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4년>


<프랑스, 파리>

─미누─

알겠습니다

어머님...

미누

위대하신 이자보 님의 명령을 받아왔습니다


이브리의 포위는 그대로 유지하여라, 라고


잉글랜드군 병사

넵!


미누

그렇다 해도 적의 성채는 곧 함락되겠죠


잉글랜드군 병사

그 말씀은...?


미누

코르보 언니가 이미 가셨으니 말이죠...

하녀A 

미누 님은 굉장하시네요. 아직 어리신데


잉글랜드군의 지휘관에게 적절한 지휘를 내리시다니

라핀

그게 아냐~


확실히 미누는 머리가 좋지만...


방금 그건 어머님의 전언을 그대로 전했을 뿐이야─!


하녀A 

이자보 님의...? 그게 무슨 뜻이지요?


하녀B

죄송합니다, 라핀 님


이 아이는 섬기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탓에


아무것도 모르기에...


라핀

그렇구나, 그럼 알려줄게


어머님은 거의 말을 잃어버리셨지만


미누만은 어머님과 조금 마음이 이어져 있거든


하녀A 

마음이...이어져...?


라핀

그래!


그러니까 어머님의 명령을 미누가 듣고 전달하는 거야


하녀A 

과연...


감사합니다, 라핀 님. 공부가 됐습니다


라핀

그럼, 일 열심히 하렴!


하녀A 

...신비한 힘을 가지고 계시군요, 미누 님은


하녀B

라핀 님도 코르보 님도 그것과는 다른 힘을 가지고 계셔


하녀A 

이자보 님의 따님은 굉장한 분들뿐이군요


하녀B

그래, 그리고


이자보 님의 손주인 헨리 국왕 폐하께선


잉글랜드 왕국과 프랑스 왕국


두 개의 나라의 정통한 국왕이 될 입장에 있으셔


그 조모이신 위대하신 이자보 님은


두 나라를 다스리는 그림자의 여왕...이라 부르기에 어울리는 분이시지

미누

...어머?

라핀

어서 와 코르보─!


미누

다녀오셨군요, 코르보 언니

코르보

그래, 지금 막 돌아왔어

이자보

........................

코르보

어머님...?


일부러 마중을 나오시지 않으셔도, 제가 먼저...


이자보

...Ca va...


........................

미누

무슨 일이신지요? 어머님


...네...예...알겠습니다


코르보

어머님께선 뭐라고?


미누

이브리에서의 공적, 아주 수고하였다, 라고...


다음은, 기스의 아군의 지원에 향하라고 하셨습니다


코르보

알겠어

코르보

감사합니다, 어머님. 즐기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이자보

........................


-얼마 후

코르보

미누, 내 부재 중에


그 분으로부터 다른 지시는 없었어?


미누

아군인 잉글랜드군에게 내린 전언이 있었습니다


베르누이의 정세로부터 눈을 떼지 않도록, 이라고...


코르보

베르누이? ...어째서?


스코틀랜드 군의 움직임은 다른 도시로 향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미누

글쎄요, 저도 좀처럼 짐작이 안 가서...


아마도 그 분 밖에 알 수 없는 뭔가를 감지하신 것 아닐까, 하고

라핀

어라? 이번엔 스코틀랜드 군이 적이야?


미누

정확하게 말씀 드리자면...


적은 샤를 왕태자 파와 스코틀랜드 군의 혼성군이랍니다


적은 무지한 이들을 선동하여, 우리들을 잉글랜드 진영이라 부르며


자신들이야 말로 진정한 프랑스군이다...라고 칭하고 있습니다만


애초에, 싸우고 있는 것은 우리들 프랑스인 끼리니까요


코르보

그렇지, 우리들은 헨리 국왕 폐하를


잉글랜드와 프랑스 양국의 국왕으로서 인정하는 진영


그렇기에 잉글랜드군과 손을 잡고 있지


한편,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녀석들이 남쪽에 모인 샤를 왕태자 파...


이것이 프랑스 국내에 있어서의 우리들의 적이다


미누

스코틀랜드는 원래부터 잉글랜드와 견원지간...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논리로 일부러 바다를 건너에서


왕태자 파를 지원한 것이겠지요


라핀

어디, 그럼...


