실히 공부하는 것이어요


타도 토우카여요


나유타의 어머니의 목소리

당신은 대체 왜 항상 그 모양이야!!!


나유타

─읏!?


...까, 깜짝이야...마마의 목소리인지요...?


나유타

자랑은 아니지만 저의 집은

정말로 크고, 벽도 두터웠답니다


방에서 나는 소리는

밖에선 거의 들리지 않았사와요


그런데도 마마가 파파를 꾸짖는 소리만은

잘 들려왔사와요


그 목소리가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던 것은

빤히 알 수 있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어느 날...

나유타

........


나유타의 어머니

하아...


콩쿨...설마 입상조차 못 할 줄이야...


여전히 틀렸네...


나유타

여,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다른 과외도 너무 많아서...


나유타의 어머니

..........


나유타

죄, 죄송해요...더 열심히 하겠사와요...


나유타의 어머니

...뭔가, 너 점점 파파랑 닮아가는구나


나유타

에...?


나유타의 어머니

그렇게 내 안색이나 살피면서. 그런 거, 좋지 않은데 말이야


자신의 의사 따윈 없는 거랑 마찬가지니까


나유타

저, 저는 제대로...


나유타의 아버지의 목소리

다녀왔어...


나유타의 어머니

앗!! 당신!!


저번에 말한 그거!! 역시 틀린 거였잖아!!


나유타의 아버지의 목소리

가, 갑자기 또 왜 그래...


나유타

(표적이 옮겨갔사와요...)


나유타

그 집에 있을 때, 마마는 항상 화를 냈사와요

표적은...저일 때도 있지만

파파가 있으면 일단 파파였사와요


저는 마마한테 혼나는 것이 정말 싫었사와요


하지만 파파가 혼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훨씬 더 싫었사와요


마마가 정말로 싫었사와요


파파를 정말 좋아했지만

마마한테 조금은 반론을 해줬으면

했던 것이어요


이젠, 지긋지긋 했사와요

이 집에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사와요


그 때, 방에 그것이 나타난 것이어요

나유타

어떤 소원이라도...


(내가 우수한 아이가 되면 혼나지 않고 끝나는 것이어요...)


(하지만 그래서는 파파는 쭉 혼나기만 하는 것이어요)


(마마가 반론할 수 없을 정도로 파파가 강해지면...?)


(싫사와요!)


(파파는 파파 그대로 있어줬음 하는 것이어요)


.........아, 그렇지!


나유타

저는 단 하나의 소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떠올렸사와요

나유타

(마마는, 그대로 마마일 필요가 없는 것이어요!)


(그러니까...)


마마를 파파랑 비슷하게 온화한 사람으로 만들어줬음 하는 것이어요


큐베

알았어, 너의 소원을 이뤄줄게


나유타

고맙사와요


나유타

이걸로 우리 집의 분위기도 온화해지고

모두 웃는 얼굴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사와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부모님은 이혼해버렸답니다


-회상

나유타의 아버지

오히려 너야말로 변해버렸지. 온화한 성격이 된 거야...


나유타의 어머니

그건 알고 있어. 스스로도 신기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예전처럼 당신에게 화풀이도 하지 않아, 무작정 부정도 하지 않아


세간의 눈을 신경 쓰던 예전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변했어


하지만, 예전의 우리들은 서로 싸우기는 할지언정 맞물리고 있었어


정말 싫었던 당신이었을 때가 훨씬 좋았던 거야...!


나유타의 아버지

그럼에도 변해버린 것은 이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아...


나유타의 어머니

어째서 그렇게 냉정을 유지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이렇게나 변해버렸는데..!


나유타의 아버지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으니까


나유타의 어머니

뭔데...? 원인이 대체 뭔데!?


나유타의 아버지

마법소녀의 소원이야


나유타의 어머니

헛소리 하지마!

나유타

.........


나유타

저의 부모님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부분에서 맞물리고 있었다

...라는 것이어요


다투고 있는 두 분의 한 측면만을 보고서는

한쪽이 나쁘다고 결정 짓고는, 한쪽이 불행하다 결정 짓고

깔끔한 모양이었던 진짜 모습을 보지 않은 그대로

그걸 부숴버리고 말았사와요


어쩌면, 저의 교육에 관해서도

지나치게 방임주의인 아버지와 밸런스가 잡혀 있었던 것이고....


