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컥, 철컥.
쇠와 쇠가 맞물리는, 귀를 때리는 소리만이 감돌았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더라.”
지휘관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낮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봤다. 그렇지만 전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자신은 북련의 ‘연극’에 어울려주고 있었을 뿐이다. 갑작스레 집무실에 찾아온 오그네보이가 부탁한 일이었을 뿐인데.
가만히 어제 집무실에서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동지 지휘관! 오그네보이의 새로운 ‘연극’에 어울려주세요!”
“연극? 작년에 타슈켄트랑 민스크한테 휘둘렸던 것만 기억나는데.”
“그 때 일은 오그네보이는 아무것도 몰라요! 오그네보이가 온 이후에 일 말고는 오그네보이, 아무것도 몰라요!”
“…그래, 대신 내일 업무에 지장이 없는 정도로만.”
작년 북련의 ‘연극’은 꽤 심난했다. 새삼 보드카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깨달았지. 아니, 넓게 보면 알코올인가. 적어도 오그네보이는 알코올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니.
그렇게 승낙을 한 결과가 이건가. 지휘관은 다시금 손목을 구속한 수갑을 안간힘을 써서 당겨보았다. 꼼짝도 않고 대신 손목만 아파왔다.
‘역시 빠져나가긴 글렀나…’
북련의 ‘연극’은 쓸데없이 성실한 점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이런 식으로 허투루 준비하는 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오그네보이! 듣고 있어?”
일부러 누군가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그녀를 불렀다.
“이런 짓을 할 거라는 말은 없었잖아! 장난이 지나쳐!”
“시끄럽습니다! 이번에 동지 지휘관의 역할은 ‘탈주자’! 얌전히 ‘경찰’에게 잡혀 있으면 되는 겁니다!”
후다닥 달려온 오그네보이가 톤파를 휘둘러 철창을 가격했다. 쨍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진동이 손을 통해 전해졌다.
“어울려 주는 건 업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이라고 했잖아! 이건 지나쳐!”
하지만 오그네보이는 다시 한 번 통파로 철창을 가격할 뿐이었다.
“으윽, 역시 탈주자씨…상대방이 경찰이라고 해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 하는 그 무시무시함…! 하지만 오그네보이, 결코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자기 편이고 나발이고…”
“탈주자씨는 얌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겁니다! 정의의 편인 경찰을 매수하려고 하는 탈주자 씨에겐, 맴매입니다!”
톤파가 지휘관의 어깨를 타악 하고 가볍게 때렸다. 지휘관은 조금 지나친 게 아닌가 싶어 오그네보이를 노려보았다.
“그, 그렇게 노려봐도 탈주자씨는 지금 감옥 안, 오그네보이는 감옥 밖! 탈주자씨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그것 뿐입니다!”
“’연극’이 끝나면 두고보자, 너…!”
“정의의 편은 굴하지 않습니다!”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일이다. 오그네보이는 지금 폭주하고 있다.
“탈주자 씨가 지금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뭡니까? 고작해야 오그네보이를 노려보는 게 전부입니까?”
눈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휘관은 침을 꼴깍 삼켰다. 누군간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
오그네보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톤파로 지휘관의 손을 톡톡 치며 말했다.
“좀 더 저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지금의 탈주자씨는 오그네보이 말고는 의지할 사람이 없는 상황인데. 오그네보이의 말을 듣지 않으면 휴식도 없고, 밥도 없답니다?”
“아니, 내가 자리를 비웠는데 아무도 찾으러 안 올 리가 없잖아.”
지휘관은 어이없는 듯이 말했지만 오그네보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림도 없습니다. 노스 유니온의 모두, 이번 연극에 있어 협력을 약속했으니까요! 지휘관은 탈주자의 역할에 맞춰, 탈주자가 할 법한 행동을 해줘야 합니다!”
“…적당히 좀 해! 크론슈타트, 타슈켄트!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휘관의 권한으로 너희들까지 엄벌을 내리겠어. 나머지도 마찬가지다. 당장 나타나서 이 멍청한 짓을 멈춰!”
지휘관이 소리쳤지만, 그리고 누구나 들을 법한 큰 목소리였지만…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그네보이와 비슷한 복장의 애버크롬비였다.
“헤에, 지휘관~. 꽤 재밌어 보이는 ‘장난’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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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을 쓸 수 있게 에버크롬비 스킨 대사를 알려주십쇼
위키는 번역이 너무 이상함
https://wiki.biligame.com/blhx/%E9%98%BF%E8%B4%9D%E5%85%8B%E9%9A%86%E6%AF%94