왕태자 파랑 스코틀랜드 군을


한번에 짓뭉개버리면 되는 거구나!


코르보

그렇군요


미누

후후...

잉글랜드군 병사

실례합니다!


코르보

응...?


미누

무슨 일이죠?


보통 일이 아닌 모양인데...


잉글랜드군 병사

네, 방금 막 들어온 보고에 따르면


베르누이가 적의 손에 떨어졌다는 모양입니다!


코르보 & 미누 

.........!

코르보

베르누이가...함락됐어?


미누

잉글랜드군이 패배했단 말인가요?


잉글랜드군 병사

아니오...그것이...


적의 스코틀랜드 군의 선두에 선 소녀가


마법 같은 힘을 사용한 것 같더니


다음 순간, 베르누이 도시에 차례대로 스코틀랜드 군이 나타나


무혈입성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으로 어쩔 수 없이 내주게 되었다...라고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 입니다만...


정보가 들어오거든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미누

...어떻게 생각하시죠?


코르보

단순히, 보고가 틀렸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미누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어머님께서 베르누이의 형세를 신경 쓰고 계셨던 것도


조금 전부터 이변의 전조를 느끼셨던 탓 아닐까 하는데요...

라핀

응─, 적은 마법을 쓰는 거지?


그렇담 마법소녀란 뜻 아니야─?


코르보

네,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대체 누가 그 녀석을 마법소녀로 만들었는지...


그 녀석 또한 어머님께 소원을 바치고 마법소녀가 되기라도 했단 걸까요...?


미누

그 경우, 하녀 중 누군가가 배신했단 말이 됩니다만


하녀들 중에 그러한 마법을 사용하는 자는 없으니


그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코르보

...재미있군


그런 적이 있다면 살육전이 한층 더 즐겁겠어


미누

허나...코르보 언니께는 이미 다른 명령이 내려졌으니...


이 대응은 저와 라핀 언니에게 맡겨 주시기를


코르보

너랑 언니에게? 위험한 상대일지도 몰라


라핀

갠차나, 맡겨줘!


미누

그 전에, 보고의 진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지만요...


코르보

........................


-얼마 후


코르보

...역시 보고는 진짜였던 모양이군


미누

네, 베르누이는 라핀 언니와 제가 향해


적측의 마법소녀에게 대응하겠습니다


그럼, 준비를 해야 하기에...

코르보

...........


(예상이 안 가는군)


(적의 마법소녀가 어떤 힘을 가진 존재인지...)


(...좀처럼 생각하긴 힘들지만)


(우리들 자매들조차 능가하는 힘을 가지 마법소녀가)


(출연했을 가능성도 버리긴 어려워...)


(계약을 마친 하녀들을 언니와 미누의 호위로 붙일까?)


(아니, 마음을 잃어버린 하녀들로는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처할 수 없어)


(어머님의 도움을 바랄 수 있다면)


(이 사태도 가볍게 대응할 수 있었겠지만...)


...........


응...? 어머님...하녀?


.........! 그래...그거다!

라핀

「나도...나도 마법소녀가 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어머님을...」


「원래대로 되돌려줘!!」

코르보

(그때 마녀화 해버리고 말았던 어머님은)


(라핀 언니의 소원으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언니의 소원을 통해서도)


(제 정신이 돌아오시는 일은 없었다...)


(그 후, 몇 명인가의 소녀의 소원을 바쳐 봤지만...)


(어머님께서 제 정신을 되찾는 일은 없었어)


(몇 시간은커녕, 아주 짧은 시간...)


(잠시 이쪽을 의식해주신 것이 끝인 모양새였지)


...하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어)


(하녀들 중에도, 재능이 남다른 자가 소원을 바칠 경우)


(그 결과가 더욱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어)


(그것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인지 아니면 본인이 가진 소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담 그 녀석이 좋겠지...)


(고위귀족의 피를 이어 받은, 여흥에 불과한 궁술이었지만)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 하녀라면)


(적어도 이번 싸움이 끝날 때까지라도)


(어머님을 제 정신으로 돌릴 수 있을지도 몰라...)


...그 분의 방으로 향하도록 할까


그 녀석은 부디 진심으로 빌게 만들어줘야겠는데

─코르보─

어머님


...이 하녀가,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자보─

이리 오렴(Viens ici)...