아니 그런 것이어요


만약 마마가 없었다면

저는 분명 분방하고 요령이 나쁜 주제에

좋아하는 것도 찾아내지 못하는 아이가

돼버렸을 것이어요


마마는 아무 잘못이 없어...


조금만 더 부모님을 다르게 보려고 했다면

다른 각도에서 좋은 부분을 찾아내서

두 분의 진짜 마음을 깨달았을 것이어요


전부 전부 전부

어렴풋이 지레짐작해 결정 짓곤

멋대로 아는 척을 했던 저의 잘못이어요

나유타

우으...우으...바보여요, 저는...


라비

...그것을 아까 그 두 분을 보고 떠올리셨나요


그렇다면 잘된 일 아닌가요. 훌륭하게 이끌어주셨답니다


나유타

우으....으으...하지만...저의 파파와 마마는...


라비

뭐, 성이 풀릴 때까지 자신을 비하하는 것도 좋겠죠


나유타 님은 당시 실패를 했으며, 후회를 하고 있다


후회하고 있는데도, 또 무의식적으로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깨닫고 반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 기특합니다만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도 깨달으셔야 합니다


나유타

변하려고 해봤자 이제 와선 의미가 없사와요...

라비

...그런데 나유타 님


「각주구검」이란 말을 아시나요?


나유타

...알고 있사와요


낡은 관습에 고집하며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어요


그게 뭐 어쨌다는 건지요, 그런 거는 그냥 속담일 뿐이어요


라비

네, 그냥 속담이죠


이 세상의 진리인 것도 아니며, 옛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죠


나유타

지금 여기서 그 말을 하는 의미를 모르겠사와요


지금 상황과는 전혀 상관 없는 것이어요


라비

...이 말의 근워이 된 일화를 알고 계시나요?


라비

「옛날 옛날의 이야기입니다

강을 나아가는 배 위에서

소중한 검을 떨어트리고만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강에서 회수하기 위해

떨어트린 포인트를 나타내는 표식을

떠올려서 새겨두었습니다만」


「그 분은 분명 상당히 당황했던 것이겠죠」 


「강의 어디에 떨어트렸는가를 지도에 표시해야 할 것을

배의 어디에서 떨어트렸는가를 함체에 새기고 말았답니다」


「앞을 나아가는 배의 어디에서 떨어트렸는지는

나중에 강에서 회수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데 말이죠」


라비

...라는, 참으로 덜렁거리는 사람의 이야기가 근원입니다

나유타

후후후후, 정말로 덜렁거리는 것이어요


라비

아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기운을 차리실 것이 아니라.....


이 일화가 어째서, 그러한 의미가 됐는가 생각해 보시기를

라비

나유타 님에게 있어, 잃어버린 검은 무엇입니까?


표식은 어디에 새기셨나요?


나유타 님에게 있어 변해가는 세계와 오래된 관습은 무엇입니까?


나유타

.............


...잃어버린 검은 잔뜩 있사와요


배는 앞으로 나아가고, 저도 점점 변하고 있사와요


하지만 강도 흘러가며, 다른 거도 점점 변하기 시작했사와요


상황도 점점 변해 가는 것이어요


저는, 덜렁거리며, 남의 변화를 눈치채는 것 이전에


상황이 변해가는 것조차도 깨닫지 못 했사와요


모두가 말하는 대로, 완고했던 것이어요


라비

그걸 깨달으셨다면 아직 늦지 않앗습니다. 우선은 가까운 곳부터...


나유타

.........

토우카

..........


나유타

..........


이로하

아...이거...차, 가져왔어...


나유타

감사 드립니다


이로하

펴, 편하게 있어...


토우카

어, 언니...


가, 갑자기 뭐야─? 일부러 불러내서


언니가 부탁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왔지만...


나유타

저랑 만나기 싫었는지요?


토우카

그치만, 저번에...조정상에서...


-회상

찰싹


토우카

아얏! 손...어째서...?



토우카

있는 힘껏 맞았으니까...


아, 하지만! 무서운 거는 아니니까!?


나유타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은걸!