-번쩍

이자보

이렇게 직접 말을 나누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나의 사랑스러운 딸아

코르보

어머님...!


이자보

이렇게까지 할 정도이니 그만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겠구나?


코르보

네...


베르누이에서 적군에 정체불명의 마법소녀가 나타났습니다


지금부터 미누와 언니가 대응하러 갈 예정입니다만...


이자보

...과연,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직접 가는 편이 좋겠구나


???

..........

이자보

이 아이가, 나를 지금의 상태로 되돌린 하녀로구나


영광스럽게 생각하렴, 이 여왕을 도울 수 있던 것을


코르보

네, 어떤 귀족으로부터 맡아둔 아이입니다만


원래부터 궁술을 특기로 삼았던 덕분일까요...


무기는, 꽤나 강력한 마력을 품은 활인 모양입니다


???

...........


이자보

후후, 아군인 잉글랜드도


궁병에 중점을 둔 전술을 특기로 삼고 있었지


마침 잘 됐어


베르누이에는 이 아이를 데리고 가겠어요


그래, 상으로서 이름을 내려주도록 할까


너는

이자보

"활(플레시)"라고 불러주도록 할게


끄덕


이자보

그럼, 지도를 시작하자

이자보

플레시, 이쪽으로 오렴


플레시

..........


코르보

(...이걸로)


(미누와 언니는 위험에 처하지 않고 끝날 거야...)


<1424년 8월>


<프랑스, 베르누이 근교>


<연합 잉글랜드 진영>


술렁...

잉글랜드군 병사A

...대체 무슨 일이야?


잉글랜드군 병사B

이, 이자 보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잉글랜드군 병사A

뭐...? 이런 최전선에?


서둘러 응접 준비를!


이자보의 목소리

...그럴 필요는 없어요, 방해가 되기 전에 물러나도록 할 터이니

이자보

베르누이를 되찾기 위한 일대결전을 앞두고


전선에서 매일 싸우고 계시는 분들의 위문을 하러 왔답니다


잠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나요


잉글랜드군 병사A

네...넵

이자보

...한 가지 여쭙도록 하지요


이 잉글랜드의 징영에서 가장 유능한 장군은 누구인지요?


잉글랜드군 병사A

네, 그야 물론


총사령관인 잉글랜드 섭정 베드포드 공작 아니겠습니까!

이자보

...후후, 그렇겠지


이렇게 물어본다면 누구나가 총대장이 제일이라고 대답하겠지


그럼, 두 번째로 유능한 장군은 누구지?


너희들 스스로가 정말 그렇다 느끼는 사람의 이름을 알려줬음 하는데


잉글랜드군 병사들

...........


잉글랜드군 병사B

...제 생각으론...존 탤벗 님 아닐까 합니다


잉글랜드군 병사A

그렇군...평소에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 분의 용맹함은 병사들 모두가 알고 있지


이자보

그래, 그런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

이자보

후후...제법 좋은 이야기를 들었구나


(존 탤벗...세상 물정에 밝으면서도 공손한 대식가)


(전장에서 보이는 용맹함에 신의 또한 두터우며, 병사들의 신뢰 또한 높으며..)


(잉글랜드의 궁병대가 기병들을 물리치는)


(기사의 시대의 끝이 다가온 이 현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보도 아니지)


(앞으로 시작될 이 일대결전에선 이 남자가 공적을 올리게 해줄까)


............


(내통자의 정보에 따르자면 적군은 중요한 측면군의 한 쪽을)


(이것이 거의 초전인 어린 알랑송 공작에게 맡길 터)


(아군의 배치에 일부러 빈틈을 만들어서 유인하게 만들자)


플레시

............

이자보

후후...그때는 네가 도움이 되어줘야겠어요


그리고, 적측의 마법소녀...그것이 어떻게 나올지에 달렸네

이자보 (음성첨부)

후후...이 모습이 되는 것은 오랜만이네



거의 십여년을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로 살았을텐데도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이 정도 정치적, 군사적 수완을 보이는 걸 보면 참 대단한 인물이기는 해

원래부터가 세계 정복을 놀이의 일종으로 생각하던 인물이었으니


덜렁이처럼 자기가 불로불사라고 착각해서 마녀화해서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