나유타

그래요, 이전 저는 토우카가 너무나도 미워서 때려버리고 말았사와요


그 후, 조금은 후련해진 것도 사실이어요


토우카

............


나유타

죄송해요


토우카

에?


나유타

이 사죄는 때린 것만이 아니라


토우카에 대한 인식을 어린 시절 그대로 바꾸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여요


제가 성장해서 변한 것처럼, 토우카도 성장해서, 변해왔을 터인데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사와요


쭉 한쪽 면만을 바라보며, 그 깊은 곳이나, 시간의 변화를 보려 하지 않았다


그걸 사과하고 싶었답니다

토우카

...그렇구나. 굉장하네


예전에는 못된 소리만 했으니까


이제 나를 다시봐줄 일 따윈 없을 거라 생각했어


그래도 나유타의 말대로 나도 요 몇 년 간 변했어


뭐, 대부분 마법소녀가 되고 나서부터지만


그래도, 그 이상으로 많은 동료와 만나서, 마음도 성장한 거야


나유타

역시, 그랬나요...


토우카

가장 변한 것은 숙부님에 대한 평가일지도


민속한은 사람들을 구할 꿈이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고


그 연구를 비평 받으면서도 계속하는 숙부님은 훌륭하시다 생각해


나유타가 나에 대한 평가를 고쳐준 것처럼


나도 숙부님이나 나유타를 다시 보고 있으니까


나유타

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려요


라비

어서 오세요, 나유타 님

나유타

............


라비

에!?


혹시 뾰로통해지신 겁니까


나유타

네, 아주 단단히 뾰로통해졌사와요


라비

토우카 님을 만나고 오신 것이죠...?


그리고 이야기를 하고, 한 때 품고 있던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고...


나유타

그딴 인간을 재평가하려고 했던 제가 멍청했던 것이어요


라비

에...


나유타

다른 면이고, 깊은 곳이고...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 영원히


토우카의 인간성은 수정불능에 구제의 여지가 없사와요!


-회상

토우카

숙부님은 여전하셔?


나유타

반년 가까이 만나지 않았기에, 실종 전에도 조사를 계속 하고 계셨답니다


다만, 여전히 마법소녀의 이야기에 대해 퍼트릴 방법이 떠오르질 않아서...


토우카

흐─응


이왕이면 이미지 체인지 정도는 하면 좋을 텐데


나유타

이미지 체인지?


토우카

무엇이든 세간에 받아들여지는 데는 이미지가 중요하다구?


나유타

그런 것 필요 없사와요!


파파는 바탕이 좋으니까, 지금 시점에서 충분히 완벽한 것이어요!


토우카

편들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는 편이 좋아, 나유타


인상을 좋게 하려면 청결함이 제일 중요하니까

토우카

그 점에서, 숙부님은 머리도 아무렇게나 기르고 다니지


복장도 필드 워크를 위한 작업복 같아서


너덜너덜하고 지저분하잖아


그건 청결감이랑은 정반대야!


나, 숙부님 앞에서는 숨도 안 쉬는걸


혹시


숙부님의 훌륭한 연구가 세간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숙부님의 이미지가 나쁘기 때문인 것 아닐까냥─?


찰싹

토우카

아얏!

나유타

........


그딴 인간에게 다시 볼 구석 따윈 없사와요


라비

과연, 그래서 분노에 찬 나머지 쥐어박고 돌아와버리셨다고


나유타 님...

라비

굿 잡이십니다


나유타

라비 양과는 마음이 맞는 것이어요!

나유타 (음성첨부)

좋은 사람들과 만나 다행이어요

미각으로 이어지는 10000km

편지를 읽으면서 바다 건너 편을 생각하며 입안에 넣으니

그 사람도 같은 맛을 봤던걸까 하면서,

함께 있는 기분이 들며, 눈꺼풀 뒤로 경치가 펼쳐진다

오늘은 그런 시간을 맛볼 수 있었기에, 차임이 울리는 것이 기다려진다.



으음~요즈루 마소스에 이어서 의도치 않은 PTSD가 핫산의 마음을 후벼판다.

그리고 진짜 주둥아리 놀리다가 쇠몽둥이에 머리 깨질 뻔 했는데도 굴하지 않는 토우카의 저 아가리는 인정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